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부문 부문장 김성준 상무 | 고객도, 크루도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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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레터 #97 침대 밖이 오히려 좋아! 시몬스


지난 97호 침대 밖이 오히려 좋아! 시몬스 콘텐츠는 다들 잘 보셨나요? 비마이비도 SNS와 수박레터를 통해 보내주신 구독자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시몬스의 핫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지난 수박레터에서는 수박C의 시선으로 지금까지 시몬스가 진행했던 다양한 활동들과 브랜딩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이런 수박C의 시선을 흥미롭게 지켜보신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 본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최근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도 시몬스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며 정신없이 바쁘신 와중에 수박레터를 위해 시간을 내주셨어요! 

침대 없는 침대 브랜드 시몬스의 브랜딩을 직접 이끌어가는 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Q. 시몬스가 ‘침대 없는 침대 브랜드’로 브랜딩을 펼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침대는 매일 소비하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 대중과 브랜드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attachment)를 가져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시몬스 침대가 가진 제품과 기술력의 우수성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익히 알고 계세요. 이제는 제품을 넘어 시몬스만의 컬처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소위 '시몬스 팬덤’을 형성해 가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몬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대 모두가 이해하고 좋아할 수 있는 ‘소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였습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무진을 MZ 세대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에요. 특히, MZ 안에서도 두 세대가 경험한 문화적 영향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M세대와 Z세대도 따로 구분해야 합니다.


#시몬스 해시태그에는 공간 경험을 즐기는 MZ 세대의 모습이 대부분이에요. / [자료 인스타그램]



Q. 성수의 하드웨어 스토어를 시작으로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요.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그로서리 스토어로, 그것도 특별히 ‘그로서리 스토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기획할 때) 저의 디렉팅은 구성원들의 크리에이티브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를 준비하는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 크루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는 키워드 정립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 패키징이나 컬러 팔레트 등을 정리하려면 중심을 잡아줄 키워드가 필요하니까요.

이후에는 제 목소리를 최소화하려 합니다. 최신 소셜 트렌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분석을 크루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Not to Do’ 리스트 정도만 정하고 (이것 빼곤) 자유롭게 다 해도 된다고 해요. ‘이건 반드시 해라’라는 접근의 반대인 것이죠. 저는 큰 아젠다 정도만 던져줄 뿐, 그 안에서 재미있게 놀고 화제를 만드는 것은 시몬스의 MZ세대 크루들이기 때문입니다.




Q. 왜 부산 해운대가 그로서리 스토어의 시작이었나요?


요즘 소셜 트렌드는 무겁게 힘을 주고, 경직된 것이 아니라 ‘가볍게’, 그리고 ‘힘 빼고’가 중요합니다. ‘그로서리 스토어(GROCERY STORE)’라는 단어가 주는 청량감과 비비드(Vivid)한 컬러감이 여름 바다와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이런 이미지와 가장 어울리는 로컬로 해운대가 떠올랐죠.

또, 2020년 브랜드 창립 150주년으로 진행했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SIMMONS HARDWARE STORE)’를 부산 전포동에서 발란사(SOUNDSHOP BALASA)와 성황리에 진행한 경험이 있었어요. 발란사는 부산 로컬 씬(Scene)을 대표하는 브랜드에요. 부산과 연관된 이런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지역과 지역을 잇는 시몬스의 소셜라이징(Socializing) 여정을 이어 나가는데 (부산이)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최근에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에서 부산과의 연계가 돋보였어요.
     청담에서 부산의 색깔을 보여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약간의 이질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은근히 거리감이 느껴지는 청담동의 뉘앙스에 부산 로컬 크루의 유쾌함을 슬쩍 얹는 달까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에 들어갔을 때 히든 앨리 같은 좁은 계단을 통해 부산으로 향하는 신비한 느낌을 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에 있는 버거샵의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맛까지 그대로 청담에 옮겨놨죠.


산 해운대 그로서리 스토어 (좌) 와 청담 그로서리 스토어 (우). / [자료 시몬스]



Q. 성수, 부산 해운대, 지금의 청담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경험 공간을 만드는 일련의 활동들이
     지역 사회 기반의 소셜라이징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시몬스에게 로컬은 어떤 의미인가요?


로컬을 강조하는 이유는 심플합니다. 로컬이 곧 우리 모두의 일상이기 때문이에요. 로컬이 중요해진 데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리의 생활 반경이 로컬로 좁혀진 영향도 있을 뿐더러, 삶의 많은 부분이 재해석 또는 재정립되는 모멘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역 상권이나 e 커머스의 성장을 떠올린다면 말이죠.



Q. 시몬스가 광고와 공간에서 보여주시는 다양한 느낌과 색감은 언제 봐도 새롭고 흥미로워요.
     마지막으로 이렇게 시몬스만의 느낌을 낼 수 있는 비결이 알려주세요!?


글쎄요, 그건 저희 크루들이 하자는 대로. (웃음) 저는 그저 그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을 뿐입니다.



침대를 빼면서 고객들이 당장 구매하지 않아도 그저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듯이, 시몬스 내부의 크루들이 마음껏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로움을 선사한다는 시몬스의 김성준 브랜드전략기획 부문장. 이러한 자유로움이 시몬스를 끊임없이 새롭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결국엔 그런 시몬스만의 ‘느낌’이 현재의 MZ 세대를 시몬스로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하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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