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또 다른 나, 부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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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수박레터에서는 밀레니얼이 즐기는 새로운 문화인 부캐 놀이를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캐(부캐릭터)는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원래 이용하던 캐릭터나, 계정 외의 새로운 캐릭터를 말하는 용어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 또는 '게임을 더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등장했는데요. 이러한 개념이 요즘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또 다른 자아를 즐기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부캐에 열광하고 있을까요? 또한 브랜드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지 궁금증을 파헤쳐보겠습니다.





01

본체, 본캐, 부캐

도대체 뭐가 다른 건데?


펭수가 등장할 때 사람들은 펭수의 본체를 알아내자 '펭수는 펭수야! 세계관을 깨트리지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남극에서 건너온 10살 펭귄이라는 캐릭터 펭수가 있다면, 펭수를 연기하는 연기자가 펭수의 본체=내장(?)입니다. 사람들은 내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캐릭터 펭수에만 주목하며 일종의 역할극에 동조하죠. 정체를 밝히려는 시도가 놀이의 규칙을 깨트리는 행위로 펭수의 팬덤은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던 펭수의 정체가 잠잠해지기도 했는데요. 영화, 드라마에서 주로 언급되었던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대중문화에서도 적용되어 일종의 놀이가 되고 있는 사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추대엽 닮은 카피추?


이번에는 2019년 유튜브에서 신개념 패러디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카피추의 사례로 본캐와 부캐를 살펴보죠. 작년 10월 유병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창조의 밤-표절 제로'에 게스트로 처음 등장한 카피추는 산골에서 노래를 즐기며 사는 50대 자연인입니다. 본캐릭터가 개그맨 추대엽이라면, 부캐릭터 노래하는 50대 자연인 카피추인 것이죠. 분명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둘은 다른 캐릭터입니다. 펭수에서 시작한 유행어인 '눈치 챙겨'는 추대엽에게 이어져 세계관 놀이에 대중이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8년 마미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마미손 매드크라운 아니야?'라며 정체를 드러내려는 현상과는 달리 2019년을 거쳐 현재는 동일한 인물인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으로 대하며 이 자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 <그 남자의 기억법>  여하진 계정 & <꼰대인턴> 이태리 계정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는 어떨까요? 2019년 <호텔델루나>에서 아이유가 극 중 캐릭터인 장만월 계정으로 역할놀이를 한 바 있는데요. 드라마뿐만 아니라 실제 시청자와의 소통할 수 있는 SNS를 오픈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이어져 오죠. 최근 종영한 <그 남자의 기억법> 여하진 역을 맡은 문가영은 캐릭터의 이름으로 sns를 운영했습니다. 극에서 등장했던 sns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팬들은 여하진이라는 캐릭터를 현실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댓글을 작성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꼰대인턴>의 이태리 역을 맡은 한지은도 같은 사례입니다. 본 캐릭터와 부캐릭터 사례의 정석은 아니지만 배우들이 극 중 캐릭터를 현실로 가져와 시청자와 놀이를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수박C 코멘트

본체=내장은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해 사람들은 내장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캐릭터 자체다'로 이해하고. 본캐와 부캐는 '둘 다 같은 인물인 것은 맞지만,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서로의 캐릭터가 구분된다. 모르는 척 다른 인물로 생각하는 것이 일종의 재미가 되고 있다'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재미. 요즘 들어 놀이문화가 세계관과 캐릭터로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소비자들은 공감 가는 세계관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판을 만들어 놀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내장이라는 단어가 참 어색하네요 ^^;)





02

구체적인 유니버스

둘째 이모 김다비


5월 1일 근로자의 날, 반테 안경과 골프웨어를 입고 앞니엔 립스틱을 묻은 둘째 이모 김다비가 <주라주라> 데뷔곡을 들고 조카들 앞에 등장했습니다. <주라주라>는 회사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풀어낸 트로트곡인데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공감되는 가사가 특징입니다. '무서운 첫째 이모와 새침한 막내 이모도 아닌 유쾌한 둘째 이모'같다는 댓글 반응처럼, 김다비는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대중의 관심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습니다.


@아침마당_둘째 이모 김다비


김신영을 닮은 김다비는 김신영의 부캐릭터인데요. 김신영이지만 김신영이 아니죠. 다비 이모는 직장인 조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말을 가사를 통해 대신해주며, 유쾌한 위로를 주고 있습니다. BTS 뷔가 V라이브에서 <주라주라>를 명곡으로 추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조카(?)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데뷔 무대인 쇼! 음악중심에 이어, 유희열의 스케치북, 아는형님, 아침마당, 놀면 뭐하니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중입니다.


@다비이모 긴급재난지원금송


5월 29일 행정안전부에서는 다비 이모를 모델로 한 긴급 재난 지원금 캠페인송을 공개했습니다. "개사가 너무 찰떡인뎈ㅋㅋㅋ 캐스팅, 개사, 뮤비 편집까지 완전 짱이네요", "발 빠른 행안부 역시 다비 이모가 대셐ㅋㅋ" 등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행정안전부에서 공개한 홍보 영상 중에서 가장 알차고 재밌다는 평을 받는 중입니다. 광고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는 다비 이모! 어떤 재미있는 모습으로 또 찾아올지 기대됩니다.


@수박C 코멘트

둘째 이모 김다비의 세계관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입니다. 많을 다, 비 비를 써서 비가 많이 오는 날에 태어났다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새벽 수영 후 맥주를 마시고, 45년생으로 남자 친구랑 같이 드라이브를 가다가 운전하는 게 답답해서 본인이 운전하기도 하죠. 어딘가에 있을 법한 구체적인 세계관으로 완벽한 부캐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친근함과 특유의 유쾌함이 만들어낸 시너지였죠. 맥주 광고를 찍고 싶다고 한 다비 이모인만큼, 곧 맥주 브랜드 광고에서 다비 이모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03

그게

나의 전부일까?


tvn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는 '다양한 삶을 사는 멀티 페르소나 모두 모여라. 바쁜 일상 속 내 모습(ON), 사회적 나와 거리를 둔 내 모습(OFF)'을 지향하는 사적 다큐멘터리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5월 23일 <온앤오프>에서는, <부부의 세계>의 민현서역으로 이름을 알렸던 배우 심은우의 일상이 공개되었는데요. 요가강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심은우라는 개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tvn 온앤오프


이처럼 개인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멀티 페르소나는 <트렌드 코리아 2020> 책에서 꼽은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순간 전환모드를 내장하고 살아가며,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가는 현상을 말하죠. 부캐릭터 등장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고, 놀이로 받아들이는 원인 중 하나로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회에서 행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2020 스프라이트 썸머 캠페인


2020 스프라이트 썸머 캠페인 광고는 학생, 직장인 등 사회의 단편적인 자아 정체성에서 벗어나 나만의 멀티 페르소나를 표출하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짜릿한 쾌감을 주는 스프라이트의 특징을 정형화된 단면의 자아가 아닌 다양한 내면의 페르소나를 분출하는 것으로 연결한 것인데요. '그게 나의 전부일까?'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가수, 포토그래퍼, 러닝 크루, 댄스 크리에이터, 셀럽 등의 다양한 자신을 표현합니다. 하나의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담은 것이죠.


광고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모습과 반전 매력으로 멀티 페르소나를 발산하는 청하의 모습이 스프라이트의 짜릿하면서 강렬한 상쾌함을 선사할 예정. 학생 직장인 등 사회가 규정한 단편적인 자아 정체성과 달리, 내면에 다양한 정체성을 품고 있는 MZ세대들 역시 강렬하게 상쾌한 스프라이트를 통해 갇혀있는 다양한 멀티 페르소나를 시원하고 상쾌하게 표출해 보길 바란다 <코카콜라 인터뷰>


@수박C 코멘트

멀티 페르소나를 주제로 하는 방송과 광고가 등장했습니다. 스프라이트는 매번 리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캠페인을 진행해왔는데요. 조별과제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그럼 선배님 이름도 뺄게요!'라는 카피로 연결한 광고는 지금까지도 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매번 밀레니얼 세대의 공감을 사는 스프라이트, 이번에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궁금하네요.





04

N 번째 부캐

나 홀로 무한도전


신인상을 받은 적 없었던 유재석은 2019년 MBC 연예대상에서 유산슬의 신인상을 대리수상하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은 K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해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죠.



<놀면 뭐하니?>의 처음 시작은 릴레이 카메라 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스타들의 손에서 손으로 이동한 카메라가 담아낸 의외의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유재석 새로운 도전 프로젝트로 프로그램 방향을 바뀌어가면서 유재석의 부캐릭터 탄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유재석의 세계관인 '유(YOO)니버스' 속 부캐는 드러머 유고스타, 트로트 프린스 유산슬, 라면 끓이는 섹시한 남자 유라섹부터 치킨을 판매하는 닭터유까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멀티 페르소나 예능이 되고 있죠.


@부캐 페스티벌 & 다음 포털 출연진 소개란


4월에는 <부캐의 세계>라는 부캐 페스티벌을 열어, 유(YOO)니버스 속 부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라이브 방송을 하며 대결을 펼쳤는데요. 국민MC의 모습에서 나아가 새로운 모습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부캐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당황하면서도 척척 잘해내는 모습이 의외의 쾌감과 즐거움을 주고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유재석의 부캐는 대중에게 부캐열풍을 일으켰죠. 유산슬 이후로도 4개의 부캐를 만들었습니다. 김신영은 김다비라는 부캐로 1인 2역을 하고있지만, 유재석은 한 프로그램에서 멀티 페르소나의 실현을 여러 부캐로 보여주고있는데요. 이러한 부캐가 흥행에는 일 외의 다양한 취미 영역을 갈망하는 현대인의 욕망이 자극된 점을 손꼽기도 합니다. 약간의 판타지가 포함된 캐릭터들을 보면서 취미 영역에서의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죠. SNS에서 우리는 이름을 숨기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부계정을 운영하기도 하는데요. 멀티 페르소나는 멀리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취향에 대한 화두가 던져진 후 '취향존중캠페인', '취향MIX차트'가 등장했고, 나다움에 대한 이슈가 나왔을 때엔 나다움과 관련된 광고 메시지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멀티 페르소나는 어떠한 캠페인 혹은 서비스로 기획될 수 있을지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05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우리은행은 '우리은행'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서브채널 '웃튜브(Wootube)'를 개설하여 운영 중입니다. 기존 공식 브랜드 채널과 별개로 트렌디한 예능 형식으로 상품,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채널인데요.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금융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는 접점의 역할을 하면서도, 기존의 채널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서브채널 웃튜브


웃튜브의 '은근남녀썰' 코너는 '은행원들이 말하는 솔직한 은행 이야기를 전한다'라는 모토로 '지점마다 은행원의 일상이 너무 다르다', '사회초년생들 모두 주목 나 빼고 다하는 재테크' 등의 은행원의 업무를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매 회 평균 3만~4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죠. 이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은 하고 싶은 말을 더 많이, 자주 하기 위해 계정을 여러개 만들어 운영하죠. 샤넬은 chanel.beauty 계정을 통해 제품 이미지 컷을 노출합니다. 해당 계정은 상품 노출을 위한 공식 계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welovecoco 계정은 샤넬의 뷰티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곳이죠. 샤넬 제품을 올린 계정의 글을 리포스트하여 아카이빙 되고 있습니다.


@샤넬의 두 가지 계정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컨셉진>에서도 본계정과 부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컨셉진 공식 계정에서는 매거진 주제에 맞는 콘텐츠를 다루고, 부계정에는 컨셉진의 지금을 공유한다는 컨셉으로 잡지사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신의 일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집니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에 맞게 일상적인 것들의 가치를 부계정으로도 보여주는 것이죠.


@수박C 코멘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운영하며 기존의 톤앤매너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우리 브랜드 톤과는 맞지 않으니까'라는 이유로 작성이 꺼려질 때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브 계정을 운영하여, 기존의 톤을 해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신제품을 홍보하는 공간,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 브랜드의 일상을 보여주는 공간 등으로 쓸모에 맞게 말이에요. 오피셜 계정이 본캐라면 서브 계정은 브랜드의 부캐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의 수박 레터

어떠셨나요?


타인에게 기대되는 정체성과 내가 원하는 정체성 간의 충돌을 관리할 기회가 있지 않았던 오프라인 일상에 비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면서 내 안의 다양한 나를 온라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대중문화에서는 일종의 세계관을 구축하여 역할극 놀이를 진행하고 있고, 브랜드는 여러 계정을 만들며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보여줄 수 있죠. 정해진 규정 안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자아들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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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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