[브랜드 큐레이션]#119 TEA내는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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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 한잔해요’라는 말처럼 차보다 ‘함께하는 시간’을 말하는 브랜드가 있을까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사이에 두고,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런 차분한 차의 이미지를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한 음료로 판세를 바꾼 대표 브랜드는 (전지현의)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와 (김태희의) V라인 ’옥수수수염차’였죠. 이후 타로 버블티와 흑당 밀크티 열풍을 불러일으킨 공차와 타이거슈가 등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F&B 시장답게 ‘차’ 역시 여러 브랜드가 시대의 한 획을 그었고, 일부 브랜드는 아직도 각 영역의 대표 브랜드로 남아있어요. 

오늘 마이비레터와 함께 살펴볼 브랜드는 자칫 ‘심심하고 재미없고 어려운 거 아니야?’라는 차의 본질을 매력있게 브랜딩한 브랜드입니다. 오늘의 레터를 통해 매력적인 브랜드와 만나 브랜드력도 높이고, 오는 주말 오늘 소개된 브랜드를 직접 체험해 보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 것은 어떨까요?


슈퍼말차 성수의 로봇팔이 차선을 저어 격불해주는 말차라떼. 시원한 우유 위에 차완을 기울여 마지막 녹차 원액 한 방울까지 탈탈 터는 모습이 비마이비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슈퍼말차가 그 뒤로 계속해서 보여준 브랜딩은 더욱 쇼킹했죠. 말차와 시나몬, 코코아, 차이 티와의 블렌딩은 기본. '녹색' 하면 슈퍼말차가 떠오를 정도의 강렬한 컬러 플레잉과 과감한 그래픽을 비롯해 매력적인 캔틴, 스파클링 음료, 코코넛으로 만든 블랙 아이스크림, 논카페인 보리 커피 등 말차와 어울리는 (혹은 어울릴까?라고 의심조차 못 했던) 모든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볼드한 폰트와 초록색으로 할 수 있는 온갖 매력적인 브랜딩을 하는 슈퍼말차 [자료 출처 슈퍼말차 인스타그램]


슈퍼말차는 고객과의 접점을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습니다. 메뉴뿐 아니라 함께하는 브랜드를 통해, 자칫 잘못하면 ‘말차’라는 키워드에 갇힐 수 있는 브랜드를 다채로운 경험으로 극복했죠. 책발전소, 빈브라더스, 띵굴, 인더매스와 같은 매력적인 브랜드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어요. 감각적인 음료를 취급한다는 맥락에서 본다면, 이 브랜드와 슈퍼말차와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죠. 슈퍼말차는 집에서도 만나기 쉬운데요. 별도의 추출 도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스틱 형태의 말차 가루를 홈 카페로 즐기더라도, 슈퍼말차 매장에서 먹는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장점을 지닌 브랜드이죠. 이런 장점을 살려 지난 코로나 19때는 #카못말포(카페는 못가지만 말차는 포기못해)라는 해시태그를 걸어 챌린지를 유도했는데요. 이번에는 GS25와 손을 잡고 집 앞 편의점에서 라떼, 마카롱, 티라미수 등 음료뿐 아니라 디저트까지 접점의 영역을 넓혔습니다.


#카못말포 챌린지, GS25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려는 슈퍼말차 [자료 출처 슈퍼말차 인스타그램, 사진 비마이비]

그런가 하면 영국의 홍차를 연남동으로 가져온 브랜드도 있어요. 작은 찻집 티크닉은 ‘일상에서 떠나는 차 한 잔의 소풍, Life is Teacnic’이라는 슬로건으로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차를 곁들일 디저트와 함께 소개합니다. 테라스를 포함한 외관과 인테리어, 문을 열자마자 찬장을 가득 채운 각 나라의 찻잔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차’에 집중하고 있어요.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차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고요! 그럼 티크닉에서는 어떤 먹고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블랙 티와 밀크티를 비롯한 차이 티와 허브티 등 종류도 다양하고, 푸딩과 쇼트 브레드, 갈레트 브루통 등 차와 꼭 어울리는 디저트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티크닉이 말하는 차를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  [자료 출처 티크닉 인스타그램]


영국에서는 티와 함께 스콘에 데본셔 크림이라고도 불리는 클로티드 크림을 함께 발라 먹는다고 해요. 영국 스타일의 홍차를 다루는 여타 브랜드에서도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을 스콘과 함께 제공합니다. 하지만 티크닉의 스콘샌드는 크림과 잼이 귀엽게 발려있는 비주얼. 이 스콘샌드는 티크닉을 더욱 티크닉스럽게 만들어요. 맛도 맛이지만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의 비주얼 역시 줄 서게 만드는 비결 중 하나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죠. 연남동 특성상 좁은 골목에 위치한 몇 평 안되는 내부이지만, 티크닉을 지나갈 때마다 야외 앞 마당에도 앉아서 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처음 브랜드가 오픈했을 때보다 큰 많은 사랑을 받으며 웨이팅이 불편해졌다는 이슈가 있지만, 티크닉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 매일 찾는 고객뿐 아니라 새롭게 브랜드를 찾는 고객에게도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까요?


티크닉을 더욱 티크닉답게 만드는 스콘샌드와 차주전자 모양의 쇼트브레드 [자료 출처 티크닉 인스타그램]

차를 더 가까이, 일상을 더 탄탄하게. 맥파이앤타이거가 말하는 차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귀여운 까치와 호랑이가 소개해 주는 동아시아의 좋은 차와 다기. 차가 일상을 더 편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맥파이앤타이거는 좋은 브랜드와의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 속에 차를 결합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미니멀한 유리 티머그와 범량컵을 선보이기도, 때로는 백자에 주목하기도 해요. 로컬의 작가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조금 이가 나갔지만 쓰는 데는 아무 지장 없는 ‘모난’ 도자기를 모아 장터를 열기도 하고요.

백자도, 호랑이 캐릭터를 살린 ‘호작도’ 범량컵도, 미니멀한 유리 티머그도, 맥파이앤타이거가 차를 더 가까이 하는 방법  [자료 출처 맥파이앤타이거 인스타그램]



곧 열릴 세상 모든 모난 것들을 위한 B품장터, 모난장. 이미지를 클릭해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자료 출처 맥파이앤타이거 인스타그램]


이 브랜드는 고객과의 접점을 ‘차’ 뿐 아니라 도서와 공간으로까지 넓히고 있습니다. 도서 <우리가 매일 차를 마신다면>을 통해서 차 한 잔이 선사하는 힘을 소개하는데요. 차를 내리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매력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차를 더 궁금하게 만들어요. 차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책 속 한 구절을 소개할게요.
“정갈하게 찻자리를 차리는 것은 스스로에게 하는 작은 선언이기도 해요. ‘오늘은 차에 집중해 보겠어!’ 같은 소소한 선언요. 차도구를 챙기고, 자리에 잘 차려놓고, 물을 끓이기 시작하면 저 멀리 돌아다니던 마음도 가만히 제자리에 돌아옵니다. 찻잎이 놓일 자리를 만드는 일, 구름 같은 무게를 재는 시간, 나의 생활에 차를 마시는 시간을 마련해두는 일. 이 모든 순간들이 차의 시간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맥파이앤타이거는 연남과 신사에 티룸을 만들어 오감으로 차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합니다. 특히 신사티룸은 티를 ‘시간의 흐름마저 느껴지는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그 별명에 맞게 이 브랜드의 티룸은 온전히 차와 음식, 그리고 차를 즐기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니, 제대로 차를 즐겨보고 싶고 브랜드가 의도한 공간을 느껴보고 싶다면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어요.


감각적인 차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맥파이앤타이거의 신사티룸 [자료 출처 맥파이앤타이거 인스타그램]



귀여운 까치와 호랑이를 형상화한 귀여운 로고는 덤 [자료 출처 맥파이앤타이거 홈페이지]

오마카세. ‘맡기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가장 대표적인 메뉴인 스시를 비롯해 한우, 철판 요리, 디저트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셰프의 추천과 제철에 맞는 재료를 사용한 ‘정해지지 않은 나만을 위한 맞춤’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차 역시 오마카세로 해석 가능한데요. 후식이나 음료 정로도 생각했던 차를 하나의 음식으로 바라보는 브랜드가 갤러리 더 스퀘어입니다. 차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차의 맛과 향을 서포트하는 음식들. 이 브랜드에서는 확실히 차가 주인공입니다. 오마카세는 셰프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날의 감정 상태나 평소 좋아하는 메뉴, 준비된 재료의 상태에 따라서 깜짝 선물을 받기도 한다는 매력이 있어요. 맥주와 샴페인을 차와 블렌딩하는 등, ‘차로 이런 메뉴를 만들 수 있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면 차의 매력에 더 빠질 수 있겠죠?


차의 변신은 무죄 [자료 출처 갤러리 더 스퀘어 인스타그램]


브랜드 이름의 ‘더 스퀘어’는 영화 ‘더 스퀘어(2017)’에서 영감 받았어요. 영화에서 더 스퀘어는 신뢰와 배려의 공간으로,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전제가 깔린 조그마한 공간입니다. 갤러리 더 스퀘어는 이 공간에서 모두가 현재 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는 진실 하나만으로 서로와 차에 오롯이 집중하기를 바라죠. 이런 의도가 올드페리도넛을 비롯해 여러 브랜드의 공간을 감각적으로 연출한 스튜디오김거실과 함께 북촌의 고즈넉한 골목 사이에 공간으로 탄생했어요. 얼마 전 오픈한 ‘갤러리 더 스퀘어 용산’ 역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뻥 뚫린 뷰로, 일상에 가려졌던 우리의 오감을 깨우고 현재와 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비록 전통 다도는 아닐지라도 차를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브랜드. 차를 감각적으로 해석하는 브랜드가 궁금하시다면 갤러리 더 스퀘어에서 차 오마카세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옥이 보이는 북촌과 노을이 매력적인 용산, 그리고 영화 더 스퀘어 [자료 출처 갤러리 더 스퀘어 인스타그램]

오설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차 문화를 되찾기 위해 아모레퍼시픽에서 제주를 담아 만든 브랜드입니다. 그 포부처럼 제주의 드넓고 푸른 차밭을 경험할 수 있는 제주의 티뮤지엄. 그 덕에 오설록 뿐 아니라 제주는 더욱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먹고 마시는 브랜드의 원료가 어디에서 나고 자랐는지에 생각이 미치는 경우는 드문데요. 

오설록 덕분에 이 찻잎은 제주의 어느 차 밭에서 왔는지 궁금해집니다. 어떤 햇빛을 받고, 바람을 맞으여 어떤 물을 먹었는지. 티스톤에 앉아 찻잎이 온 곳을 바라보고 차밭에 두  발로 서서 흙 내음을 직접 맡아보며 브랜드에서의 더 특별한 경험은 물론,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오감으로 공감할 수 있어요. ‘자연이 숨 쉬는’이 아닌 ‘자연을 숨 쉬게 하는’ 차밭이라고 하는 오설록. 오설록은 우리 브랜드가 자연을 배경으로 더 튀기보다, 자연과 오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브랜드입니다.

 

‘자연’스러운 제주의 티뮤지엄. 제주에서 차 한잔과 요가라면 1년치 스트레스는 해소 [자료 출처 오설록 인스타그램]


차를 매개로 브랜드의 목소리를 온전히 느끼는 경험을 제주에서만 할 수 있다면 너무 아쉽겠죠. 도심 속에서도 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티하우스. 티뮤지엄이 제주와 자연에 가깝다면, 티하우스는 우리의 삶과 더욱 가깝습니다. 두 공간 모두 다른 소재를 사용했지만 주변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라는 하나 된 브랜드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제주의 자연과 물 흐르듯 잔잔하게 어울린 공간이 티하우스라면, 북촌 티하우스는 북촌의 고즈넉함을 간직한 70년대의 큰 주택을 개조했어요. 특히 북촌의 티하우스는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와 연결되어 우리의 일상과 관련된 더욱 밀도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북촌 티하우스는 우리에게 커피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차를 더욱 일상으로 끌어왔고, 플래그십스토어와 시너지를 내며 브랜드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것은 덤이죠. 찻마루, 가회다실, 티 푸드 아뜰리에, 바 설록까지 촘촘하게 구역을 나눠 각 공간의 컨셉에 맞는 특색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서 느낀 차와 브랜드의 매력을 센스있는 티 컬렉션 혹은 콤부차를 통해서 친구들에게 소개해 준다면, 역시 차에도 브랜드가 빠지지 않는 브랜드쟁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죠?🤗


보다 더 일상에 가까운 북촌 티하우스. 일상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콤부차까지 [자료 오설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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