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주 주말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제법 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 다음 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어김없이 비가 예고되어 있어요. 여러분은 비오는 날, 기분이 어떠신가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시나요? 비마이비는 비가 좋아지게 된 단 하나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헌터의 레인부츠를 사고 나서 부터에요. 비 오는 날이 싫었던 이유를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레인부츠의 역할을 생각해 보니 그 이유가 신발이 젖는 것이 싫어서였나 봐요. 브랜드가 만든 작은 계기로 날씨에 대한 인상을 바뀌다니, 그 계기가 너무 사소하면서도,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재미있지 않나요?
오늘은 비 오는 날, 날씨에 대한 여러분의 경험을 뒤흔들어 놓을 다섯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특히 내리는 비를 막아주고, 고여 있는 물로부터 여러분을 지켜 줄 우산과 신발 브랜드를 골라 봤습니다. 비 오는 날의 경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브랜드의 이야기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후와 문화를 배경으로 출발한 브랜드들의 이야기도 모두 재미있었는데요. 여러분이 몰랐던 다섯 브랜드의 출발부터 확장과 변천사까지,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01 모든 것의 시작은 경화로부터, 에이글
에이글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시간을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브랜드입니다. 무려 170여 년 전인 1853년으로 가야 하는데요. 미국인 사업가 하이럼 허치슨이 프랑스 몽타르지에 설립한 브랜드로, 독수리를 뜻하는 프랑스어 ‘Aigle’을 통해 미국의 상징성을 함께 담았습니다. 그보다 15년 앞서 찰스 굿이어가 고무 가황 기술을 발명하였고 허치슨이 그로부터 유럽 특허권을 사들이며, 비와 진흙에 노출된 열악한 작업 환경에 처해 있었던 프랑스 노동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고무 방수화를 생산합니다. 당시 프랑스는 옆 나라 영국보다 아직 장화 시장이 덜 발달했었기에, 허치슨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미국의 기술을 프랑스 감성으로 승화하여 이 교차점에서 비와 습기를 견디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죠.
기술과 감성을 섞어 브랜드가 되다 / 자료 출처 에이글
오래된 역사만큼, 다양한 시기를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요. 특히 2005년에는 모든 제품에 녹색 독수리 로고를 적용하여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강화했고, 2024년에는 독수리를 다시 로고에 넣으며, 브랜드와 자연의 연결성을 다시금 강화했어요. 에이글은 특히나 지속가능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고, 탄소 발자국을 감축하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일찍이 아웃도어로도 분야를 넓혔던 에이글은 1993년부터는 보다 더 윤리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방식의 관광을 위한 <The Ethical Traveller’s Guide>를 발간하며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에도 이바지를 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170여 년의 시간동안 변해온 에이글의 로고 / 자료 출처 에이글
배우 이동휘를 모델로, 레인부츠 뿐 아니라 아웃도어로도 활발한 전개를 진행중인 에이글 / 자료 출처 에이글
02 모든 날씨에 적응하는, 락피쉬웨더웨어
우리가 모두 락피쉬웨더웨어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레인부츠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이 브랜드. 영국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맞서기 위해, 2004년 잉글랜드의 콘월에서 ‘락피쉬 Rockfish’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브랜드가 시작된 콘월은 영국 남서부의 해안 지방으로, 험준한 바위 해안을 따라 풍부한 어족 자원이 유명한 지역이라고 해요. Rockfish는 말 그대로 바위 근처에 사는 물고기로, 거친 바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함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종이죠. 여기에서 네이밍을 착안해, 락피쉬는 험한 날씨나 환경에서도 견디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레인 부츠를 선보입니다.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의 배경이 된 콘월 / 자료 출처 락피쉬웨더웨어 UK 웹페이지
거친 환경에서도 살아 남고 적응하는 락피쉬. 더 밝은 색을 띄는 경우가 많다 / 자료 출처 eopugetsound.org
우리나라의 에이유브랜즈는 락피쉬 브랜드의 국내 유통을 시작하는 한 편, 3년 뒤인 2013년에는 한국 상표권 및 사업권을 확보하며 우리가 지금 아는 ‘락피쉬웨더웨어’의 형태로 리브랜딩을 진행합니다. 이후 레인부츠뿐 아니라 메리제인 플랫 슈즈나 방한 부츠 등 사계절을 아우를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이죠. 10년 뒤인 2023년에는 영국 본사인 젠나(Genna)를 역인수하며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겁니다.
락피쉬와 락피쉬웨더웨어의 로고 / 자료 출처 락피쉬웨더웨어 UK 웹페이지
그 무대는 바로 현재 해운대에 5호점 오픈을 고려 중인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2022년 처음 한남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 뒤, 1년 간격으로 성수, 도산, 명동에 차례대로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 매출 중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실제로 매장에 방문하면 다양한 국적의 고객이 (심지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열광적으로 쇼핑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해외로는 일본의 편집샵 입점, 대만과 마카오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데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전진하고 있는 락피쉬웨더웨어. 그 이름처럼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의 날씨에 적응하고 종횡무진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그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03 악어처럼 어디에서든 강한, 크록스
크록스는 사실 2001년, 캐나다의 ‘Foam Creations’라는 기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Foam Creations는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Finproject Group의 북미 지부로서, 만들어진 주형 틀에 따라 제품을 성형하고 제작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에요. 크록스의 창업자로 잘 알려진 스콧 시먼스, 린든 핸슨, 조지 베덱커는 카리브해를 보트로 건너는 도중 이 샌들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직감하고, 2년 후 크로슬라이트(Croslite)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습니다. 이 기술은 수륙양용의 성질을 지녔는데, 이것이 마치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악어와 닮아 여기에서 네이밍을 착안했습니다.
비오는 날부터 휴가철, 일상, 병원 등 모든 곳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활약 중인 크록스 / 자료 출처 크록스 웹페이지
시먼스는 디자인을, 베덱커는 CEO직을, 핸슨은 운영을 총괄하며 빠르게 사업을 키워 나갔습니다. 2006년에는 지비츠를 인수해, 크록스만의 특징인 상판의 펀칭을 다시금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채울 수 있게 만들었어요. 지비츠는 자녀와 함께 집에 있던 12켤레의 크록스를 점토와 라인스톤을 활용해 꾸미는 아내 셰리 슈멜처의 모습을 본 남편 리치 슈멜처의 손에서 시작되었어요. 집의 지하실에서 온라인 판매로 시작한 지비츠는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1년 만에 22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이듬해 크록스에 1,000만 달러에 인수되었어요. 지비츠는 크록스가 확장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였고, 브랜드의 수익원이자 이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의 시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역할을 해냈습니다.
지비츠의 로고 / 자료 출처 크록스 싱가포르
크록스의 로고 변천사도 눈여겨볼 만한데요.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웃는 악어의 장난스러움과 파충류 피부의 울퉁불퉁함과 역동감이 느껴지는 서체를 활용했는데요. 2006년부터 2019년까지는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고 제품의 클로그와 백스트립을 잇는 핀에 새겨진 로고인데요. 악어의 날카로운 이빨과 가시는 사라졌고, 소문자와 동그란 서체를 활용하며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이후에는 신발 모양과 악어의 주둥이를 동시에 형상화하는 엠블럼으로 변경되었다가, 지금의 워드 타입 형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크록스 로고의 변천사 / 자료 출처 크록스
04 만드는 것과 파는 것의 선순환, 워터프론트
워터프론트의 현재까지 누적 2억 개의 우산을 판매한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품질의 우산을 만들며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하나씩 사 가는 우산이 되었죠. 약 20,00종의 우산을 만드는 워터프론트는 오사카에 1만 개의 우산을 전시한 플래그십 스토어도 운영 중이며, 각종 서점과 공항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어요. 특히 극강의 휴대성을 자랑하는데, 3단, 5단 접이식 구조로 제작되어 ‘포켓 플랫’ 모델의 경우에는 두께가 2.5cm밖에 되지 않아 자켓 안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에요. 자외선과 더위를 막아주는 ‘COKAGE+’과 ‘은행원의 양산’, 원단에 형상 기억 소재를 탑재하여 한 번의 터치로 접고 펼 수 있는 ‘QUICKSHUT’, 일본의 폭설과 태평양에서부터 불어오는 강풍을 막아주는 강인한 ‘TOYAMA’라인까지, 워터프론트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얇게, 더 가볍게 / 자료 출처 워터프론트 웹페이지
워터프론트의 스토리는 창립자 하야시 히데노부의 어릴 적 경험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5살이 되었을 무렵 이웃에 살고 있는 우산 장인이 기름 먹인 종이를 한 장 한 장 붙여 우산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끌림을 느꼈죠. 부동산과 외식업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친 후에 마흔이 넘어 ‘주식회사 슈즈 셀렉션’을 설립하고 우산 장인이 모인 이바라키현 후루카와시에 봉제 공장을 만들었어요. 디자이너 브랜드의 하청부터 시작해, 우산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으로 지금의 워터프론트까지 달려옵니다.
내부의 PU 코팅으로 높은 내수압 성능과 함께 자외선 차단까지 / 자료 출처 워터프론트
워터프론트는 늪에서도 항상 깨끗한 연꽃 잎에서 영감을 받아 천 표면에 마이크로 요철을 만들고, 공기층에 의해 물방울을 떠오르게 하는 에어 어시스트 구조를 개발했어요. 그래서 물방울과 공기의 접촉점이 매우 많아, 조금만(3도 정도) 기울여도 물방울이 굴러떨어지죠. 기본적인 기능과 동시에 고객에게는 다양한 디자인과 옵션을 통해 선택의 즐거움을 주었어요. 실패 없는 신뢰를 통해, 그림의 떡이 아닌 진짜 먹을 수 있는 떡을 주었죠. 우산에 진심인 워터프론트. 그 덕분에 우산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하야시 히데노부의 말처럼, 우리들에게는 우산 브랜드는 워터프론트 말고는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연꽃의 표면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워터 배리어 / 자료 출처 워터프론트
05 변화를 만드는 기다림, 비다림
여러분은 비 오는 날에 대한 인상이 어떠세요?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앉아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반갑기도 해요. 그런데 비 오는 아침 출근길은 어떤가요? 젖은 우산이 다리에 닿고, 빗물이 바닥에 흥건하고, 일회용 우산은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고. 이렇게 ‘비 오는 날은 왜 불쾌할까?’라는 손홍석 대표의 물음에서 시작되었어요. 디자인으로 날씨에 대한 감정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과 함께요. 그렇게 ‘비를 기다리는’ 브랜드 비다림이 시작되었죠.
우산은 유독 ‘아이디어’가 많이 붙는 품목이에요. 우산을 뒤집기도 하고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죠.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우산은 모두 같아요. 그만큼 새로운 컨셉에 머문 아이디어로 산화되는 것이죠. 손 대표는 비 오는 날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우산을 묶기 위해 축축한 끈을 잡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우산 끝에 흐르는 빗물을 모으는 비담이를 다는 등 사소한 변화로 큰 효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죠. 비다림은 그 간극의 밸런스를 잘 맞추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업브렐라’는 실리콘 밴드를 위아래로 내리며 실내외를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해주고, 빗물받이 비담이는 내 우산에서 흐르는 빗물을 책임집니다.
업브렐라(좌)는 시크하고 비담이(우)는 귀엽고, 다 하네 / 자료 출처 비다림 웹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아마 우산을 어떻게 제대로 폐기해야 하는지 혹은 직접 실천해 보신 분은 얼마 없으실 거예요. 비 오는 날 무엇보다 소중하고 없으면 안 되는 우산은 버릴 때만큼은 그 무엇보다 곤란한 존재가 되는데요. 비다림은 ‘plan b, 우산 새활용 프로젝트’를 통해 폐우산을 우산 커버로 변신 시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합니다. 우산 뿐 아니라 ‘비 오는 날’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가치를 부여하는 브랜드, 비다림. 여러분에게 비 오는 날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전커뮤니티 220 코드앤코드(@220cordncode_official)와 함께 협업할 브랜드를 찾습니다. 브랜드 세션, 팬미팅, 체험단, 콘텐츠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 수 있어요. 협업을 희망하는 브랜드는 아래 연락처로 문의해주세요! hi@bemyb.kr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최근 매주 주말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제법 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 다음 주로 넘어가는 길목에 어김없이 비가 예고되어 있어요. 여러분은 비오는 날, 기분이 어떠신가요? 비 오는 날을 좋아하시나요? 비마이비는 비가 좋아지게 된 단 하나의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헌터의 레인부츠를 사고 나서 부터에요. 비 오는 날이 싫었던 이유를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레인부츠의 역할을 생각해 보니 그 이유가 신발이 젖는 것이 싫어서였나 봐요. 브랜드가 만든 작은 계기로 날씨에 대한 인상을 바뀌다니, 그 계기가 너무 사소하면서도,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재미있지 않나요?
오늘은 비 오는 날, 날씨에 대한 여러분의 경험을 뒤흔들어 놓을 다섯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특히 내리는 비를 막아주고, 고여 있는 물로부터 여러분을 지켜 줄 우산과 신발 브랜드를 골라 봤습니다. 비 오는 날의 경험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브랜드의 이야기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후와 문화를 배경으로 출발한 브랜드들의 이야기도 모두 재미있었는데요. 여러분이 몰랐던 다섯 브랜드의 출발부터 확장과 변천사까지,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01 모든 것의 시작은 경화로부터, 에이글
에이글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시간을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브랜드입니다. 무려 170여 년 전인 1853년으로 가야 하는데요. 미국인 사업가 하이럼 허치슨이 프랑스 몽타르지에 설립한 브랜드로, 독수리를 뜻하는 프랑스어 ‘Aigle’을 통해 미국의 상징성을 함께 담았습니다. 그보다 15년 앞서 찰스 굿이어가 고무 가황 기술을 발명하였고 허치슨이 그로부터 유럽 특허권을 사들이며, 비와 진흙에 노출된 열악한 작업 환경에 처해 있었던 프랑스 노동자들을 위한 실용적인 고무 방수화를 생산합니다. 당시 프랑스는 옆 나라 영국보다 아직 장화 시장이 덜 발달했었기에, 허치슨은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미국의 기술을 프랑스 감성으로 승화하여 이 교차점에서 비와 습기를 견디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죠.
오래된 역사만큼, 다양한 시기를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 왔는데요. 특히 2005년에는 모든 제품에 녹색 독수리 로고를 적용하여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강화했고, 2024년에는 독수리를 다시 로고에 넣으며, 브랜드와 자연의 연결성을 다시금 강화했어요. 에이글은 특히나 지속가능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고, 탄소 발자국을 감축하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일찍이 아웃도어로도 분야를 넓혔던 에이글은 1993년부터는 보다 더 윤리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방식의 관광을 위한 <The Ethical Traveller’s Guide>를 발간하며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에도 이바지를 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170여 년의 시간동안 변해온 에이글의 로고 / 자료 출처 에이글
배우 이동휘를 모델로, 레인부츠 뿐 아니라 아웃도어로도 활발한 전개를 진행중인 에이글 / 자료 출처 에이글
02 모든 날씨에 적응하는, 락피쉬웨더웨어
우리가 모두 락피쉬웨더웨어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레인부츠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이 브랜드. 영국 특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맞서기 위해, 2004년 잉글랜드의 콘월에서 ‘락피쉬 Rockfish’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브랜드가 시작된 콘월은 영국 남서부의 해안 지방으로, 험준한 바위 해안을 따라 풍부한 어족 자원이 유명한 지역이라고 해요. Rockfish는 말 그대로 바위 근처에 사는 물고기로, 거친 바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함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종이죠. 여기에서 네이밍을 착안해, 락피쉬는 험한 날씨나 환경에서도 견디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레인 부츠를 선보입니다.
거친 환경에서도 살아 남고 적응하는 락피쉬. 더 밝은 색을 띄는 경우가 많다 / 자료 출처 eopugetsound.org
우리나라의 에이유브랜즈는 락피쉬 브랜드의 국내 유통을 시작하는 한 편, 3년 뒤인 2013년에는 한국 상표권 및 사업권을 확보하며 우리가 지금 아는 ‘락피쉬웨더웨어’의 형태로 리브랜딩을 진행합니다. 이후 레인부츠뿐 아니라 메리제인 플랫 슈즈나 방한 부츠 등 사계절을 아우를 수 있는 제품군을 선보이죠. 10년 뒤인 2023년에는 영국 본사인 젠나(Genna)를 역인수하며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을 겁니다.
락피쉬와 락피쉬웨더웨어의 로고 / 자료 출처 락피쉬웨더웨어 UK 웹페이지
그 무대는 바로 현재 해운대에 5호점 오픈을 고려 중인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2022년 처음 한남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 뒤, 1년 간격으로 성수, 도산, 명동에 차례대로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 매출 중 외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실제로 매장에 방문하면 다양한 국적의 고객이 (심지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열광적으로 쇼핑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해외로는 일본의 편집샵 입점, 대만과 마카오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데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전진하고 있는 락피쉬웨더웨어. 그 이름처럼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의 날씨에 적응하고 종횡무진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지, 그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03 악어처럼 어디에서든 강한, 크록스
크록스는 사실 2001년, 캐나다의 ‘Foam Creations’라는 기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Foam Creations는 이탈리아의 플라스틱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Finproject Group의 북미 지부로서, 만들어진 주형 틀에 따라 제품을 성형하고 제작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에요. 크록스의 창업자로 잘 알려진 스콧 시먼스, 린든 핸슨, 조지 베덱커는 카리브해를 보트로 건너는 도중 이 샌들이 앞으로 세상을 바꿀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직감하고, 2년 후 크로슬라이트(Croslite)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습니다. 이 기술은 수륙양용의 성질을 지녔는데, 이것이 마치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악어와 닮아 여기에서 네이밍을 착안했습니다.
시먼스는 디자인을, 베덱커는 CEO직을, 핸슨은 운영을 총괄하며 빠르게 사업을 키워 나갔습니다. 2006년에는 지비츠를 인수해, 크록스만의 특징인 상판의 펀칭을 다시금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채울 수 있게 만들었어요. 지비츠는 자녀와 함께 집에 있던 12켤레의 크록스를 점토와 라인스톤을 활용해 꾸미는 아내 셰리 슈멜처의 모습을 본 남편 리치 슈멜처의 손에서 시작되었어요. 집의 지하실에서 온라인 판매로 시작한 지비츠는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1년 만에 22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이듬해 크록스에 1,000만 달러에 인수되었어요. 지비츠는 크록스가 확장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였고, 브랜드의 수익원이자 이후에 이루어지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의 시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역할을 해냈습니다.
지비츠의 로고 / 자료 출처 크록스 싱가포르
크록스의 로고 변천사도 눈여겨볼 만한데요.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웃는 악어의 장난스러움과 파충류 피부의 울퉁불퉁함과 역동감이 느껴지는 서체를 활용했는데요. 2006년부터 2019년까지는 가장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고 제품의 클로그와 백스트립을 잇는 핀에 새겨진 로고인데요. 악어의 날카로운 이빨과 가시는 사라졌고, 소문자와 동그란 서체를 활용하며 보다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이후에는 신발 모양과 악어의 주둥이를 동시에 형상화하는 엠블럼으로 변경되었다가, 지금의 워드 타입 형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크록스 로고의 변천사 / 자료 출처 크록스
04 만드는 것과 파는 것의 선순환, 워터프론트
워터프론트의 현재까지 누적 2억 개의 우산을 판매한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품질의 우산을 만들며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관광객들도 하나씩 사 가는 우산이 되었죠. 약 20,00종의 우산을 만드는 워터프론트는 오사카에 1만 개의 우산을 전시한 플래그십 스토어도 운영 중이며, 각종 서점과 공항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어요. 특히 극강의 휴대성을 자랑하는데, 3단, 5단 접이식 구조로 제작되어 ‘포켓 플랫’ 모델의 경우에는 두께가 2.5cm밖에 되지 않아 자켓 안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에요. 자외선과 더위를 막아주는 ‘COKAGE+’과 ‘은행원의 양산’, 원단에 형상 기억 소재를 탑재하여 한 번의 터치로 접고 펼 수 있는 ‘QUICKSHUT’, 일본의 폭설과 태평양에서부터 불어오는 강풍을 막아주는 강인한 ‘TOYAMA’라인까지, 워터프론트는 상황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워터프론트의 스토리는 창립자 하야시 히데노부의 어릴 적 경험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5살이 되었을 무렵 이웃에 살고 있는 우산 장인이 기름 먹인 종이를 한 장 한 장 붙여 우산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끌림을 느꼈죠. 부동산과 외식업 등 다양한 경험을 거친 후에 마흔이 넘어 ‘주식회사 슈즈 셀렉션’을 설립하고 우산 장인이 모인 이바라키현 후루카와시에 봉제 공장을 만들었어요. 디자이너 브랜드의 하청부터 시작해, 우산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으로 지금의 워터프론트까지 달려옵니다.
내부의 PU 코팅으로 높은 내수압 성능과 함께 자외선 차단까지 / 자료 출처 워터프론트
워터프론트는 늪에서도 항상 깨끗한 연꽃 잎에서 영감을 받아 천 표면에 마이크로 요철을 만들고, 공기층에 의해 물방울을 떠오르게 하는 에어 어시스트 구조를 개발했어요. 그래서 물방울과 공기의 접촉점이 매우 많아, 조금만(3도 정도) 기울여도 물방울이 굴러떨어지죠. 기본적인 기능과 동시에 고객에게는 다양한 디자인과 옵션을 통해 선택의 즐거움을 주었어요. 실패 없는 신뢰를 통해, 그림의 떡이 아닌 진짜 먹을 수 있는 떡을 주었죠. 우산에 진심인 워터프론트. 그 덕분에 우산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하야시 히데노부의 말처럼, 우리들에게는 우산 브랜드는 워터프론트 말고는 떠오르지 않을 것 같아요.
05 변화를 만드는 기다림, 비다림
여러분은 비 오는 날에 대한 인상이 어떠세요?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며 앉아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반갑기도 해요. 그런데 비 오는 아침 출근길은 어떤가요? 젖은 우산이 다리에 닿고, 빗물이 바닥에 흥건하고, 일회용 우산은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고. 이렇게 ‘비 오는 날은 왜 불쾌할까?’라는 손홍석 대표의 물음에서 시작되었어요. 디자인으로 날씨에 대한 감정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과 함께요. 그렇게 ‘비를 기다리는’ 브랜드 비다림이 시작되었죠.
우산은 유독 ‘아이디어’가 많이 붙는 품목이에요. 우산을 뒤집기도 하고 이런 모양 저런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죠.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우산은 모두 같아요. 그만큼 새로운 컨셉에 머문 아이디어로 산화되는 것이죠. 손 대표는 비 오는 날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우산을 묶기 위해 축축한 끈을 잡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고, 우산 끝에 흐르는 빗물을 모으는 비담이를 다는 등 사소한 변화로 큰 효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죠. 비다림은 그 간극의 밸런스를 잘 맞추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업브렐라’는 실리콘 밴드를 위아래로 내리며 실내외를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해주고, 빗물받이 비담이는 내 우산에서 흐르는 빗물을 책임집니다.
아마 우산을 어떻게 제대로 폐기해야 하는지 혹은 직접 실천해 보신 분은 얼마 없으실 거예요. 비 오는 날 무엇보다 소중하고 없으면 안 되는 우산은 버릴 때만큼은 그 무엇보다 곤란한 존재가 되는데요. 비다림은 ‘plan b, 우산 새활용 프로젝트’를 통해 폐우산을 우산 커버로 변신 시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합니다. 우산 뿐 아니라 ‘비 오는 날’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가치를 부여하는 브랜드, 비다림. 여러분에게 비 오는 날은 어떤 의미인가요?
간편하게 돌려서 슥 / 자료 출처 비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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