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리추얼이 쏘아 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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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리추얼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해서 ‘일상’, ‘리추얼’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는데요. 왜 이렇게 리추얼이 강조되는 걸까요? 

무엇보다, 리추얼이 뭘 얼마나 바꿨길래 주목해야 한다는 걸까요? 일상의 리추얼이 준 변화엔 어떤 게 있는지 한 번 보시죠!

 





01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


2020년은 역대급으로 힘든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코로나19로 생활 양식이 바뀌며 경제가 위축되고, 폭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엄청난 인명 피해와 경제적 피해를 입기도 했죠.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발생할 거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은 주변의 시선이나 환경보단 ‘나’,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밑미(meet me)’ 홈페이지


2020년 8월에 론칭한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의 성장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는데요. 밑미는 론칭 4개월 만에 1천 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회원들은 매달 5~8만 원을 내고 ‘아침 챙겨 먹기’,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등 리추얼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기에 힘쓰죠. 심지어 리추얼 만들기에 100% 성공하지 못해도 과정에 뿌듯함을 느끼며 프로그램 재등록을 한다고 하네요. 

주목할 점은 리추얼 메이커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느슨한 연대로 묶인다는 점인데요. 리추얼은 분명 혼자 만드는 것이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에너지와 자극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밑미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게 아닐까요? 리추얼이라는 소재로 마케팅을 한다면, 참여자들을 적절히 분리하고 연결시킬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02

나를 사랑하면

뮤즈가 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


커리어가 뛰어난 유니콘 기업 대표, 완판 신화를 이루는 연예인만이 뮤즈가 되는 세상이 아니죠. 요즘 대중은 잘 먹고 잘 자는 사람을 따릅니다. 유튜버 밀라논나도 그 주인공인데요. 본명은 장명숙, 1952년생 할머니인 그가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글로벌 패션 바이어이자 디자이너로 일한 커리어 덕이 아닌 자신을 아끼는 삶의 태도 때문입니다. 최근 유퀴즈에 나와 ‘나이듦’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젊은 세대들은 논나의 루틴을 따라 하며 논나처럼 살기를 꿈꿉니다. 

브랜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 같아요. 대중은 기획력이 뛰어난 브랜드의 서비스와 상품을 좋아하고 소비하지만, 브랜드 담당자들의 삶의 태도가 뛰어나다면 그 브랜드를 자신의 가치로 소개하고 싶어합니다. 갈수록 외부 브랜딩만큼이나 내부 브랜딩에 힘써야 하는 이유죠!


▼▼ 내부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이 궁금하다면?

#52 일잘러를 만드는 그들의 일 문화

 




03

쉽게 특별한 일상을 만드는

집콕챌린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집콕챌린지’, ‘stayhome’ (2021.1.12 기준)

 

많은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대중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챌린지 캠페인을 벌이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루게릭 병 환자들을 돕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있었죠. 사람들의 주 생활 공간이 집으로 바뀌면서 집콕챌린지가 인기 해시태그로 떠올랐어요. 사람들은 집에서 요리를 해 먹거나, 취미 생활을 하면서 인증을 하죠. 브랜드에서도 집콕챌린지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프릳츠커피컴퍼니(fritzcoffeecompany)’ 인스타그램 계정

 

프릳츠커피컴퍼니, 빈브라더스, 커피 리브레 등 커피 브랜드 20여 곳이 서울 적십자 병원과 함께 하는 집콕 커피 챌린지입니다. 집에서 커피 사진과 함께 #집콕커피챌린지를 SNS에 인증하면, 커피 브랜드에서 사진 개수만큼의 커피를 코로나 전담 병원과 선별 진료소 의료진들에게 기부한다고 하네요. 보통 챌린지라고 하면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큰 액션을 취하곤 하는데, 잔에 담긴 커피 사진을 찍어 올리면 되니까 참여도가 높은 듯해요. 이렇게 단순한 행동이 선행으로 이어지니까요. 또,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일상을 낭만적으로 느끼게 하는 이유도 있죠. 이 캠페인 덕분에 동네 카페를 향한 관심도 커질 듯합니다. 

기억하자구요. 서비스에 고객의 참여도를 높이려면 의미 부여는 크게, 참여 과정은 단순 명료하게! 챌린지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면, 사람들이 집에서 쉽게 하면서도 무료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행동 양식을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 요즘 사람들의 집콕 생활이 궁금하다면?

#47 슬기로운 집콕생활

 




04

옆집 이웃의 셀프 화보

 

@‘자라(zara)’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패션계도 변화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스튜디오 화보 촬영은 모델, 포토그래퍼,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니까요. Zara는 2020 S/S 컬렉션 화보를 새로운 시도로 선보였어요. 뉴 컬렉션 옷을 모델의 집으로 보내 스타일링부터 촬영까지 모두 모델이 직접 하도록 했죠. 촬영은 고급 카메라가 아닌 핸드폰이나 개인 카메라를 이용했고요. 덕분에 사진이 모두 다채롭고 자연스럽지 않나요? 

이를 본 고객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모습을 한 모델들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습니다. 이런 반응은 단순히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은 아닌 듯한데요. 이제 고객은 전시적인 패션이 아닌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패션을 선호합니다. 자신의 일상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일상을 조금 더 멋스럽고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 같은 제품에 끌리는 거죠.

 




05

기능과 편안함 모두 잡는

애슬레저룩


@ 위 ‘노스페이스코리아(The Northface Korea)’ 홈페이지 / 아래 유튜브 채널 'WHITE LABEL'


집에서나 밖에서나 입을 수 있는 애슬레저룩이 열풍입니다. 애슬레저룩은 ‘애슬래틱(Athe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인데요. 단어 그대로 운동복처럼 편안하면서도 너무 기능에만 치우치지 않아 여가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룩을 말합니다. 사람들의 외출이 줄어 패션 업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애슬레저 전문 업체 ‘안다르’는 전년 대비 약 200% 성장했다고 하니, 인기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됩니다.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도 애슬레저 상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산행뿐만 아니라 홈트레이닝이나 러닝을 할 때, 그리고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이제 운동복도 전문 기능만 담당해선 안 될 것 같아요. 고객은 등산을 가기 위해 헬스장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사려 하니까요. 일상의 경계가 넓어지면서 전문과 아마추어의 영역도 모호해지는 듯합니다. 앞으로 상품 시장에선 일상에서 다양한 활용도를 가진 제품들이 주목 받지 않을까요?


 

 

수박C 코멘트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데다가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지면서 오히려 브랜딩이 가깝게 느껴져요. 외부 요인을 신경 쓰기보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서의 생활로부터 시작하면 되니까요. 모두가 동일하게 가진, 먹고 자는 본능에 집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본능에서 살짝 나아가 자신만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관건이겠습니다. 제품을 제작할 땐,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겠어요. 이제 고객은 등산복을 입어야 할 필요를 못 느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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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스트레칭, 비건 식사, 감정일기… 리추얼로 MZ세대 사로잡은 ‘밑미’의 비결

1952년생 ‘밀라노 할머니’가 보여준 멋지게 나이드는 법[플랫]

모델이 셀프로 찍은 ZARA 화보

노스페이스,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세대 위한 추천 아이템 공개

[뉴스터치] ‘애슬레저룩’에 밀린 아웃도어 업계 (2020.10.05/뉴스투데이/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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