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큐레이션]#97 침대 밖이 오히려 좋아! 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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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레터 구독자 여러분, 시몬스SIMMONS 아시죠? 네, 맞아요. 150년이 넘은 대표적인 글로벌 침대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최근 몇 년간, 이 브랜드의 활동에서 침대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광고를 포함하여 성수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해운대 그로서리 스토어, 최근 오픈한 청담 그로서리 스토어 등 시몬스의 브랜딩에서 침대를 눈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어요!

제품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소개해주어도 모자를 무한 경쟁 시대에, 자신의 메인 제품을 빼버리다니요. 시몬스가 침대를 빼버린 자리에 어떤 메시지를 채워 넣었을지, 이들의 의도는 무엇인지. 시몬스의 브랜딩이 궁금해집니다.




시몬스의 침대는 무엇이 다를까?


어떤 브랜드가 되었던 아무리 재미있는 브랜딩 전략을 펼치더라도, 브랜드의 본질이 흔들린다면 껍데기일 뿐이겠죠. 시몬스는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직 침대와 편안한 잠,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누릴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써 왔어요. 1870년대에 스프링 제조 기계 특허권을 취득한 시몬스는 침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도입하여 많은 사람들이 질 좋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어요.



당대를 대변하는 유명 인사들의 인증이 담긴 광고 / [자료 시몬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시몬스는 현재 최고급 라인인 Beutyrest BLACK로 시작하여, Beautyrest, N32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선보입니다. 각 라인마다 흔들림, 단단함, 촉감 등으로 사용자의 취향과 니즈를 세분해서 모델을 추천하고 있죠. 특히 N32(하루 24시간+잠을 자는 8시간)는 국내에서만 독자 생산해요. 수면연구 R&D 센터에서는 침대에 기준 이상의 테스트를 거쳐 사용자가 완벽한 숙면을 누릴 수 있도록 하죠. 센터가 자리한 이천의 시몬스 팩토리움 바로 옆 ‘시몬스 테라스’에서는 이 혹독한 테스트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소셜 스페이스인 시몬스 테라스에 대해서는 밑에서 좀 더 살펴 보기로 해요. 라이프 스타일에 어울리는 침대 프레임은 물론 소파(시몬스가 만든 소파라니요!)와 테이블 등 일상의 곳곳에 편안함과 브랜드 취향을 침투시키려는 시몬스. 이렇게 내실이 꽉 찬 브랜이기 때문에 MZ세대가 반응하는 다채로운 브랜딩을 진행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편안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시몬스 / [자료 시몬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시몬스


구독자 여러분은 브랜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특히 침대 브랜드에게는 어떤 브랜딩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력하게 남을 수 있을까요? 브랜드를 이루는 것은 많은 것이 있죠. 이름, 로고, 소통 방법, 그리고 팬까지. 그 중 브랜드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여 전달하는 슬로건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숙면의 힘을 믿는 시몬스는 이들의 침대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고 소개해요. ‘편안함’, 이보다 침대에게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시몬스는 편안함 중에서도 ‘흔들리지 않음’을 내세웁니다. 


그렇다면 슬로건 속 ‘흔들리지 않는’이라는 키워드는 어디에서 도출된 것일까요? 시몬스는 ‘포켓 스프링’이라는 기술이라고 답해요. 우리가 침대하면 떠올리는 스프링이 죽 늘어선 모습이 아닌, 포켓 속 들어있는 스프링 덕분에 각각의 포켓은 독립적으로 지지력을 갖게 됩니다. 덕분에 서로 간섭이 적어 옆 사람이 뒤척이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엉덩이 부분은 조금 더 푹신하게, 허리 부분은 단단하게 받쳐주는 구간별로 다른 탄력과 지지력을 갖는 기술을 시몬스는 zoning이라 부르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에 맞춰 출시하고 있다고 해요. 체형 뿐 아니라 수면 습관에 따라서도 모델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세분화하여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핵심 기술에서 도출한 키워드로 완성한 슬로건. 이러니 이들의 슬로건이 더 공감과 신뢰가 가는 이유겠죠?



슬로건을 만들어 주는 기술 / [자료 시몬스] 



이상하게 빠져든다, Oddly Satisfying Video


TVC(TV commercial)는 시각과 청각으로 나머지 모든 감각을 표현해야 한다는 매력과 제약이 공존하죠. 시몬스는 편안함이라는 감각을 어떻게 표현해왔을까요? 2010년대에는 침대 위에 볼링핀을 올려놓고, 볼링공이 떨어져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기능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시몬스 광고는 특이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침대가 없이 편안함을 표현한다는 것이에요. 시몬스는 침대 대신 시몬스만의 느낌을 어필하며 광고 맛집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시몬스의 TVC하면 광고 음악 모델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2018년 HONNE의 ‘하루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하여’가 대표적입니다. HONNE의 ’warm on a cold night와 션 오프리가 시몬스가 말하는 느낌을 전달하기 시작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침대가 나오더라도 그 위에 올라가서 방방 뛰지는 않았죠) 사실 이 광고는 같은 시놉시스와 노래로 17년에 공개된 캠페인을 수정하여 다시 공개한 거예요. 수박C는 이 광고를 통해 시몬스가 자그마한 느낌의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우리 브랜드만의 깔끔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델 션 오프리가 시몬스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입국하는 장면만으로도 바이럴이 되었다고해요 / [자료 시몬스 유튜브]

그리고 본격적으로 침대가 사라진 19년도의 TVC. 색감 맛집, 노래 맛집, 광고 맛집의 명성을 이어가더니 (시몬스 공식 유튜브 조회수 기준, 평균 400만 뷰) 올해에 공개한 Oddly Satisfying Video(OSV)는 줄거리도 BGM도 없습니다. 시몬스도 이상하다는 것을 알긴 아는지 oddly를 붙였네요.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맞춰 오로지 멍에 집중한 이 광고는 평온하게 반복되는 공, 물결, 나뭇잎, 펌프가 등장하며 요상하게 마음에 편안함을 줍니다. 이 영상은 그래픽 없이 실제 촬영으로 이루어져 더 현실감을 살렸다고 해요.


빠져든다 ... / [자료 시몬스 유튜브]


넓어도 좁아도, 인스타그래머블 시몬스


시몬스는 TVC로 바이럴 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시몬스만의 느낌을 구현한 오프라인 공간으로 초대합니다. 사실 침대는 매일 바꾸는 소모품은 아니죠. 어쩌다 침대를 바꾸기 위해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매장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누워보는 것도 피곤한 일이고요. 그래서 시몬스는 일상 속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될 방법을 찾게 돼요. 바로 사진과 공간이죠!



내부(상단)는 감각적인 색감과 배치가, 외부(하단)는 반려동물도 산책시킬 수 있는 넓은 잔디밭이 돋보이는 이천 시몬스 테라스. / [자료 시몬스]


시몬스는 인스타그래머블한(instagramable; 인스타에 올릴만한) 공간을 통해 사람을 만나며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어요. 2018년 9월 이천에 오픈한 시몬스 테라스는 침대를 보여주는 쇼룸 이외에도 브랜드 헤리티지 전시 공간과 카페, 널찍한 잔디 밭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어요. 사람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진 찍기 좋은 공간들을 제공하면서 시몬스 침대에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편안함을 ‘느낌’으로 전달한 거죠.



매장 내부가 작아 웨이팅이 기본 1시간이었는데도 인기 만점이었던 성수 하드웨어 스토어 / [자료 시몬스]


이천에서 넓은 공간과 편안함을 강조했다면, 성수에서 오픈한 하드웨어 스토어에서는 정반대로 좁고 제한된 공간에서 시몬스의 힙한 느낌을 표현했어요. 낡은 철물점이 주 컨셉인 이 공간은 침대 없는 침대 브랜드 팝업스토어예요. 다양한 소품과 공간 디자인을 통해 시몬스가 가진 150년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공장 지대와 문화예술이 섞인 성수의 특성을 살렸죠.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기존 팝업 스토어의 틀을 깨면서도 사람들이 성수에서 원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어요.


실제로 수박C가 본 사람들의 후기에는 유독  (침대하는) 그 시몬스 맞음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많이 보였어요. 기존의 시몬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지워지고 힙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로 바뀌어 인식된 거죠. 



지역 중심 소셜라이징,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시몬스는 침대보다 한 층 더 가볍게 MZ세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그로서리 스토어를 오픈합니다. 지역 중심 소셜라이징Socializing 프로젝트인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을 잇기 위한 취지에요. 그로서리 스토어를 해운대에 열며 부산과 이천 고유의 다양한 식료품,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컬쳐 풀이 된거죠.



시몬스가 부산과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 보여요 / [자료 시몬스 인스타그램]


다양한 식료품과 문구류는 물론이고, 소셜라이징의 취지에 걸맞은 앨리맵alleymap을 공개하여 주변의 핫플을 한눈에 담는 지도도 발행했었어요. 고수의 아우라를 내뿜는 숨어있는 노포부터 젊은 감각으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핫플까지 고루고루 모두 담았죠. 그로서리 스토어에 갔다가 출출해진 사람들도,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주변의 핫플에게도 모두 반가울 지도네요!



해리단길 핫플을 소개해주는 시몬스의 앨리맵 / [자료 시몬스 네이버 포스트]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종료한 해운대 그로서리 스토어는 청담에서 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지난 금요일(2/11) ‘청담 그로서리 스토어’가 정식 오픈했는데요. 지역색과 맞게 해운대에서는 아이코닉한 튜브등을 강조하며 여유 있는 휴양지 느낌을 풍겼다면, 청담은 유럽의 샤퀴테리 혹은 부처샵butchershop의 컨셉입니다. 뉴욕과 프랑스 등 여러 지역에서 주민 맞춤 식료품점, 특히 유기농의 질 좋은 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이 그 지역의 가치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추세라고 해요. MZ세대가 다시 모여드는 청담/압구정 로데오가 더욱 흥하기를 바라는 시몬스의 응원일까요?




청담에 새롭게 선보이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 [사진 비마이비]


청담 그로서리를 들어서면 붉은 조명이 화려하게 감싸며, 삼겹살을 닮은 수세미와 샌드위치가 프린팅 된 메모지, 고기 뭉텅이 같은 마스킹 테이프와 네트 백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어요. 2층에는 바다를 담은 것 같은 하늘색 농구공이 튀어 다니는 농구 코트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해운대의 로컬 버거 브랜드 버거샵이 있어 마치 부산과 서울이 연결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3층에서는 Oddly Satisfying Video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정신없는 도심과 스마트폰과 잠시 떨어져 어떠한 알림과 스트레스 없이, 심지어 생각도 없이 오롯이 멍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죠. 반복되는 장면과 자연의 소리로 잠시나마 마음 속 평화를 되찾을 수 있는 전시에요.



색의 대비가 돋보여 컨셉이 더 뚜렷해져요/ [사진 비마이비]



Oddly Satisfying Video를 온몸으로 느끼기 / [사진 비마이비]





시몬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수박C의 시선을 흥미롭게 지켜보신 김성준 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 본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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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브랜드전략기획부문 부문장 김성준 상무 | 고객도, 크루도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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