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 여행이 끌려 후기들을 찾아보다 재미난 영상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요. '3일 동안 GPT 명령대로 여행하면 생기는 일.' 여행사 직원 세 명이 챗GPT가 짜준 실시간 일정대로 홍콩을 여행하는 겁니다. 심지어 이번 여행 호스트가 된 직원은 챗GPT를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대요.
"아니, 똑바로 말하라고!"와 "죄송합니다"가 난무하하는 인간과 AI의 티키타카, 엉터리 맛집 정보에 낚여 허탕 친 일정에 저항 없이 터졌다가, 이따금 발휘되는 GPT의 명소 큐레이션에 푹 빠져 봤더니 어느새 21분. 더 놀라운 건, 영상 출처가 ‘하나투어’라는 사실입니다. 알고보니 홍콩 여행 상품 홍보였던 이 영상은 조회수 2만 회를 기록했고, 이후에 나온 콘텐츠들도 연이어 터지며 MZ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고 있다는데요.
이 브랜드가 흥미로운 건 단지 콘텐츠 때문만은 아닙니다. 2030 전용 테마형 패키지로 효도 상품 이미지를 벗겨냈고, AI로 고객의 취향을 읽어 일정을 먼저 제안하는 기술력까지 갖췄죠. 오래된 여행사에서 MZ세대가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된 하나투어. 이들의 비즈니스 전략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01 132만이 속았다, 쿼카가 낚은 여행사의 정체
여행업계 터줏대감 하나투어가 그들의 업력보다도 어린 세대와 통하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쿼카’였어요. ‘나 안아’ 밈과 함께 등장한 쿼카 브이로그 ‘무해한 여행’은 MZ 세대의 시선을 단숨에 끌었죠. 귀여운 동물, ‘쿼카s are 완전 vegetarian.’ 같은 엉뚱한 영어 나레이션이 더해진 이 영상은 누적 조회수 132만 회, 댓글 2,800여 개를 기록하며 여행지 소개에 머물렀던 전통 홍보 방식을 비틀었습니다.
’무해한 여행’은 귀여운 쿼카와 재치 있는 영어 나레이션으로 130만 뷰를 기록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하나투어는 왜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을까요? 여행 수요가 폭증하던 팬데믹 이후, 단편적인 여행지 소개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동시에 안전한 여행에 대한 니즈도 커졌고요. 그래서 하나투어는 광고 색을 과감히 걷어내고, 재미와 친근함으로 다가가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 방향은 여행의 본질인 즐거움과 공감, 그리고 하나투어가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과도 맞닿아 있었죠.
바이럴의 성공 포인트는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 있었습니다. 하나투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감성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했했어요. “여행 계획이 막막할 땐 하나만 기억해 봐”라는 가사와 함께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한 20초짜리 바이럴 송 ‘이번 여행 어떡하냐’는 1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함께 진행한 공유 이벤트에는 930여 명이 참여해 200건 넘는 스토리로 공유됐죠. 이처럼 탈 광고형 공감 콘텐츠는 MZ세대와 정서적 연결을 만들며, 하나투어를 ‘찾아보고 싶은’ 여행사로 각인시켰어요.
고양이가 여행의 막막함을 노래한 바이럴송은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 MZ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02 대만에서 위스키, 사파에서 요가. 같이 할래?
‘패키지여행=부모님 효도 상품.’ 여러분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나요? 그럴 법도 합니다. 패키지 상품은 오랫동안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조금 다릅니다. ‘대만 위스키 투어’,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모두 하나투어가 제안한 새로운 패키지의 모습이에요.
하나투어X여행에미치다의 밍글링 투어. 특정 테마를 주제로 2030 또래가 함께 즐기는 여행 / 자료출처 여행에 미치다
하나투어는 2030 세대의 뾰족한 취향을 공략한 ‘밍글링 투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여행에 미치다와 만든 이 상품은, 공동동관심사를 가진 또래들이 호스트와 함께 특정 테마를 즐기는 소셜 여행이에요. 여행 전엔 오픈 채팅방에서 미리 친해지고, 현지에서는 밍글링 타임으로 유대감을 쌓죠. 밍글링 투어의 핵심이자 차별점은 바로 이 ‘관계 형성’에 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좋아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정확히 짚은 전략이죠.
베트남 사파에서 진행된 웰니스 투어 중 요가 클래스 / 자료출처 하나투어
밍글링 투어에 함께 한 참여자들은 여행의 순간들을 콘텐츠로 담아 공유되고 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홈페이지
당일 완판, 앵콜 요청 쇄도. 상품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이후엔 취향 부담을 덜고 관계에 집중한 ‘밍글링 투어 Light’도 출시됐죠 여행의 만족도는 이제 ‘어디’보다 ‘누구와 어떻게’에 쏠리고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이 변화를 빠르게 읽고, 테마와 커뮤니티를 엮은 새로운 여행 방식을 제시하고 있어요.
03 세계가 반한 한국 맛 여행, K패키지
하나투어의 여행 패키지, 이제 한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최근 싱가포르에 새 법인을 세우며, 글로벌 여행 플랫폼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죠. 타깃은 ‘글로벌 바운드.’ 내국인의 해외 여행(아웃바운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고객이 제3국으로 떠날 때도 하나투어를 선택하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름하여 ‘K패키지.’
해외에서 K패키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 뜻밖에도 ‘빡빡한 일정’ 덕분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알차게 여행하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여행 스타일이 효율적이면서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간 거죠. 여기에 K팝, K드라마로 높아진 한국 호감도까지 더해져, 동남아시아를 기점으로 K패키지는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단 기간에 주요 관광지는 구경은 물론, 이색 테마 체험 가능한 한국식 여행이 해외에 주목받고 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이제 하나투어는 여행을 키워드로, K문화의 한 축을 직접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중개를 넘어 고유의 여행 콘텐츠를 기획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는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죠.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중국·일본·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자체 상품을 설계해 국경을 넘나들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04 말 잘 듣는 브랜드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
올해로 서른두 살이 된 하나투어. 오랜 사랑을 받아온 비결엔 고객과 더 촘촘히 연결되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팔기보다, 고객의 불만을 듣고 꾸준히 개선해 온 시간이 지금의 하나투어를 만들었죠.
그중 하나가 ‘하나팩2.0’입니다. 강제 쇼핑, 선택 관광 추가 요금, 가이드 팁 부담 등 패키지여행의 고질적 불편을 없애고, 합리적인 가격과 투명한 안내로 바꾼 고객 중심의 여행 상품이에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고객만족도는 2019년 77점에서 2025년 86점으로, 패키지 이용률은 2019년 8%에서 2024년 31%로 껑충 뛰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단단한 신뢰에 힘입어 올해 1월엔 테마를 더한 ‘하나팩 3.0’도 출시했죠.
하나팩 2.0 영상. 모델 김태리와 가상 친구 하나의 훗카이도 온천 여행기를 볼 수 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고객의 불만이 전략이 된 또 다른 사례는 동물 학대 우려가 이는 일정을 폐지한 일입니다. 채찍질이 동반된 우마차나 열악한 환경 속 악어쇼 대신, 생명과 교감하는 친환경 체험으로 여행의 방향을 재설계하고 있어요.
하나투어는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에 맞춰 동물을 보호하는 친환경 경험으로 개선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이는 2021년 ESG 경영을 도입 후 윤리적 소비를 반영한 결과였죠. 예컨대 코끼리 트래킹 대신 보호구역에서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방식으로요. 불만을 외면하지 않고 듣고 고치는 힘. 이것이야말로 하나투어가 오래도록 신뢰받는 강력한 이유가 아닐까요?
05 계획 짜기 막막할 때 불러요, 하이(H-AI)!
기발한 콘텐츠와 테마형 패키지로 고공행진 중인 하나투어. 이번엔 업계 최초로 AI 혁신까지 선도했습니다. 올해 3월, 여행 특화 AI 서비스 ‘하이(H-AI)’를 선보였죠. 가벼운 인사 ‘Hi’에서 딴 이름, 손을 흔드는 모양과 말을 거는 듯한 음성 파형을 형상화한 UI는 친밀감을 더합니다. 이 친구의 얼굴은 하나투어 앱 하단에 있어요.
올해 3월, 하나투어가 새롭게 선보인 AI 에이전트 ‘하이(H-ai)’ / 자료출처 하나투어
하지만 친근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꽤 똑똑해요. 오픈AI GPT, AWS 클로드(Claude) 등 여러 대규모언어모델(MLL)을 조합했거든요. 물론 이미 챗봇 기반의 상담 서비스는 있었지만, 하이(H-AI)는 더 정교하게 진화한 버전입니다. 고객 여정을 주도적으로 지원하며 여행의 전 과정을 함께하죠.
하이(H-AI)에게 2인 기준, 5만원 대 좋은 레스토랑을 묻자 여러 식당을 추천해주었다./ 자료출처 이주영 에디터 캡쳐
구체적으로는, GPT가 고객의 관심사와 최근 본 상품을 분석해 맞춤 일정을 먼저 제안해요. 클로드는 실시간 상담이나 취소 수수료 조회 등 문의를 신속히 처리하죠. 이 고도화된 기술은 여행 업계에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여행사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라는 시장의 질문에, 하나투어의 도전은 기술과 경험을 결합한 근사한 해답이 되었어요.
하나투어의 전략적 감각이 담긴 콘텐츠, 상품, 소통 방식은 여행의 기준을 다시 썼습니다. 단순한 예약 대행을 넘어 콘텐츠 기획부터 여행 디자인, 기술까지 아우르는 역할로 확장되었죠. 타깃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시대의 밈을 읽고, 취향을 겨냥하며, 기술과 감성을 품은 하나투어. 여행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이들의 도전은 소비자에겐 더 풍부한 여행 경험으로, 업계엔 여행사의 내일을 그려볼 실마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일상에 작은 흠이 생기면, 흥으로 덮어버리는 흥 컬렉터. 몸을 움직이기까지 몇 번이고 망설이지만, 감정만큼은 결코 게으르지 않습니다. 책, 음악, 음식, 장소 등 흥미로운 것에 푹 빠지면 보고, 듣고, 맛보며 비밀 구글 폴더에 기록하는 게 취미예요. 덕분에 산업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어느 해엔 방송 프로그램과 독립 출판물을, 지금은 직장인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IT 서비스를 알리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탐구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나면, 그 매력을 제대로 알 때까지 진득하게 파고들어요. 한 편의 이야기로 브랜드를 풀어내는 지금처럼요.
editor | BemyB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 자산의 무단 사용 및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콘텐츠의 활용을 금지합니다>
최근 홍콩 여행이 끌려 후기들을 찾아보다 재미난 영상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요. '3일 동안 GPT 명령대로 여행하면 생기는 일.' 여행사 직원 세 명이 챗GPT가 짜준 실시간 일정대로 홍콩을 여행하는 겁니다. 심지어 이번 여행 호스트가 된 직원은 챗GPT를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대요.
"아니, 똑바로 말하라고!"와 "죄송합니다"가 난무하하는 인간과 AI의 티키타카, 엉터리 맛집 정보에 낚여 허탕 친 일정에 저항 없이 터졌다가, 이따금 발휘되는 GPT의 명소 큐레이션에 푹 빠져 봤더니 어느새 21분. 더 놀라운 건, 영상 출처가 ‘하나투어’라는 사실입니다. 알고보니 홍콩 여행 상품 홍보였던 이 영상은 조회수 2만 회를 기록했고, 이후에 나온 콘텐츠들도 연이어 터지며 MZ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고 있다는데요.
이 브랜드가 흥미로운 건 단지 콘텐츠 때문만은 아닙니다. 2030 전용 테마형 패키지로 효도 상품 이미지를 벗겨냈고, AI로 고객의 취향을 읽어 일정을 먼저 제안하는 기술력까지 갖췄죠. 오래된 여행사에서 MZ세대가 먼저 찾는 브랜드가 된 하나투어. 이들의 비즈니스 전략을 하나씩 살펴볼게요.
01 132만이 속았다, 쿼카가 낚은 여행사의 정체
여행업계 터줏대감 하나투어가 그들의 업력보다도 어린 세대와 통하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쿼카’였어요. ‘나 안아’ 밈과 함께 등장한 쿼카 브이로그 ‘무해한 여행’은 MZ 세대의 시선을 단숨에 끌었죠. 귀여운 동물, ‘쿼카s are 완전 vegetarian.’ 같은 엉뚱한 영어 나레이션이 더해진 이 영상은 누적 조회수 132만 회, 댓글 2,800여 개를 기록하며 여행지 소개에 머물렀던 전통 홍보 방식을 비틀었습니다.
’무해한 여행’은 귀여운 쿼카와 재치 있는 영어 나레이션으로 130만 뷰를 기록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하나투어는 왜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을까요? 여행 수요가 폭증하던 팬데믹 이후, 단편적인 여행지 소개만으론 설득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동시에 안전한 여행에 대한 니즈도 커졌고요. 그래서 하나투어는 광고 색을 과감히 걷어내고, 재미와 친근함으로 다가가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 방향은 여행의 본질인 즐거움과 공감, 그리고 하나투어가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과도 맞닿아 있었죠.
바이럴의 성공 포인트는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에 있었습니다. 하나투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감성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했했어요. “여행 계획이 막막할 땐 하나만 기억해 봐”라는 가사와 함께 고양이 캐릭터가 등장한 20초짜리 바이럴 송 ‘이번 여행 어떡하냐’는 1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함께 진행한 공유 이벤트에는 930여 명이 참여해 200건 넘는 스토리로 공유됐죠. 이처럼 탈 광고형 공감 콘텐츠는 MZ세대와 정서적 연결을 만들며, 하나투어를 ‘찾아보고 싶은’ 여행사로 각인시켰어요.
고양이가 여행의 막막함을 노래한 바이럴송은 감성적 공감을 이끌어 MZ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02 대만에서 위스키, 사파에서 요가. 같이 할래?
‘패키지여행=부모님 효도 상품.’ 여러분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나요? 그럴 법도 합니다. 패키지 상품은 오랫동안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조금 다릅니다. ‘대만 위스키 투어’, ‘아이슬란드 오로라 투어.’ 모두 하나투어가 제안한 새로운 패키지의 모습이에요.
하나투어는 2030 세대의 뾰족한 취향을 공략한 ‘밍글링 투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여행에 미치다와 만든 이 상품은, 공동동관심사를 가진 또래들이 호스트와 함께 특정 테마를 즐기는 소셜 여행이에요. 여행 전엔 오픈 채팅방에서 미리 친해지고, 현지에서는 밍글링 타임으로 유대감을 쌓죠. 밍글링 투어의 핵심이자 차별점은 바로 이 ‘관계 형성’에 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좋아하는 MZ세대의 감성을 정확히 짚은 전략이죠.
당일 완판, 앵콜 요청 쇄도. 상품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이후엔 취향 부담을 덜고 관계에 집중한 ‘밍글링 투어 Light’도 출시됐죠 여행의 만족도는 이제 ‘어디’보다 ‘누구와 어떻게’에 쏠리고 있습니다. 하나투어는 이 변화를 빠르게 읽고, 테마와 커뮤니티를 엮은 새로운 여행 방식을 제시하고 있어요.
03 세계가 반한 한국 맛 여행, K패키지
하나투어의 여행 패키지, 이제 한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최근 싱가포르에 새 법인을 세우며, 글로벌 여행 플랫폼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죠. 타깃은 ‘글로벌 바운드.’ 내국인의 해외 여행(아웃바운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고객이 제3국으로 떠날 때도 하나투어를 선택하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이름하여 ‘K패키지.’
해외에서 K패키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 뜻밖에도 ‘빡빡한 일정’ 덕분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알차게 여행하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여행 스타일이 효율적이면서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간 거죠. 여기에 K팝, K드라마로 높아진 한국 호감도까지 더해져, 동남아시아를 기점으로 K패키지는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이제 하나투어는 여행을 키워드로, K문화의 한 축을 직접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중개를 넘어 고유의 여행 콘텐츠를 기획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는 플랫폼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죠.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중국·일본·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자체 상품을 설계해 국경을 넘나들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04 말 잘 듣는 브랜드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
올해로 서른두 살이 된 하나투어. 오랜 사랑을 받아온 비결엔 고객과 더 촘촘히 연결되려는 노력도 있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팔기보다, 고객의 불만을 듣고 꾸준히 개선해 온 시간이 지금의 하나투어를 만들었죠.
그중 하나가 ‘하나팩2.0’입니다. 강제 쇼핑, 선택 관광 추가 요금, 가이드 팁 부담 등 패키지여행의 고질적 불편을 없애고, 합리적인 가격과 투명한 안내로 바꾼 고객 중심의 여행 상품이에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고객만족도는 2019년 77점에서 2025년 86점으로, 패키지 이용률은 2019년 8%에서 2024년 31%로 껑충 뛰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단단한 신뢰에 힘입어 올해 1월엔 테마를 더한 ‘하나팩 3.0’도 출시했죠.
하나팩 2.0 영상. 모델 김태리와 가상 친구 하나의 훗카이도 온천 여행기를 볼 수 있다 / 자료출처 하나투어 유튜브
고객의 불만이 전략이 된 또 다른 사례는 동물 학대 우려가 이는 일정을 폐지한 일입니다. 채찍질이 동반된 우마차나 열악한 환경 속 악어쇼 대신, 생명과 교감하는 친환경 체험으로 여행의 방향을 재설계하고 있어요.
이는 2021년 ESG 경영을 도입 후 윤리적 소비를 반영한 결과였죠. 예컨대 코끼리 트래킹 대신 보호구역에서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방식으로요. 불만을 외면하지 않고 듣고 고치는 힘. 이것이야말로 하나투어가 오래도록 신뢰받는 강력한 이유가 아닐까요?
05 계획 짜기 막막할 때 불러요, 하이(H-AI)!
기발한 콘텐츠와 테마형 패키지로 고공행진 중인 하나투어. 이번엔 업계 최초로 AI 혁신까지 선도했습니다. 올해 3월, 여행 특화 AI 서비스 ‘하이(H-AI)’를 선보였죠. 가벼운 인사 ‘Hi’에서 딴 이름, 손을 흔드는 모양과 말을 거는 듯한 음성 파형을 형상화한 UI는 친밀감을 더합니다. 이 친구의 얼굴은 하나투어 앱 하단에 있어요.
하지만 친근한 겉모습과 달리 속은 꽤 똑똑해요. 오픈AI GPT, AWS 클로드(Claude) 등 여러 대규모언어모델(MLL)을 조합했거든요. 물론 이미 챗봇 기반의 상담 서비스는 있었지만, 하이(H-AI)는 더 정교하게 진화한 버전입니다. 고객 여정을 주도적으로 지원하며 여행의 전 과정을 함께하죠.
하이(H-AI)에게 2인 기준, 5만원 대 좋은 레스토랑을 묻자 여러 식당을 추천해주었다./ 자료출처 이주영 에디터 캡쳐
구체적으로는, GPT가 고객의 관심사와 최근 본 상품을 분석해 맞춤 일정을 먼저 제안해요. 클로드는 실시간 상담이나 취소 수수료 조회 등 문의를 신속히 처리하죠. 이 고도화된 기술은 여행 업계에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의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여행사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라는 시장의 질문에, 하나투어의 도전은 기술과 경험을 결합한 근사한 해답이 되었어요.
하나투어의 전략적 감각이 담긴 콘텐츠, 상품, 소통 방식은 여행의 기준을 다시 썼습니다. 단순한 예약 대행을 넘어 콘텐츠 기획부터 여행 디자인, 기술까지 아우르는 역할로 확장되었죠. 타깃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시대의 밈을 읽고, 취향을 겨냥하며, 기술과 감성을 품은 하나투어. 여행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이들의 도전은 소비자에겐 더 풍부한 여행 경험으로, 업계엔 여행사의 내일을 그려볼 실마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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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비레터 객원에디터 | 이주영
일상에 작은 흠이 생기면, 흥으로 덮어버리는 흥 컬렉터. 몸을 움직이기까지 몇 번이고 망설이지만, 감정만큼은 결코 게으르지 않습니다. 책, 음악, 음식, 장소 등 흥미로운 것에 푹 빠지면 보고, 듣고, 맛보며 비밀 구글 폴더에 기록하는 게 취미예요. 덕분에 산업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어느 해엔 방송 프로그램과 독립 출판물을, 지금은 직장인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IT 서비스를 알리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탐구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나면, 그 매력을 제대로 알 때까지 진득하게 파고들어요. 한 편의 이야기로 브랜드를 풀어내는 지금처럼요.
editor | BemyB
my B letter의 본문과 큐레이션을 포함, 비마이비의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비마이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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