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매거진이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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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이 왔어요~

오늘은 디지털 시대에서 브랜드가 잡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잡지는 우리의 삶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매체입니다. 옛날의 잡지를 떠올리면, 서점에 가서 멋진 연예인들이 나오는 잡지를 사보기도 하고, 미용실에서 두꺼운 잡지를 보며 기다리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요즘에도 잡지는 우리의 주변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예쁜 인테리어를 참고하기 위해 킨포크를 보고, 흥미로운 브랜드를 알기 위해 매거진B를 보고 있는 것처럼요.

사실, 브랜드에게 잡지는 단순히 홍보 매체 중 하나였습니다. 잡지를 통해 효과적인 광고 노출을 하기 위함이었는데요. 하지만 잡지가 점차 침체되면서 그 영향력을 잃고 있다가, 브랜드가 지금 세대에 맞는 잡지를 만들며 새로운 형태의 잡지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요즘 브랜드들은 잡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요?





01

잡지가 된

전단지


추억의 잡지 '선데이 서울'을 아시나요? 추억 속으로 사라진 이 잡지가 이마트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하네요. 이마트의 소식지인 '월간 가격'이 선데이 서울의 형태로 새롭게 변신한 것인데요. 작년부터 레트로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반영하여 고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마트, 2020 선데이 서울 8월호


실제 선데이 서울과 흡사한 표지 디자인과 내부 구성으로 마치 진짜 선데이 서울을 보는 것 같은데요. 내부 콘텐츠로는 인터뷰, 지역 맛집,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특산물과 간편 가정식, 간식 등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게다가 낱말 풀이와 각 띠별 운세 등 옛날 잡지의 형식을 고스란히 따라 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실제로 선데이 서울의 잡지 형태를 선보이기 위해 이마트는 선데이 서울 측과 1년의 라이센스 협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더현대닷컴 , 로즈몽 비디오매거진


이마트가 레트로를 선택했다면, 현대백화점은 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상품 정보와 구매 기능을 함께 담은 동영상 콘텐츠인 ‘비디오매거진’을 선보였는데요. 시즌별 인기 상품을 선별해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되며, 고객들이 더현대닷컴에 들어가면 메인화면 중간부에 자동으로 재생됩니다. 영상 속 모델이 입고 있는 상품마다 태그를 표시해 고객이 태그를 터치하면 관심 상품으로 등록되며, 더현대닷컴의 해당 상품 구매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마치 전단지를 영상화한 것처럼, 고객에게 영상 콘텐츠로 정보를 제공하여 구매로 이어지게끔 한 것인데요. 두 기업 모두 전단지를 다양한 형태의 잡지로 변형하여 좋은 마케팅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이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쇼핑 업계의 전단지 형식은 시대에 맞지 않은 올드한 홍보 방법이 되었는데요. 따라서 기업들은 전단지가 아닌 잡지 형식으로 제품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토리텔링과 이벤트를 담아 고객의 주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백화점처럼 잡지의 디지털화로 고객을 유인하는 방식도 앞으로 더 보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GQ KOREA와 함께 'AR 패션 매거진'을 선보였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잡지의 무궁무진한 확장이 기대되네요.





02

요즘은 잡지를

입는 시대


요즘엔 잡지 이름이 서점보다 길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것 같은데요. 잡지 브랜드가 의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거나, 의류의 디자인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로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지리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여행 가방과 백팩 등 아웃도어 용품을 중심으로 굿즈 사업을 시작하였는데요. 점차 인기를 끌게 되면서 하나의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무신사, 네이버 쇼핑,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MZ세대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3.6% 성장했을 정도로 인기 의류 브랜드로써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라이프 아카이브 공식홈페이지 


심지어 폐간된 미국 잡지가 한국에서 의류 브랜드로 재탄생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 폐간된 미국의 시사 포토 매거진 '라이프'지를 근간으로 한 '라이프 아카이브'의 패션 아이템이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기 패션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도 2002년 폐간된 미국의 고스 문화 잡지 '프로파간다'와 콜라보레이션한 여성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두 잡지의 로고와 실제 잡지에 실렸던 사진들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수박C 코멘트

위에 언급된 잡지들은 사실 MZ세대에게는 패션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저 브랜드가 잡지였어?' 하며 깜짝 놀라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지요. MZ세대는 종이잡지와 교류가 깊지 않기 때문에 잡지를 통한 접근보다는, 패션 아이템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집중하여 접근성을 높인 것도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옛날의 잡지가 현대의 핫한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03

잡지로 

MZ랑 친해지기


잡지를 통해 아날로그보다 뉴미디어가 친숙한 MZ세대와 소통하려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집 구하기 플랫폼 직방은 작년부터 볼드 저널과 함께 잡지를 발간하여 다가가고 있는데요. 직방의 브랜드 매거진 ‘디렉토리’는 자기다운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는 밀레니얼 세대 1~2인 가구의 스토리 및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구할 때 고려하는 요소, 이 세대가 집을 향유하는 방식 등의 내용으로 젊은 독자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협소하더라도 자신만의 주거공간에 애착을 느끼는 밀레니얼 세대들에 집중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디렉토리 매거진 공식 홈페이지


국내 프리미엄 속옷 브랜드 비비안도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비비안은 MZ세대와 친근한 브랜드는 아니었는데요.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자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이야기를 다룬 ‘맥앤지나’를 발간했습니다. 유명 유튜버 및 인플루언서의 화보와 인터뷰를 담고 있으며, 그들에게 궁금한 점이나 유튜브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명 유튜버 이사배, 양팡 등을 표지모델로 하여 인플루언서 잡지의 컨셉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맥앤지나 매거진 공식 인스타그램


최근 기업들이 발행하는 잡지는 기업과 제품 홍보보다는 소비자들의 공감을 유도하고 이야기를 푸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위의 잡지들도 1인 가구의 주거생활, 인플루언서의 삶 등 MZ세대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내용과 컨셉으로 MZ세대에게 다가갔다는 점에서 요즘의 트렌드를 적절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수박C 코멘트

이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잡지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매거진 'somewhere'를 통해 아웃도어 라이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담아냈습니다. 디자인 상품 쇼핑몰 텐바이텐도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포토 스티커가 동봉된 감성매거진 '히치하이커'를 발행하여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잘 캐치했습니다. 종이 잡지를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접목시켜 트렌디한 잡지를 만든 좋은 사례로 보입니다.





04

추억에서 돌아온 

와와109


어린 시절, 가위로 오려 만드는 귀여운 편지지 잡지를 기억하시나요? 어린 시절 추억 속에만 있던 잡지가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추억의 월간 잡지 '와와109'가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와와109 텀블벅 펀딩페이지


와와 잡지는 2001년 창간되어 당시 유행하는 패션, 가수, 심리테스트, 퀴즈 등의 내용과 귀여운 편선지를 담고 있어 여학생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아이템이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종이를 오려 만드는 편선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아쉽게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최근 와와109가 추억의 아이템으로 SNS에서 많이 언급이 되면서 203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인기에 힘입어 와와109 측은 한정판 와와 잡지를 출판하기 위한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는데요. 무려 1억 8천만 원이 넘는 펀딩금액이 모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와와109 텀블벅 펀딩페이지


이는 레트로 열풍으로 추억의 아이템들이 소환되면서 나타난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 와와109는 인스타그램으로도 대중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와와109의 마스코트 '아이양'을 이용한 제품,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수박C 코멘트

잡지는 Z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수단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와와109와 같은 어린이 잡지는 하나의 문화였는데요. 트렌드의 변화로 세월 속으로 사라졌던 잡지가, 다시 트렌드에 힘입어 새롭게 재등장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05

독립잡지의

매력


보통 잡지라고 하면 유명 패션 잡지들을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독립 출판이 활발해지고 누구나 쉽게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양한 컨셉의 독립 잡지가 등장하였는데요. 그중에서 개성적인 컨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리크'와 '언유쥬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브리크, vol.4 We still move 표지


브리크(brique)는 우리가 사는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콘크리트 회색 도시를 따뜻하게, 도시인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자합니다.   -브리크 소개글-

'브리크'는 프랑스어로 벽돌을 뜻하는 '브리크(brique)'를 뜻하며, 도시 생활자들의 주거 공간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콘텐츠를 담은 잡지입니다. 단순히 인테리어, 건축물 소개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그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과 공간을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번 8월에 출시된 브리크 4호에서는 더워터멜론의 브랜드 협업공간 '데어바타테'에 대한 인터뷰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언유주얼 공식 포스트


밀레니얼의 문화 매거진, 언유주얼입니다. 언유주얼은 매호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이야기와 국내 아티스트들의 이미지를 모아 발행되고 있습니다.  -언유주얼 소개글-

'언유주얼'은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독자로 하는 문화무크지로,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매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에세이, 소설, 시, 인터뷰 등을 담아낸 잡지인데요. 평범한 포맷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핵인싸', '나이', '덕', '퇴근' 등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다룬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더워터멜론에서도 필진으로 참여하여 '브랜드 나이'에 관한 글을 싣기도 하였는데요. 잡지 에디터가 쓴 글을 싣는 것이 아니라 이슬아, 남궁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직접 쓴 글을 그대로 실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수박C 코멘트

'요즘 종이 잡지를 누가 봐?'라는 비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다양한 독립 잡지들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기성잡지보다 요즘에 떠오르는 이슈, MZ의 가치관을 솔직과감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외에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잡지로, 여성 주의 문화 잡지 '우먼카인드', 지역 식문화를 소개하는 '고을(goeul)'이 있습니다. 아날로그가 주는 새로움과 개성 있는 컨셉을 잘 섞어낸 독립 잡지야말로 우리가 주목해볼 만한 트렌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오늘의 수박레터

어떠셨나요?


오늘은 브랜드가 잡지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들여다보았습니다. 사실 종이책보다 핸드폰, 태블릿 PC로 텍스트를 읽는 게 더 자연스러운 요즘인데요. 그 흐름을 역행하듯, 잡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레트로가 유행이 되면서 브랜드들이 잡지를 MZ세대를 사로잡는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내리막을 걷는 문화도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트렌드를 잘 캐치할 수 있는 눈을 키우고 싶다면, 오랜만에 잡지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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