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카테고리]#124 찌릿한 전기차에도 짜릿한 브랜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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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휘이이잉-' 하는 가상 배기음을 내며 지나가는 전기차들을 본 적 있나요? 2022년 올해는 20만 여대의 신규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아파트 단지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정부 주도의 전기 자동차 인프라 조성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는 한편, 고유가로 인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그야말로 전기차 산업의 폭풍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해에요. 그렇기에 전통을 자랑하는 내연기관차를 만드는 브랜드뿐 아니라,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와 인프라 구성과 안내를 위한 플랫폼까지 가세하여 더욱 매력적인 브랜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이비레터 구독자 여러분도 전기차 브랜드 구매를 위해 혹은 재미로 보아도, 브랜드의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는 것을 느끼셨을 거예요. 오늘의 마이비레터를 통해 전기차 산업에는 어떤 브랜드가 새로이 입지를 다지고 있는지, 어떤 브랜드가 앞으로의 기회를 잡을지 생각해 보세요!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 2010년대 초만 해도 전기차를 만들지 않겠다고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단언했으며,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당시 CEO였던 세르지오 마르키오네가 “페라리의 매력은 요란한 엔진 소리”라며 전기로 움직이는 페라리는 생산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었죠. 직전 CEO였던 루이스 카밀레리 또한 전동화 전환에 미온적이었으나 2020년 존 엘칸 회장의 임시 경영 체제로 바뀌면서 페라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어요.


페라리 F8 트리뷰토 / [자료 출처 아이즈매거진 인스타그램]

 

그는 2021년 4월, 반도체 전문가 출신 베네데토 비냐를 새 CEO에 앉히며 2025년에 페라리의 첫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올해 6월에 공개한 4개년 전략 계획에서도 오는 2026년까지 하이브리드&전기차 모델의 비중을 60%로 끌어올릴 것이라 밝혔습니다. 2025년 공개될 첫 순수 전기차 모델에 또한 100% 스포츠 카이며 기존 (내연) 페라리 차를 운전할 때와 동일한 느낌을 전달하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해요.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 / [자료 출처 모터그래프]


한편, 페라리와 쌍벽을 이루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한 발 먼저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출시하고, 또 지난 8월 마지막 라운드가 서울 잠실에서 열려 화제가 된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도 출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기 스포츠카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요.


이렇듯 스포츠카 브랜드들이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고, 또 퍼포먼스의 극대화가 필요한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등의 모습들을 보니 이젠 정말 전기차 기술의 발전과 대세감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발전된 전기차 기술들을 바탕으로 어떤 더 놀라운 문화콘텐츠가 생겨나고 또 적용될지 궁금하네요!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브랜드는 어디일까요? 22년 상반기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약 80%를 현대 자동차를 포함한 국내 전기차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이는 작년보다 14.7% 늘어난 수치인데요, 이에 반해 국내 첫 수입 순수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의 경우 기존 출시 모델의 판매가 상승으로 인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42% 감소했고요. 흥미로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크게 늘었다는 거예요. 지난해 동기간 대비 136%나 늘었다고 해요. 특히 볼보의 합작 법인인 폴스타가 제품 경쟁력을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폴스타2 이미지 / [자료 출처 Auto issue ]


테슬라에 이어 한국에 두 번째로 진출한 외국계 순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1996년 탄생한 스웨덴의 ‘플래시 엔지니어링 모터스포츠 팀’을 기원으로 하고 있어요. 그들은 볼보 차량을 고성능으로 튜닝하여 레이싱에 참가해 여러 번의 우승을 거머쥔 기업이었지만 2005년 기업을 판매하며 사명을 폴스타로 변경했죠. 2009년부터는 볼보의 공식 파트너로서 고성능 버전 차량을 선보이다가 2015년에는 볼보에 인수되며 2017년 전기차 브랜드로 독립했습니다.



폴스타 CEO 토마스 잉엔라트 / [자료 출처 Automotive News Europe]


그런 폴스타의 국내 첫 출시 모델인 폴스타2는 지난 1월 온라인 사전예약을 실시했는데, 예약 건수가 1주일 만에 올해 판매 목표치를 넘은 4000건에 육박했다고 해요! 따끈한 신생 브랜드인 것을 감안할 때 꽤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죠? 이런 인기몰이의 요인으로는 퍼포먼스 대비 합리적인 가격, ‘가성비’가 제일 많이 꼽히지만, 저는 디자인과 디테일을 챙긴 ‘가심비’ 또한 큰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폴스타는 볼보의 디자이너 출신 CEO ‘토마스 잉엔라트’가 이끌고 있는데요, 절제와 단순함이 돋보이는 스칸디나비안 미니멀 디자인의 폴스타2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이죠. 내부 마감재에 비건 소재와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덕에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적 가치관을 추구하고픈 소비자의 마음도 사로잡았어요. 또 국제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콘테스트인 레드닷의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2020년 올해의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섬세한 브랜딩 또한 폴스타가 가진 매력이기도 하죠.


올해 10월 공개 예정인 폴스타 최초 SUV, 폴스타3 티저 이미지 / [자료 출처 폴스타 홈페이지]


폴스타는 오는 10월 경 고성능 대형 전기 SUV 폴스타3의 최초 공개를 앞두며 또다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북극성이라는 의미의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전기차를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의 최대 진입장벽은 “시승 기회의 부족”일 거라고 생각해요. 전기차를 탄다는 것은 단순히 연료의 종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차를 충전하고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뜻하는데 딜러를 통한 30분 단위의 짧은 기존 시승 방식은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을까?’를 시험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에요.


라이드나우 / [자료 출처 서울경제]


그렇다고 초 단기 렌터카나 일반 렌터카 업체를 이용하자니, 비교적 비싼 가격대와 아직 전기차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전기차 차량들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아요. 이런 현황 속 고객들의 수요를 공략하듯, 작년 6월 출시된 라이드나우는 전기차 특화 시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테슬라 세일즈 및 엔지니어 출신들이 모여 만든 이 서비스는 오직 전기차량만 시승해 볼 수 있으며 1) 한 대만을 길게 경험할 수 있는 ‘싱글’, 2) 두 대 이상을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멀티’ 3) 퇴근에서 출근까지, 평일 즐기는 차크닉/차박이란 부제로 제공하는 ‘오버나잇’ 4) 24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차량을 경험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데이즈’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요.


라이드나우 앱 화면과 이민철 라이드나우 CEO / [자료 출처 APP Store & 파이낸셜뉴스]


이민철 라이드나우 대표는 라이드나우가 부족한 시승 인프라를 보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구매로 바로 이어지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온라인으로 명품도 구매하는 시대가 온 만큼, 온라인에서 전기차를 살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포부가 담겨있어요.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편의성 또한 정량적인 상품의 퀄리티 못지않게 중요한 브랜드적 요소이기에, 아직은 조금 낯선 전기차 산업의 다양한 서비스들 또한 이 점을 중심으로 성장해간다면 전기차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드는 날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요?


전기차하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죠. 이제까지 전기의 충전 인프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또 그만큼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있는 중소기업 &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각축전을 벌여오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 조금씩 정돈되어가고 있던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기 시작했고, 현대자동차 또한 그 기업 중 하나죠.


현대자동차 E-pit 브랜드 영상 [이피트 유튜브]


E-pit은 F1 경기에서 레이서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빠르게 제공해 주는 ‘Pit-stop’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전기차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된 충전 인프라 복합 서비스에요. 그래서 E-pit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기술을 살펴보면 결제, 충전소 관리, 모바일 플랫폼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밸류 체인의 거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현대자동차 E-pit 체험 해보기 [울트라TV 유튜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초급속 충전 부분이에요. 현재 전기차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종류는 완속과 급속 충전기가 두 가지 종류가 있고, 완속 충전은 약 4-5시간, 급속 충전은 약 40분-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반해 E-pit의 충전기는 엄청난 고출력의 충전기로 무려 18분 이내에 충전을 할 수 있다고 해요. 너무나 파격적인 기능이죠? 지난 4월 뉴욕타임스가 “18분 만에 끝나는 전기차 충전은 가장 큰 기술적 쿠데타”라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 시승기(온라인판)에서 평가하기도 했어요. 이런 E-pit 초급속 충전소의 장점이 최대로 발휘되는 상황은 아무래도 주행거리가 길고 빠른 충전이 필요한 고속도로 위인데요, 그래서 현재 E-pit 충전소는 고속도로에 12곳, 도심에 9곳이 운영되고 있답니다.


이외에도 전기차 이용자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인 충전 대기 시간을 해소하기 위한 예약 시스템인 Digital Que, 결제 편의성을 위한 디지털 월렛 등을 서비스하고 있어요. 아직 사용성이 조금은 불안정하다는 평이 있지만 그래도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이니만큼 추후 추가적인 충전소 설치와 함께 서비스의 안정화가 이뤄진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국내 전기차의 점유율 1위인 현대자동차가 런칭한 브랜드인 만큼, 전기 충전소 인프라에서 가장 고질적 문제점인 충전소 사후관리 부실과 안정성에 대한 개선을 위한 선구자가 되길 바라봅니다.


내연기관차를 탈 때는 기름값을 걱정해도, 주유가 필요한 순간에 주유소가 없진 않을 지 크게 걱정하지는 않죠? 하지만 전기차를 이용할 땐 '내가 전기를 어디에서 충전해야 하느냐'부터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디에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지도 알아야 하고, 또 충전기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문해도 이미 충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전기차 충전 시간이 두 배, 세 배가 걸릴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2021년까지만 해도 이런 불편함이 심각한 이슈는 아니었는데요.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장려로 인해 전기차량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궁극적으로 도심 속 공용 충전기 공급 수 대비 수요 또한 급격히 증가하며 이러한 불편함이 심화되었다고 해요.


소프트베리 / [자료 출처 소프트베리]


전국의 모든 충전소의 위치와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면 이런 고민은 쉽게 해결될 수 있겠죠? 소프트베리의 EV Infra가 바로 그런 앱 서비스에요. 그동안 충전기 제조사와 충전소 운영사들은 이해관계 때문에 각자 서비스하는 충전소 정보만 제공해 왔어요. 때문에 많은 전기차 충전소 정보들이 파편화되어 있었죠.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직접 보유하고 있는 충전기가 하나도 없는 소프트베리가 가장 많은 충전 사업자들과 제휴를 맺을 수 있었고, 그들이 서비스하는 EV Infra를 통해 현재 전국 14만여 개의 공공 충전소의 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또 그중 급속 공공충전기의 80% 이상이 EV Infra 앱을 통해 결제하거나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EV Infra를 서비스하고 있는 소프트베리 박용희 대표 / [자료 출처 전자신문]


EV Infra와 이를 만든 기업 소프트베리의 시작은 전기차의 초기 이용자였던 박용희 대표가 2015년 충전소를 찾지 못해 헤맸던 시절, 직접 충전소 현황 정보를 자급자족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해요. 현재 5년 차인 이 기업은 최근 시리즈A 투자금 80억을 유치하였으며,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충전기가 없어 오히려 핵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니! 플랫폼 비즈니스는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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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송희

선짓국부터 산낙지까지 먹는 먹성 좋은 어린이였지만,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닌 햄은 죽어도 먹기 싫었던 (브랜드) 편식을 하는 초등학생, 음악 방송보다 브랜드 다큐멘터리를 더 재밌게 시청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지금은 브랜드와 마케팅 콘텐츠를 탐구하는 직장인입니다.

끝없는 탐구가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원동력이라고 믿는 저를 가장 잘 나타내는 브랜드는 ‘소소문구’ 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스스로의 깨달음이 답인 질문들은 거의 10년째 애용하는 애착 다이어리에 적는 습관이 있는데, 그 다이어리가 소소문구 제품이기 때문이에요.


editor |


브랜드를 깊고 넓게 다룹니다, 마이비레터


마이비레터는 매주 브랜드 큐레이션 레터를 비롯해, 인터뷰와 이달의브랜드 등 브랜드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를 깊고 넓게 다뤄왔어요.

마이비레터에 '더 깊은 깊이'를 더하려고 합니다.
각 분야에 종사하며 누구보다 해당 브랜드로 풀어낼 이야기가 풍성한 비마이비의 브랜드세터와 비마이비가 머리를 맞댔습니다!

브랜드를 사랑하며, 글과 기록을 좋아하는 비마이비의 브랜드세터와 함께 브랜드적인 관점을 더했는데요, 새롭고 톡톡 튀는 관점에 비마이비도 놀랐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고, 좋아하는 분야가 다르면 좋아하는 브랜드도, 그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의 깊이도 달라지니까요.

앞으로 비마이비와 비마이비의 브랜드세터들이 함께 만들어갈 풍성하고, 깊고 넓은 마이비레터로 여러분을 더 자주 찾아올게요!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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