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큐레이션]#135 공간을 나답게 소개합니다,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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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만 조금 달리했는데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소 모호하고 철학적인 이야기 같지만, 이런 한 끗 차이는 브랜딩 과정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죠. 그것이 브랜드의 차별성을 만들어 주니까요.

부동산과 공간을 다루는 여러 중개 플랫폼은 이미 세상에 나와 있고 재미있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브랜드'를 '꼭 이용해야만 하는 이유'는 크게 보이지 않아요. 혹은 대부분의 브랜드는 공간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죠. 고객의 입장에서는 참조를 위한 서칭의 목적이 큰데요. 콘텐츠 역시 여러 채널과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관점을 지닌 콘텐츠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유현준 교수의 인사이트와 주관적인 관점, 시각을 담은 <셜록현준 유튜브> 채널이 52만 구독자(22년 11월 기준)를 갖고 있는 이유이죠.


공간도 건축도 아는만큼 취향만큼 보입니다 / [자료 출처 셜록현준 유튜브]


그리고 드디어 '꼭 봐야만하는' 부동산 브랜드를 찾았습니다. 이름부터 독특한 이곳은 고객의 조건과 예산보다 취향과 만족을 더 앞에 둡니다. 공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용할 사람의 감성에 먼저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과 공간 큐레이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과연 어떤 곳일까요? 새로운 관점으로 공간을 소개하는, 별나 보이지만 꼭 필요했던 부동산 브랜드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별집)’를 마이비레터에서 만나 보세요.


별집의 ‘조금 다른 관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곳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그래야만 별집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인한 시도와 변화가 더 잘 이해되기 때문이죠. 보유한 공간을 건물명과 평수, 거래가 등의 ‘정보 중심’으로 나열하던 기존 사무소들과 달리, 공간의 목적과 성격, 디자인, 분위기, 완공 여부 등의 ‘특징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별집에게 온라인은 매우 활용도 높은 환경입니다.

그래서 별집의 온라인 사이트는 꼭 해야 할 말만 담은 여섯 카테고리를 통해, 브랜드의 메시지가 오롯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간단 명료하면서도 고유의 감성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의 로고와 카테고리 / [자료 출처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특히 별집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카테고리는 ‘별별공간’과 ‘별집부록’이에요. 이 두 카테고리는 별집이 공간을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상징하기 때문이죠.

먼저 ‘별별공간’은 포트폴리오의 성격을 담았어요. 단순히 성과를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린 이런 공간을 이런 기준으로 큐레이션 했다’라고 기록하죠. 우리 브랜드의 안목에 공감할 수 있도록 담담하게 설명하는 곳이에요. 공간을 공간 자체로 바라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 입니다.

 

‘별집공간’ 공간 리스트와 세부 페이지 / [자료 출처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별집부록’은 마치 매거진 같습니다. 건축가의 목소리를 빌려 독특하고 흥미로운 신축 건물을 발빠르게 소개하기도, 건축학적 의미가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건축가와 건축주, 임차인의 인터뷰를 통해 다각도로 다루기도 해요. 일차원적인 인터뷰를 넘어, 삶과 공간의 의미를 함께 공유하는 곳입니다. 공간을 대하는 관점이 매우 근본적인 곳까지 닿아 있는 것이죠. 이렇듯 별집은 온라인상에서 오프라인 공간의 의미와 스토리를 한껏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에 기반을 둔 브랜드가 갖는 무엇보다 큰 장점은 공간의 위치와 범위를 마음껏 확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간의 취향, 결, 느낌이 브랜드의 기준에만 맞다면 전국 곳곳 어디든 별집의 무대이죠. 서울, 인천 등의 수도권은 물론 강릉, 제주도 등 지역 상관없이 별집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본다면 매력적인 공간을 손쉽게 둘러볼 수 있어요.

별집만의 매력적인 기준이 담긴 공간 소개 리스트©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별집은 오픈 초기에 그 범위를 수도권에 한정하고자 했어요. 하지만 강원도의 한 공간이 중개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별집의 기준에 꼭 맞았고, 이를 계기로 거리의 장벽을 무색하게 할 매력적인 공간을 소개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지역을 넓히면 그만큼 리소스가 많이 들지만, 마음이 움직이는 중개가 별집만의 콘텐츠이자 자기다움이 되었죠.

 

관점과 접근법이 남다른만큼, 그를 풀어내는 공간 소개에도 별집다움이 있어요. 별집은 기존의 공인중개사무소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에세이를 씁니다. 공간을 리스트의 나열과 복잡한 평면도 대신, 한 편의 에세이로 설명하다니! 하지만 일단 경험을 해보면 ‘별집의 관점을 풀기에는 에세이 만한 것이 없겠구나’싶을 정도예요. 마치 감성이 뛰어난 친구가 공간과 그곳에서의 기분을 설명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죠.



매물 소개 에세이 / [자료 출처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별집의 전명희 대표는 혼자 모든 일을 하던 1인 브랜드 시절부터 고객들이 공간의 실제 분위기를 미리 알고 방문한다면 더 도움 될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 에세이를 시작했어요. 막상 공간을 보러 가면 생각지 못한 주변 환경이나, 주위에서 들은 ‘집 살 때 필요한 체크리스트’같은 기준에 흔들리게 되잖아요? 이성과 감성 둘 중 하나만 내세울 수도 없고요. 그렇기에 별집의 에세이는 별집의 주관과 취향을 담아, 공간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에세이 한 편에 많은 시간과 공이 너무 들기 때문에 때로는 고민도 되는 별집이지만, 고객이 별집의 선택과 감성에 공감하고 신뢰까지 얻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브랜딩은 없기에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공간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이미지가 필수이죠. 그래서 공간은 보여주되 ‘왜곡에 대한 철저한 경계’라는 자신만의 기준을 정립했어요. 최대한 사실 그대로의 공간과 날씨, 환경적 특성, 낮과 밤의 다른 느낌 등을 담아, 공간에서 경험하게 될 다양한 가능성을 예고합니다. 화창한 날씨 속 공간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입주 희망자가 비 오는 날 저녁에 찍은 사진을 보고 실망하더라도, 별집은 정직으로부터 얻을 ‘신뢰’를 선택한 것이에요.


매물 소개 세부 사진 / [자료 출처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그래서 별집은 사진을 찍을 때도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날의 계절과 날씨를 기록하고 어떤 각도와 시점이 공간을 가장 제대로 표현할수 있을지 매 컷마다 고민해요.

그래서 별집의 웹사이트에서 보이는 공간 사진은 꾸밈이 없습니다. 흔하디 흔한 필터 효과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고, 빛의 노출을 과장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그런 사진이 있다면 그건 그 공간이 정말 그런 분위기인 거죠. 이렇듯 별집은 잘 찍은 사진보다 ‘제대로 찍은’ 사진으로 에세이와 함께 ‘벌집다움’을 만들어요.


 

별집은 이러한 브랜드의 색을 로고와 웹사이트에 디자인으로 담아 냈습니다. 로고부터 먼저 보면 ‘별과 집’의 형태를 직관적으로 표현했고, ‘집’이라는 단어에 맞도록 공간감을 부여했어요. 집 모양이 하단의 무게 중심을 잡아 시선을 먼저 끌고, 화살표 모양으로 별을 가리켜 자연스럽게 ‘별’에 눈이 머물도록 했죠.

웹사이트 역시 일관된 브랜딩을 위해 디자인이 매우 간결하고 명확해요. 특히 별집의 취향이 담긴 공간, 이 공간과 잘 어울리는 웹디자인은 꾸밈 없이 공간 그 자체만을 강조합니다. 디자인에서 강조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변을 간결하게 함으로써 주인공이 자연스럽게 강조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한 것인데요. 흐트러짐 없이 배열된 그리드 형식의 레이아웃 위에 오직 공간 사진만 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전세, 월세, 매매’ 처럼 구분이 필요한 정보만 작게 적어 두었고, 이 마저도 공간의 사실적인 비주얼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리드형 웹페이지 디자인 / [자료 출처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


주소가 궁금하다면 마우스오버만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사용자의 편의성과 브랜딩,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어요. 이 간결하고 명확한 디자인은 별집의 취향을 잘 표현한 또 하나의 특징이자, 고객 경험의 한 요소로 그 역할을 다 한 것이죠.


이쯤 해서 아마 하나의 궁금증이 생길 거예요. ‘별집이라는 브랜드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어떻게 콘크리트만큼 굳건한 한국 부동산 시장의 문화에 새로운 길을 냈을까?’ 하고요. 그 답은 일본의 ‘도쿄R부동산’과 전명희 대표의 전공인 ‘건축’에서 출발합니다.

도쿄R부동산은 국내에도 책이 발간될 만큼 기발한 브랜딩과 독특한 업무 방식이 특징입니다. 창립 멤버 3인 바바 마사타카, 하야시 아쓰미, 요시자토 히로야는 건축을 전공했지만 다른 길에서 경력을 쌓았어요. 하지만 점차 경력이 쌓일수록, 하나의 부품같은 대기업 혹은 파편 같이 작은 일만 하는 프리랜서에 대한 회의가 들었죠. 이들의 경험과 생각이 모여, 프리랜서들이 유연하게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도쿄R부동산을 만든 것이에요. 이 유연함은 ‘온라인 부동산 편집숍’이라는 컨셉으로 발전했고요.

전대표 역시 이들처럼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어요. 설계를 좋아했지만 자신의 소질에 의문을 품었고, 방황의 시기를 거쳤죠. ‘건축을 다루되 건축이 아닌 일’을 찾아 건설 경영 관리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결국 10여 년 후 공인중개사 사무소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도쿄R부동산 온라인 웹사이트 / [자료 출처 도쿄R부동산 ] 


경의선 폐선부지 도시 재생 사업이 이야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접하게 된 도쿄R부동산에 깊은 영감을 받아 일본까지 찾아가 하야시 아쓰미 대표를 만났고, 바로 그 만남이 자신의 업을 찾게 해 준 결정적 계기가 되었죠. 아쓰미 대표의 조언은 ‘일단 관심 있는 분야에 뛰어들어 직접 경험을 해보라’는 것이었고, 그렇게 전대표는 부동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곧바로 부동산에 입사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지만,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각박했고 플랫폼만 이득을 취했죠. 결국 2년여 만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서둘러 세상에 소개하였어요. 그것이 바로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시작이었습니다.

영감이 된 도쿄R부동산은 현재 온라인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영향이 주변 위성도시까지 뻗쳐 ‘OOR부동산’이라는 지역 이름의 사무소들이 생겼죠. 또한 부동산 사업뿐 아니라 신규 업종들로 확대되며 새로운 모델을 완성해가고 있고요. 별집은 더 나은 공간의 소개를 위해 어떤 확장을 해나갈까요?


별집은 스스로를 ‘감수성 풍부한 사용자가 이용하는 사이트’라 할 만큼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요시해요. 지향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잘 함축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한국 공인중개 시장의 새로운 모티브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즉, 시장 내에서 신규 사무소로서의 정체성뿐 아니라 한국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콘셉트를 더하겠다는 의지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방향성에 가장 큰 반응을 하는 사람들은 역시 자기 취향 존중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예요. 물론 세대와 관계없이 별집의 관점과 감성, 그리고 취향에 공감하는 모두의 관심도 늘어가고 있고요. 기존의 경직된 중개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소비층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부동산 시장도 그 변화를 더 이상은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앞으로의 한국 부동산들은 ‘중개’보다 ‘소개’로 방향을 전환해야겠어요. 얼핏 비슷한 말처럼 들리지만, 소개는 팩트와 숫자의 나열과 전달인 중개, 그 이상입니다. 별집과 같이 감성과 공감의 영역까지 고려해야 다양해진 취향의 소비자들을 성공적인 매매로 이끌 수 있다는 뜻이에요. 과연 별집이 쏘아 올린 관점의 변화가 시장의 새로운 기류를 계속 확대시켜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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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비레터 객원에디터 | 허주영

자기만의 이유와 이야기를 품은 브랜드와 디자인을 언어로 나눕니다. 특히 작지만 가치 있는 스몰 브랜드에 관심이 많으며, 브랜드와 디자인의 기획 및 콘텐츠 제작을 하는 프리랜서이기도 합니다.

저를 잘 아는 친구들에게서 무인양품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최소’를 추구하고 기본을 중요시하지만, 그래서 더 유연한 변화와 새로움이 기대되는 모듈형 브랜드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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