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홀맨을 깨운 사람들, 홀맨이 깨어난 이유 | LG유플러스 고객 경험 마케팅 팀 <2>


<홀맨을 깨운 사람들, 홀맨이 깨어난 이유> 1편에 이어서

*LG유플러스 고객경험마케팅팀 장지웅(J) , 홍두철(H), 이예주(L), 문지원(M), 김세중(K) 



“ 기업 마스코트가 아닌 캐릭터로서 다가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해서 인기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저희 캐릭터라는 것도 알아주실테니까. 그렇게 브랜드의 팬이 되어 가는게 아닐까요?  ”


 

III. 홀맨 크루

 

홀맨 크루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겠어요?


L 우선 18년 만에 홀맨을 깨운 충저니, 동묘의 패션리더 견(犬)이자 홀맨을 졸졸 따라다니는 아지가 홀맨의 친구들이에요. 무너는 홀맨 크루에서 빌런을 맡고 있고 해신탕 집에서 탄생했다는 비화(?)를 갖고 있습니다.

K 지금 운영는 무너랩에는 무너 브이로그가 있어요. 무너의 일상을 찍어서 올리는 공간인데, 홀맨 팝업스토어에 무너가 방문해서 “난 왜 이런 거 안 해줘” 하며 팝업 스토어를 훼방을 놓는 에피소드도 있죠.


실무적으로 정말 궁금해요. 이런 크루는 어떻게 만드세요? 왜 오징어가 아니라 문어이고, 고양이가 아니라 강아지일까요? 


M 홀맨이 눈, 코, 입이 없다 보니 감정 표현을 도와줄 수 있는 반려동물이 필요했고, ‘홀맨을 항상 따라다니기엔 강아지가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긴장감을 위해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을 넣자’라는 생각으로 무너를 만들었고요. 사실 무너는 소시지가 될 뻔 했어요. (다리는 칼집, 머리 위의 초장은 케첩이었죠.) 그런데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서 태어났다는 설정은 썩 흥미가 당기지 않더라고요.

좀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위해 해신탕 집에서 생명을 얻었고, 불 때문에 화가 많은 친구라는 스토리를 담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소시지가 문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충저니는 가장 먼저 세팅했던 캐릭터로 홀맨이 잠에서 깨어나는 서사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죠.

 

충저니의 저니를 journey로 지으신 이유는 뭔가요?


M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예요. 비록 단종된 충전기 모델이지만 마음만은 신문물을 받아들이려는 얼리어답터라서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만들어 봤습니다. 실제로 홀맨의 신문물 적응기를 도와주고 있고요.


왜 무너를 따로 끄집어 내셔서 ‘무너랩’을 만드셨나요?


K 무너랩은 MZ세대 고객들에게 유플러스의 상품 서비스를 어떻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만든 공간이에요. ‘기발한 발명, 무너 박사가 만드는 발명품’이라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홀맨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볼까? 하는 고민은 없으셨나요?


J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캐릭터가 혼자면 사실 할 수 있는 게 한정적이잖아요. 홀맨을 다시 깨우는 과정에서 업계에서 성공한 캐릭터를 만들어 낸 리더급 담당자나 실무자들을 많이 만나봤어요. 그 때 굉장히 와 닿았던 얘기가 ‘혼자 있는 캐릭터는 세계관을 넓히기 어려워서 고민’이라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홀맨에게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 주자고 의견을 모았죠. 그래야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처음부터 세계관을 염두하고 계셨군요.


J 세계관이 있어야 콘텐츠가 나오고 스토리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커다란 맥락과 기본적인 설정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죠. 대신 처음에는 러프한 설정으로 가되 그 뒤의 스토리들은 팬들과 소통하면서 확장해 나가자는 전략이었어요.



어서 빨리 홀맨 크루에 다른 멤버도 영입되어, 더 크게 성장할 홀맨 유니버스가 기대돼요! / [자료 홀맨]


이렇게 얘기만 들어도 진심으로 애정을 갖고 캐릭터를 키운다는 것이 느껴져요. 우리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해야 캐릭터가 더 커지는데 그런 부분에서 잘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일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M 저는 캐릭터 세계관을 만들 때 팬들의 의견을 제때 알아채는 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홀맨, 무너, 아지, 충저니의 세계관은 각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 캐릭터 간의 기본적인 관계 정도만 설정되어 있고 이 밖에 디테일한 부분은 팬들의 반응을 보며 유기적으로 확장, 변화하는 오픈형 세계관 전략이에요. 그러다 보니 팬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팬분들께서 너무 재미있는 의견을 많이 주셔서 팬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위해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그럼에도 너무 소중한 의견들을 많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어요.

J 애정으로 키워내는 일이라 즐겁긴 하지만 실무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긴 해요. 홀맨과 무너가 점점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회사 내 다른 부서에서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요청이 밀려들고 있어요. 헌데 저희는 홀맨을 단순 디자인 요소가 아닌 브랜드 자산이라고 보고 있어서, 홀맨 팬들이 생각하는 홀맨과 다른 모습으로 캐릭터의 이미지가 소모되는 활동은 가급적 지양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가끔 다른 부서 담당자분들께 어쩔 수 없이 죄송한 말씀을 드리게 될 때 좀 힘든 것 같아요.


캐릭터의 인지도 확장과 소모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홀맨 크루에게 있어 의미 있는 활동이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홀맨 크루의 세계관을 해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가 노출되는 채널과 타깃도 봐요. 홀맨 크루를 MZ세대에게 알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콜라보레이션 활동 위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홀맨 이미지만 쓰고 싶어 하는 곳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 관련 활동도 마찬가지에요. 저희는 홀맨 크루 캐릭터들이 팬들의 마음과 인기를 얻기도 전에 유플러스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리는 건 원치 않아요. 단순한 기업 마스코트가 아닌 캐릭터로서 고객들에게 다가가면 좋겠어요. 캐릭터 얼굴에 특정 기업의 도장이 찍히는 것보다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매력에 빠지고 나면 저희가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고객분들은 홀맨, 무너, 아지, 충저니를 보고 LG유플러스를 떠올리실 거예요.



IV. 요즘 마케팅

 

“  브랜딩을 하다 보면 매순간 흔들릴 수밖에 없죠. 특히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이게 재미있다, 없다’는 얘기가 계속 들리니까요.

하지만 재미가 좀 없으면 안 되나요? 우리 캐릭터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죠  ”

 

MZ 세대의 마케팅과 트렌드를 위해 ‘우리가 한 번 해보니 이런 것이 중요하더라, 필요하더라’라고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L 저는 타깃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너랩을 운영하면서 어떤 콘텐츠와 전달 방식이 가장 MZ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게 되었어요. 무너랩에서는 ‘우리 상품은 이거’라는 식의 뻔한 설명은 하지 않아요. 대신 강아지의 자동 급여를 도와주는 IoT 기기에 ‘간식을 끊지 못하는 친구의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메이트’라는 재미있는 해석을 입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죠. 콘텐츠 기획 회의 때마다 항상 기대했던 반응을 얻는 건 아니지만 타깃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사고와 시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필요한 건 깊이 있게 한 우물을 파기위한 인내심인 것 같아요. 실무자 뿐만 아니라 리더분들께서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실 수 있도록 끈임없이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해요. 캐릭터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잘 크기 위해선 굉장히 오랜 시간과 리소스가 투입되어야 하잖아요. 좋은 브랜드라면 아이덴티티와 메시지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 근본이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다 보면 너무 다른 의견들이 많아 흔들릴 때도 많아요. 재미없다는 말을 들으면 특히 불안해지죠. 그렇지만 모든 브랜드가 꼭 재밌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재미라는 것도 종류가 다양해서 깔깔거리고 웃는 재미가 있는가 하면 심각함 속에서 느끼는 재미도 있잖아요? 우리 브랜드, 우리 캐릭터의 중심과 테마가 무엇인지 늘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마케터로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리고 각자 느끼시는 요즘의 트렌드도 소개해 주세요.


K 습관적으로 유튜브 광고를 챙겨보고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유튜브 프리미엄도 결제하지 않고 스스로를 광고에 많이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홀맨이 이런 인플루언서와 함께 뭔가 해볼 수도 있겠다는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죠. 이벤트나 행사에 많이 참여하면서 고객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L 마케팅 업무를 하며 관련 기사를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어요. 다양한 앱이나 사이트에 수시로 들어가 보며 ‘여기선 이런 거 하는구나’, ‘요즘은 이런 거 많이 하는구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신저에 메모장처럼 기록하고 있어요. 마케팅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이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늘 다양한 방법으로 고민하고 있어요. 요즘은 OTT 덕후입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유플러스 티비 등 가리지 않고 여러 OTT를 넘나들면서 영화나 드라마에 빠져있어요. 

H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숏폼 영상 매체를 즐겨 보면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 아래 달린 댓글을 전부 다 봐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댓글 확인이 습관이 됐죠. 마케팅을 하려면 트렌드 미디어에 계속 발을 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MZ세대를 알기 위해선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M 트렌드에 민감한 업무다 보니 뭐가 뜬다 하면 다 찾아서 직접 해 보고 있어요. 원래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캐릭터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맡다 보니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이제는 유행을 제가 제일 먼저 알지 못하면 화가 날 정도에요. 나이 어린 동생이 ‘요즘 이런 거 뜬다던데?’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그걸 파요. 같은 클립도 업로드 되는 채널마다 모이는 사람들의 특성이 다르다 보니 채널별로 반응을 확인하죠. 댓글도 시간순으로 확인하면서 사람들의 생각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도 트래킹해요.

요즘엔 저도 넷플릭스에 빠져있습니다. 좋아하는 시리즈에 제가 봐야 할 에피소드가 아직 남아있을 때 든든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에 여러 개의 콘텐츠를 봐요. 월요일엔 이거, 화요일엔 저거 이런 식으로요. 친구들과도 늘 넷플릭스 얘기를 하면서 소스를 얻고 봐야 할 목록에 차곡차곡 추가해두죠. 특히 연애 프로그램이 굉장히 핫하더군요.

J 작년부터 현재까지 홀맨을 누구보다 사랑해주시고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 분들과 함께 홀맨을 키워 나가고 있어요. 그분들과 함께 업무를 하며 느낀 게 공통적으로 ‘덕질’을 사랑하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과거엔 ‘덕질’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요즘은 한 분야에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꼭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끝까지 파 보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오히려 트렌디하다고 여겨지고 있죠. 저도 유행을 쫓는 것 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끝까지 파보는 ‘덕력’을 높여서 홀맨의 ‘덕질러’ 양성(?)에 힘쓰고 있어요. 홀맨 크루를 ‘덕질’하는 찐팬분들도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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