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기어때컴퍼니 김용경 브랜드실 실장 | 브랜드의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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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올해 여행 어때요? 한 해가 시작되면서 여행 일정을 이미 세웠거나 일찍이 다녀온 분도 계실 것 같아요. 하늘길이 열리면서 국내, 해외를 불문하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해외로 여행을 간 사람만 178만 명으로 지난해 겨울보다 무려 1108.9%가 급증했어요. 3년간 전 세계적인 어려움을 견뎌내고 이제는 일상의 회복과 함께 여행이나 여가로 보내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죠.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 숙박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여행과 여가 플랫폼으로 확장, 이제는 해외 항공권까지 판매하며 보다 넓은 영역으로 발을 뻗었습니다. 지금의 ‘여기어때’가 있기까지는 브랜드의 중심을 탄탄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왔기 때문인데요. 여기어때컴퍼니의 김용경 브랜드 실장과 함께 그동안 여기어때가 걸어온 브랜딩의 과정을 마이비레터에 담아냈습니다! 


Q1. 안녕하세요. 김용경 실장님, 마이비레터 구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브랜드 ‘여기어때’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여기어때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경입니다. 여기어때의 브랜드 전략, 광고, 홍보, PR, 포토, 영상, 소셜 채널 등 브랜드의 전반적인 부분에 힘을 쏟고 있어요. 그래서 외부에 저를 소개할 때 ‘잡부’라고 많이 이야기하죠. (웃음) 


종합 여행·여가 플랫폼인 여기어때는, 2020년 브랜드 방향성을 다시 리브랜딩 했어요. 초기에는 숙박 중심의 플랫폼이었다면 '사람들에게 특별하고 놀라운 경험들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도와주자'라는 미션을 가진 브랜드로 발돋움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들었던 3년의 시간을 잘 넘기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해,  캠페인과 브랜드 프로젝트들을 통해 새로워진 브랜드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Q2.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로 여행 및 숙박 관련 플랫폼 브랜드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을 텐데요. 종합 여행·여가 라는 브랜드의 키워드에 전적으로 반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기어때만의 브랜드 전략이 있었을까요?

A.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사람들의 행동이 위축되었어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시행되는 정책도 우리 브랜드에게는 불리했고요.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계기로, 여기어때가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서베이 등 데이터를 보니 한적하고 조용한 국내 여행을 가고 싶다는 인사이트를 발견했는데요. 볼빨간사춘기 안지영과 폴킴을 광고 모델로 ‘혼자 한적한 시골로 여행 가는거 어때’ 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유튜브 1200만 뷰 돌파하며 화제가 된 볼빨간사춘기 x 폴킴의 영상 / [자료 출처 여기어때 공식 유튜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코로나 블루로 가깝게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 또한 많아졌어요. 감염병의 심각도에 따라 여행에 대한 방역지침이 변동되다 보니, 짧게라도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죠. 당시 제휴점들과 협업해 체크인 당일에 예약을 취소해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투숙객이 있다면 방문이 어려우니까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유튜브에서는 해외여행지를 운전하며 돌아다니는 영상이 꽤나 핫했었어요. 이를 기반으로 여기어때의 ‘지금, 여기’라는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현재 그 여행지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만들게 되었죠. 사람들이 대리 만족할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였는데 결국 사람들의 여행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했어요. 역시 여행은 직접 떠나고 경험해야 하나 봐요. (웃음)


Q3. 2014년 4월 브랜드를 시작한 여기어때.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브랜드를 지속하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미있는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여기어때만의 원동력이 궁금해요.

A. 여기어때 초기에는 신동엽이라는 빅모델과 여기어때 캐릭터를 활용해 숙박업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브랜드의 메시지와 모델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 자산이 시너지를 내어 브랜드 메시지는 잘 전달되었지만, 시대가 빠르게 바뀜에 따라 사회적 통념 역시 함께 변화하였죠. 이에 발맞추어 브랜드 비전과 미션을 새로 정립하였고,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더욱 명확하게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기어때는 같은 산업의 다른 브랜드가 아닌, 넷플릭스와 왓챠 같은 ott 서비스, 그리고 배달 앱 등을 경쟁사로 잡았어요. ‘집에 오래도록 머무르게 하는’ 브랜드를 경계해야 했죠. 이렇듯  ‘외부 활동’이라는 방향성에 따라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따라 뾰족한 브랜딩을 하니,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점점 쌓여 갔어요.


더불어 브랜드가 방향을 새로이 잡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광고 메시지와 톤앤무드 등을 바꾸었어요. 광고에서 가장 안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광고 모델과 크리에이티브는 기억하지만 브랜드의 메시지는 휘발되는 것이에요. 여기어때의 방향성에 맞는 브랜드 메시지가 레이어처럼 쌓일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빅모델 전략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이야기할 수 있는 모델을 사용하자는 결정을 내렸고 여행 인플루언서 빠니보틀을 모델로 기용한 것이 한 예이죠. 내부에서 여러가지 우려가 있었지만 브랜드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결정했습니다.


Q4. ‘여기어때 콘서트팩’, ‘여행 플레이 리스트(여플리)’, ‘쓰봉크럽’, ‘지금, 여기’ 시리즈 등 여기어때는 온 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어때가 여러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특히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브랜드는 비용을 들여 광고를 만들지만, 우리의 타깃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광고를 보지 않겠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게 대표적이죠. 결국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브랜드 메시지를 녹여야 했어요. 특히 유튜브 콘텐츠는 좋은 시간대, 좋은 지면을 선점하는 것보다 ‘인기급상승동영상(이하, 인급동)’에 올라가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사람들이 찾아보는 콘텐츠를 기획하려고 하죠. 최근 여기어때의 콘텐츠가 인급동에 올라간 것을 보며 성취감을 느껴요.


해외여행 떠날 땐 여기어때가 추천하는 <여플리>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자료 출처 여기어때 공식 유튜브]


Q5. 숙박 예약 플랫폼으로 출발한 여기어때. 이후 레저 및 액티비티 영역으로 진출해 모바일 티켓 등을 판매하며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는데요.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여기어때는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나요?

A. 고객의 목소리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고 반응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실제로 콘텐츠 하나를 만들더라도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데요. 단순 서비스 혹은 앱이 아닌 브랜드로서 여기어때가 고객에게 관심이 있고, 고객의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요.


더불어 ‘여행, 여가’에 대해 큰 영역에서 종합적인 화두를 던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여행지와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발을 뻗어나가고자 하는데, 그중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한다는 것까지 확장해 보고 싶어요. 멀리 보면 여기어때와 함께 우주나 하늘을 여행할 수도 있고요. (웃음) 생각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해요. 

 

Q6.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실장님만의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A. 브랜드 업계의 변화는 너무도 빨라요. 시시각각 바뀌죠. 그래서 다각도의 인사이트와 저만의 관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지금 내가 일하는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배우, 자영업자, 선생님, 중학생, 외국인, 공연 연출가, 사진작가, 댄서, 인플루언서… 그렇게 다양한 분들과 만나면 그들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영감들을 얻게 됩니다. 지난주에 본 OTT 드라마 얘기만 해도, 그들의 시선과 해석은 저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죠. 새로운 관점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Q7. 실장님은 어떤 리더이신가요? 실장님이 생각하시는, 조직에서 바라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 꼭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나 기준이 있으신지요? 

A. 저는 모두가 사심으로 일하고 그것을 서로가 오픈해서 말할 수 있는 분위기의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개인의 사심과 회사의 방향성이 조금이라도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이거든요.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흑심과 같이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지,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고, 잘하고 싶은 영역은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조직이 되길 바라요.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나 조직에서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가장 고민하고 있습니다. 


Q8. 실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란 무엇인가요?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을 갖추어야 할까요?

A.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브랜드만의 메시지가 겹겹이 쌓여서 더욱 명확하고 선명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상에는 좋은 브랜드는 곳곳에 많이 있어요. 다만 좋은 브랜드로 오래도록 생존하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생존해 있는 모든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Q9.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브랜드가 있으신가요? 

A. 요즘에는 브랜드보다 브랜드에 엮여있는 사람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들이요. 


그리고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들을 흥미 있게 구경하고 있어요. 클래식을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혹은 생존을 위해 스트리트 브랜드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콜라보 하죠. 디자이너가 바뀌면서 전혀 다른 브랜드가 되기도 하고요. 최근에는 소비층이 젊어지면서 명품의 가치나 위치도 더  넓어지고 변화하는데요. ‘고고하고 흔들림 없어 보이는 브랜드도 바뀔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재밌는 것 같아요. 


여기어때의 전반적인 부분에 관여하며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김용경 실장 / [사진 출처 여기어때]


Q10. ‘김용경’이라는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A. 제 커리어를 보면 광고대행사, 홍보대행사, 제작 PD, E-commerce, 컨설팅 등 스펙트럼이 넓어요. 개인적으로는 에어비앤비 슈퍼 호스트, 뮤지컬 배우, 공연 연출가도 해봤고요. 다양한 것을 좋아하고 경험해 봤기 때문에 현재 브랜드 업계에서 시너지를 내며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로 정의하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고요. 이런 것 또한 저라는 브랜드 아닐까요? (웃음)


막연하게 바라는 것은 브랜드가 생겼을 때보다 폐업했을 때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브랜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생일이나 결혼식보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마지막 자리인 장례식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저라는 브랜드를 아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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