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Curation]#245 복날 특집! 닭과 브랜드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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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2bddd572a89.png괜히 짜증나고, 불쾌감이 한껏 올라온 이 계절. 그래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죠?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지혜를 생활 속에 녹여 두었어요. 대표적인 것이 삼복 날. 초복, 중복, 말복으로 이어지는 이 시기에는 기력을 보충하고 더위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고단백 영양식을 먹는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닭이 있어요. 삼계탕, 백숙, 닭죽 등 닭을 활용한 음식은 몸을 살리고, 여름을 견디게 만드는 든든한 한끼입니다.

오늘은 복날 시즌을 맞아, 음식으로서의 닭을 넘어 ‘닭과 관계 깊은 브랜드’를 조명해 보려 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부터 닭을 상징적으로 활용한 패션 브랜드까지, 닭을 유쾌하고도 전략적으로 활용한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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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니들이 매운 맛을 알아? 세계를 홀린 ‘삼양’ 불닭볶음면


지금, 이 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닭 캐릭터는 아마도 ‘호치(HOCHI)’일 겁니다. 삼양식품의 대표 상품, 불닭볶음면 포장지에 등장하는 불타는 닭이에요. 2012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삼양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어요. 불닭볶음면은 단순히 매운 라면이 아닙니다. 한국의 ‘매운맛 문화’를 세계에 전파한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24년 기준, 누적 판매량은 70억 개를 돌파했고, 매출은 출시 12년 만에 1조 원을 넘었습니다. 삼양식품 전체 수출 라면 중 불닭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0%예요.


e40ff22a8b1f9.png미치게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불닭브랜드 캐릭터, 호치 / 자료 출처 삼양식품 블로그


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은 서울 명동의 한 불닭집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그 골목에서 ‘이 매운맛이 세계에도 통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어요. 어쩌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시 초반부터 ‘맵기’로 화제가 된 불닭볶음면은 곧바로 모디슈머(modisumer) 문화와 결합하며 빠르게 확산했어요. ‘모디슈머’란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소비자를 말해요. 불닭볶음면은 너무 매워서 이걸 상쇄시키기 위해 치즈, 우유, 크림, 만두 등 다양한 재료와 조합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스노윙치즈 불닭볶음면’이에요. 소비자 요청을 반영해 개발된 이 제품은 이후 다양한 시리즈로 확장되었어요. 지역 특성에 맞춘 수출 전용 맛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푸팟퐁커리맛’이 한국에 ‘역수입’된 사실은 이색적입니다. 시리즈 전략이 국내외 모두에게 효과적이었다는 증거겠지요.


fbe769fd5cfdb.png다양한 불닭볶음면 시리즈 / 자료 출처 삼양라운드스퀘어


최근에는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공식 협찬사로 참여해 체험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유명 아티스트와 불닭을 같이 먹는 듯한 먹방 콘텐츠도 촬영할 수 있었는데요. 그 결과 SNS 영상 누적 조회수는 7억 5천만 회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을 입증했어요. 이처럼 불닭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브랜드가 곧 참여형 콘텐츠’가 되는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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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첼라의 불닭 부스 / 자료 출처 삼양라운드스퀘어




02 95년 장수 치킨 브랜드 ‘KFC’가 세월을 이겨낸 법


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치킨이죠. 전 세계적으로 치킨을 사랑하는 건 지역을 불문한 공통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브랜드는 KFC입니다. KFC의 역사는 무려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요. 창립자 할랜드 샌더스는 켄터키주의 작은 주유소에서 여행객에게 닭 요리를 제공했는데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1952년에는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이 시작됩니다. 이후 95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지금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e76a3da1986b3.png할랜드 샌더스가 켄터키주의 작은 주유소에서 차린 닭 음식점 / 자료 출처 KFC


KFC의 성공 비결은 ‘맛’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11가지의 비밀 허브와 향신료’라는 철학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맛을 유지함은 물론 ‘브랜드 가치’라는 소프트 파워를 덧입혔습니다.

특히 KFC가 강조하는 다섯 가지 브랜드 가치 중 ‘Have Fun (Play Restaurant)’이라는 키워드는 주목할 만합니다. 오래된 브랜드는 자칫하면 젊은 세대에게는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나 KFC는 한 끗을 비트는 유쾌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월을 뛰어넘는 감각을 유지했습니다.

KFC의 Fun한 마케팅 전략은 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미각을 넘어 후각을 센스있게 자극하는 마케팅 방식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KFC 영국 지점은 ‘No. 11 Eau de BBQ’라는 향수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11가지 비밀 레시피를 향으로 재현한 이 향수는 2차 판매까지 이어질 만큼 반응이 뜨거웠죠. 스페인 KFC는 ‘Eduardo’라는 이름의 닭 다리 향 향수를 선보였고, 일본에서는 ‘치킨 향 입욕제’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후각적 경험까지 선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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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1 Eau de BBQ / 자료 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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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출시된 치킨 향이 나는 입욕제 / 자료 출처 independent


최근 KFC 코리아에서는 최현석 셰프와 협업하여 치킨과 피자를 결합한 ‘켄치짜’를 8월 25일까지 한정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기존 핫크리스피라는 익숙함에 위트와 크리에이티브를 담은 신메뉴입니다. 소비자가 매장별로 동일한 맛과 품질을 경험할 수 있는 하키 퍽(PUCK)에서 착안한 재료 조립 방식도 눈에 띄어요.  

이런 마케팅 전략은 SNS 시대의 소비자에게 KFC를 단순한 치킨 브랜드가 아니라, 즐거움과 반전을 주는 컬처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어요. KFC는 유쾌한 철학과 문화 코드, 그리고 브랜드 일관성을 통해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롱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03 스리라차 소스의 고유명사, 닭표 스리라차 ‘후이퐁’


‘매운맛’ 하면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글로벌 스타, 바로 스리라차 소스입니다. 특히 후이퐁이 만든 ‘닭표 스리라차’는 매운맛 소스의 상징이자, 고유명사화된 제품이죠. 사실 스리라차는 태국 칠리소스인데요. 그러나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은 ‘스리라차 소스’ 하면 미국 브랜드 후이퐁의 닭표 병을 떠올립니다. 이 제품이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대표 아이콘이 되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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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그림이 그려져 있는 후이퐁 스리라차 소스 / 자료 출처 huyfong


브랜드 창립자인 데이비드 트란(David Tran)은 미국 거주의 중국계 베트남인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그는 1983년, 자신의 스타일대로 매운 칠리소스를 만들어 병에 담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후이퐁 스리라차입니다. 병 한가운데 당당히 그려진 하얀 닭 로고는, 트란 대표가 ‘닭띠’였던 것에서 비롯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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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 느낌이 가득한 후이퐁의 로고 / 자료 출처 huyfong


놀랍게도, 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후이퐁은 광고나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홍보보다 맛 자체에 집중했고, 그 결과 유명 셰프들과 매운맛 애호가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입소문이 퍼지며 브랜드가 성장했습니다. 이 ‘비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진정성과 신뢰를 주었죠.

2023년부터 후이퐁은 빨간 고추 부족 사태로 인해 몇 개월간 생산을 중단하며 전 세계 팬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는데요. 병당 재판매 가격이 80달러까지 오를 정도로 품귀 현상도 심했어요. 이 해프닝은 후이퐁의 브랜드 파워를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9c93869c2a37a.png미국 이베이에서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 되었던 후이퐁 소스 / 자료 출처 뉴시스


‘닭띠이기에 닭을 로고로 썼다’라는 단순한 발상과 미국 태생 태국 소스라는 의외의 스토리가 있기에 후이퐁 브랜드는 더욱 흥미로워요. 무엇보다 이런 우연과 의외성에도 불구하고 2019년 기준 미국 핫소스 시장의 약 10%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제품력을 다시 한번 입증합니다. 




04 트레이너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랭킹닭컴’


요즘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닭가슴살을 먹는 시대죠.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헬스와 피트니스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면서, 닭가슴살은 더 이상 ‘관리용 음식’이 아니라 일상적인 간편식으로 자리 잡았어요. 이 흐름의 중심에 있는 브랜드가 바로 ‘랭킹닭컴’입니다. 랭킹닭컴은 일반적인 닭가슴살 판매 사이트가 아니에요. ‘플랫폼’과 ‘콘텐츠’를 결합한 건강식품 큐레이션 채널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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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 조인성을 모델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한 랭킹닭컴 / 자료출처 랭킹닭컴 유튜브


브랜드의 시작은 아주 현실적인 불편함(pain point)에서 출발합니다. 창업자 김영문 대표는 보디빌더이자 헬스트레이너였는데요, 매 끼니 닭가슴살을 먹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제품 선택은 늘 번거롭고 제한적이었죠. 그래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랭킹닭컴은 실제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기 제품을 순위화하고, 다양한 맛과 형태(큐브, 슬라이스, 훈제, 저염 등)의 제품을 모아,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요. 이 방식은 ‘내게 맞는 닭가슴살’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을 줬고, 소비자 만족을 빠르게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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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랭킹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랭킹닭컴 / 자료 출처 랭킹닭컴


최근에는 AI 추천 기능을 도입해, 체중 목표나 식습관에 따라 개인 맞춤형 식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기능성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어요. 닭가슴살뿐만 아니라 저당 간식, 곤약 볶음밥, 다이어트용 소스 등으로 카테고리를 넓히며 ‘건강 먹거리 종합 플랫폼’으로 확장 중입니다.




05 한국은 호랑이, 프랑스는 닭. ‘르꼬끄 스포르티브’


지금까지의 브랜드가 모두 식품과 관련 있었다면, 이번엔 조금 색다른 브랜드를 소개할게요.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입니다. 이 브랜드의 상징은 수탉, 바로 ‘르 꼬끄’에요.

‘르 꼬끄’는 불어로 수탉을 뜻하고, ‘스포르티브’는 운동선수를 의미합니다. 합치면 ‘운동하는 수탉’이라는 이름의 브랜드인데요. 1882년, 프랑스 로미유(Romilly-sur-Seine)라는 지역에서 스포츠 애호가 에밀 카뮈세가 설립했어요. 자전거, 축구, 럭비 선수인 친구들을 위해 유니폼을 만들면서 시작됐죠. 무려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스포츠웨어 브랜드입니다. 


d15435fdceb6c.png스포츠인을 위한 스포츠웨어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 / 자료 출처 lecoqsportif


프랑스에서 수탉은 ‘국조’이자 국가 상징이에요. 마치 우리나라의 호랑이처럼요. 로마제국 시대, 갈리아(Gallia) 지역에서는 수탉이 용맹과 기상을 상징했는데요. 따라서 지금도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엔 수탉 엠블럼이 박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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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프랑스의 드라이 핏 축구 레플리카 남자 유니폼 / 자료 출처 나이키


르꼬끄는 이 전통을 이어받아, 브랜드 로고에 항상 수탉을 넣어왔습니다. 덕분에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이 잘 드러납니다. 1948년부터 지금까지 수탉이 로고에서 빠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높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요. 현재의 로고는 떠오르는 태양,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조합하여 ‘새로운 아침, 새로운 도전’을 의미합니다.  


c75c52c6ff6da.png1948년, 2009년, 2016년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로고 변천사. 모두 닭이 있다 / 자료 출처 lecoqsportif


르꼬끄는 그저 패션 브랜드가 아니에요. ‘국가 상징의 전통성’, ‘스포츠맨 정신’, ‘승리를 기원하는 아침의 힘찬 울음’ 같은 메시지를 통해 스포츠와 국가적 메시지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단순히 ‘닭을 활용한 브랜드’가 아니라 닭이라는 소재를 통해 브랜드 철학과 감성을 전달해 온 5가지 브랜드 이야기를 소개했어요. 여름 무더위에 지칠 때, 이 닭 브랜드들이 전하고자 하는 맛, 재미, 철학, 감성을 잠깐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레터가 요약되어 있는 my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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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레터는 이 링크의 자료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을, 또 다른 닭 브랜드 

치킨으로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브랜드 이야기✨


👉🏻 2025년 6월의브랜드 | 하림

👉🏻 2024년 2월의브랜드 | KFC




마이비레터 객원에디터ㅣ소호 림


행복을 비추고, 밝히고, 나누고자 하는 소망이 담긴 이름, 소호. 그 시선으로 메시지가 있는 브랜드, 공간, 경험을 발굴하고 공유합니다.

남다른 분석력과 디깅력은 현상 이면의 인문학적 단초까지 다루며 깊이 있는 글을 만듭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해. 누구나 사유하도록 쉬운 언어를 추구합니다.

다양한 브랜드가 모이는 플랫폼에서 브랜드 경험 기획자로 다양한 SNS 채널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여전히 제 역할은 대중이 브랜드를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이고 팬이 되는 여정을, 쉽지만 깊은 언어로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짧은 글부터 긴 글까지 두루 쓰는 저는, 에디터 소호 림입니다.


editorㅣBem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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