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큐레이션]#191 달콤한 스낵을 넘어 행복을 선점하는 브랜딩, 하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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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심심할 때, 혹은 몰려오는 잠을 쫓을 때 마이비 여러분은 간식으로 무얼 드시나요? 검(gum)이나 사탕, 초콜릿 등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간식이 있지만, 요즘 특히나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는 것은 바로 젤리인데요. 실제로 국내 젤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같은 산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츄잉 푸드의 대표 주자 검을 이미 한참 전에 앞지르고 그 격차를 벌려 나가며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내 젤리 시장 성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브랜드가 있죠. 공식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2016년부터 국내 젤리 시장에서 매해 구미 젤리 부문 1위를 차지하고, 40%대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하리보(Haribo)’입니다.

젤리만으로 전 세계 제과 부문에서 매해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하리보는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구미 젤리의 대표 브랜드이자 곰 젤리의 대명사죠. 약 100여 년 전 독일에서 태어나 꾸준히 행복을 전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세계 최대의 젤리 브랜드 하리보가 달콤하고 쫀득한 곰 젤리와 함께 쌓아온 단단한 브랜드 이야기를 오늘 마이비레터에서 만나보세요!





01 전쟁도 막지 못한 브랜딩


창립자 한스 리겔이 처음 젤리를 만들었던 집 뒷마당 세탁실(좌), 1930년대에 생산되었던 구미 젤리(우) / 자료 출처 하리보


1920년 창립해 올해로 104년이 된 독일의 대표 장수 브랜드 하리보는 집 뒷마당에 딸린 작은 세탁실에서 탄생했어요. 설탕 한 자루와 함께 의자와 화덕, 석판, 구리 솥, 롤러 각각 하나씩을 구비한 단출한 사업장에서 수제 사탕과 과일 맛 검을 만든 것이 이들의 시작이었습니다. 하리보의 '곰'은 지역 축제에서 유래되었는데요. 1922년 어느 날 지역 축제에서 춤추는 곰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두 팔을 앞으로 들고 있는 곰 모양의 과일 젤리를 만들고 댄싱베어(Dancing Bear)라 이름 붙였죠. 2개에 1페니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었던 달콤한 댄싱베어는 당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독일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의 곰 젤리와는 다르게 길쭉하고 털도 표현되어 있었던 댄싱베어(좌), 하리보 로고가 새겨진 감초 스틱(우) / 자료 출처 하리보


댄싱베어의 성공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젤리 사업에 돌입한 하리보는 1925년 다양한 감초 제품을 출시하게 되는데요. 약재로 쓰이던 감초로 만든 스틱과 타이어 젤리 등이 연이어 히트를 치며, 1933년 하리보는 400명의 직원을 이끄는 중기업으로 성장했죠. 독일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리보의 제품을 찾았고, 이에 따라 생산 시설도 확장하며 브랜드를 키워갔습니다. 이렇게 순항하던 하리보도 제2차 세계 대전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직원들은 줄줄이 전쟁터로 끌려갔고, 주 재료인 설탕을 조달할 수 없었죠. 1945년 초에는 창립자 한스 리겔이 사망한데 이어 사업을 이어받을 두 아들도 전쟁 포로로 잡혀갔습니다. 당시 하리보에 남은 직원은 30여 명에 불과했어요.

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아 무너져가던 하리보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한스 리겔의 아내, 게르트루트 부인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사업을 일으켜 보겠다는 의지와 집념으로 전쟁 중에도 매달 집요하게 영국 군 기관에 생산 허용을 요청한 끝에 영업을 재개하며 무너져가던 하리보를 지켜냈죠. 종전 이후 전쟁 포로였던 두 아들이 돌아와 어머니가 붙들고 있던 하리보를 재건하기 시작했고, 노력 끝에 종전 5년 만인 1950년에는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1,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02 지금의 골드베렌이 되기까지



댄싱베어보다 작고 통통한 초기의 골드베렌(좌)과 한 번 더 변신해 지금과 유사한 모습이 된 골드베렌(우) / 자료 출처 하리보


하리보에게 곰 젤리라는 정체성을 심어준 댄싱베어는 1960년, 새로운 모습과 이름으로 태어나게 되는데요. 이것이 바로 하리보의 대표 상품 ‘골드베렌’입니다. 기존의 구미베어보다 통통하고 작게 만들어 귀여운 곰 인형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맛과 향도 더 부드럽게 개선했죠. 지금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지만 하리보를 상징하는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노란색 곰도 이때 처음 등장했어요. 골드베렌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자 하리보는 골드베렌에게 ‘공식 출생 증명서’를 발급해 주기도 했는데요. 1967년에는 독일 특허청에서 공식 등록 상표로 인정받게 되면서, 골드베렌은 법적으로도 단순한 젤리 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또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어요. 

이후에도 곰돌이의 모양에 또 한 번 변화를 주고, 패키지도 발전 과정을 거친 끝에 우리가 아는 지금의 골드베렌이 되었어요. / 자료 출처 하리보


댄싱베어와 감초젤리, 그리고 골드베렌의 대대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하리보는 젤리로 대표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젤리라는 브랜드의 본질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는데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사업을 확장하고 다각화하기 마련이지만, 구미 젤리 외에 다른 분야의 사업은 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제과 회사들이 사탕이나 초콜릿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것과 비교되죠. 트렌드를 쫓으며 다른 분야로 확장하지 않는 대신, 하리보는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골드베렌의 기존 다섯 가지 맛에 6번째 사과 맛이 추가되는 데는 무려 8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하리보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앞으로 변화할 100년을 내다보고 여전히 장인 정신으로 젤리를 만들어 행복을 전하고 있습니다. / 자료 출처 하리보


하리보는 3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가족기업입니다. 독일의 가족 기업은 100년 이상 가업을 이어가고, 기업이 시작된 고장에서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키워나간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현재 글로벌 직원 7,000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젤리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에는 3대째 고수해온, 품질을 중심으로 젤리라는 한 가지 상품에 집중한다는 단단한 브랜드의 철학이 있었어요.




03 젤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다



일정한 공정 방식과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최고의 젤리를 만들어 이 분야의 최고로 올라섰어요. / 자료 출처 하리보


품목은 젤리 하나뿐이긴 하지만, 현재 하리보가 판매하는 젤리의 가짓수는 무려 1,000여 가지에 달해요. 구미 젤리 분야에 포커싱 해, 말 그대로 한 우물 파기를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사업의 분야가 다양하지 않은 대신 하리보의 전문 분야인 젤리의 종류를 다양하게 만들어 선보인 것이죠. 하리보 오리지널 구미 젤리의 식감은 일반 젤리보다는 단단한 편이지만 맛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 만든 것이 특징인데요. 이러한 특징 덕에 녹말 및 과즙 첨가, 왁스 코팅 등 기본적인 제조 공법으로 보다 자유롭게 맛의 차이를 두고, 매해 종류를 다양화한 수십여 개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맛의 하리보를 제일 좋아하시나요? / 자료 출처 아마존


전 세계 12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하리보는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취하고 있기도 합니다. 창립자 한스 리겔은 이미 하리보를 창립할 당시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요. 1933년에 덴마크 자회사를 설립해 유럽 내 더 많은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한 바 있죠. 그리고 현재 약 10개국, 16개 지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하리보는 수출되는 각 나라별 현지 입맛에 맞춰 다양한 젤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시멜로가 붙은 젤리 차말로우스(Chamallows)와 타가다(Tagada)는 프랑스에서, 형형색색의 스타믹스(Starmix)는 영국에서, 해피그레이프(Happy Grapes)는 아시아 시장에서 각각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 출시한 제품들로, 일부는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이슬람을 위한 할랄, 유대인들을 위한 코셔 젤리 외에도 저당, 채식, 비건 젤리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죠.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및 다양화를 바탕으로 한 하리보의 이러한 브랜딩은 브랜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 하나만으로도 세계 시장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04 아이도, 어른도 행복한 하리보 세상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하리보에서,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하리보로 / 자료 출처 하리보


젤리라는 한 가지 상품에 집중해 달려온 100년의 시간 동안, 하리보가 꾸준히 전달해 온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행복’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세계 최초의 곰 모양 젤리가 탄생한 배경이 춤추는 곰의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했던 것인 만큼, 하리보는 이들이 행복과 연관되어 있음을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연이은 히트로 독일 전역에 하리보의 제품이 판매되던 1933년, 당시 탄생한 ‘하리보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라는 슬로건이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광고 카피죠.

하리보는 당시 텔레비전 매체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한발 앞서 TV 광고를 내보낸 브랜드이기도 한데요. 1960년대 중반, 골드베렌을 선보이며 내보낸 TV 광고에서부터는 ‘하리보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줍니다’라는 기존의 슬로건 뒤에 ‘그리고 어른들도요’라는 짧은 문구가 붙었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행복을 전하겠다는, 하리보의 포부가 담긴 새 슬로건이었죠. 구체적인 멘트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메시지는 현재까지도 다양한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어요.



'나는 빨간 곰이 제일 좋아!' 분명 생긴 건 어른인데 어린아이와 같이 행동하고 말하며 골드베렌을 맛있게 먹는 TV 광고를 보신 적 있을 거예요. 각각 다양한 상황과 배경이지만 하나같이 어린아이 목소리가 더빙되어 코믹함을 더하는 하리보의 각종 광고 시리즈 또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행복을 전하는 하리보를 강조했습니다.



매년 4월 27일은 구미베어의 날 / 자료 출처 하리보


지난 2022년, 골드베렌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특별한 기념일을 공개했어요. 바로 4월 27일을 ‘구미베어의 날’로 지정한 것인데요. 전 세계 팬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사한 지난 한 세기를 기념하며, 모두를 초대해 함께 웃고 사탕 가게에 방문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을 회상하게 하기 위해 기념일을 지정했다고 밝혔죠. 우리나라에서는 <하리보 월드(HARIBO World)>를 열고, 와서 놀고 즐기며 행복한 동심을 일깨우는 일종의 테마파크 같은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골드베렌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전시와 골드베렌을 주인공으로 한 하리보 무비, 하리보의 생일을 함께 축하하며 즐기는 각종 게임, 하리보의 행복을 국내 현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컬렉션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은 어른과 아이 구분 없이 행복을 전해주었죠. 어른들도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게 기획된 이 전시에는 25만 명이 찾아 하리보의 100주년을 함께 기념했습니다. 



하리보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기 충분했던 하리보 월드 / 자료 출처 하리보 월드




05 젤리를 통해 행복을 더 가까이



하리보의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고객에게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던 차량 / 자료 출처 하리보


일찍이 매체 광고를 통해 행복을 전하는 브랜드로서의 브랜딩을 이어온 하리보. 이들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브랜드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이들의 메시지를 전해 왔는데요. 그 첫 번째는 하리보 간판을 단 자동차였습니다. 1923년, 급격하게 늘어난 주문량으로 고객에게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자동차를 구매한 하리보는 여기에 하리보 간판을 부착했고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이름을 알릴 수 있었죠. 처음이 자동차여서였을까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모터스포츠를 후원해왔던 하리보는 지난 2010년 이후에도 약 7년간 모터스포츠 레이싱팀과 함께 트랙을 달리기도 했죠. 그 외에도 하리보는 항공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빠르게 달리고 하늘 위로 날아오르며 행복을 전해요. / 자료 출처 Sportscar365, 하리보


그리고 여기에 이어 하리보는 작년 3월, 아시아에서 특히 높은 매출과 점유율을 보이고 하리보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은 우리나라에 아시아 최초로 지사를 설립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디지털 중심으로 브랜드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루고 있는 한국의 문화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더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함이었죠. 최근에는 신세계사이먼과 함께 하리보를 초대형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운영했던 하리보 플레이 그라운드에 이어 이번에는 하리보 아트 갤러리, 원형 젤리 정원, 미니 젤리 플라워샵 등 점포마다 각각 다른 컨셉의 다채로운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지난해 신세계사이먼이 하리보 코리아와 함께 운영했던 하리보 플레이 그라운드 / 자료 출처 신세계사이먼


제품을 넘어 콘텐츠와 공간에서 달콤한 츄잉 그 이상의 행복을 전하는 하리보. 100년 된 브랜드가 전 세계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행복한 브랜딩을 펼칠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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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는 본 링크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상단 이미지 출처] 하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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