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브랜드가 날씨를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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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오늘 수박레터에서는 브랜드가 어떻게 날씨를 활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오겠습니다.”
8월 한여름임에도 더위는커녕, 맑은 하늘 조차 보기 힘든 요즘인데요. 핸드폰에 가득한 먹구름 아이콘 대신 맑은 햇님 아이콘이 그리워집니다. 예상치 못한 여름을 보내게 되면서 기업들도 이를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날씨. 브랜드들은 변덕스러운 날씨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요?





01

백화점+바캉스

‘백캉스’가 뜬다


코로나와 잦은 비 소식으로 인해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수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점을 포착하여 기회로 삼은 곳이 있는데요. 바로 백화점입니다. 여행보다 실내 활동의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한 백화점 업계가 본격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여름 시즌은 ‘매출 비수기’로 여겨, 영업 행사 외 별도의 고객 휴게 시설을 마련하지는 않는 것이 통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백캉스’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백화점들이 특별한 고객 휴게 공간과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아 포레스트G


갤러리아백화점 센터시티에서는 ‘도심 속 시원한 휴식처’라는 테마에 맞춰 숲 속 테마 공간과 편의시설 등을 마련한 ‘갤러리아 포레스트G’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고객들에게 힐링과 휴식을 제공하기 위함인데요. 갤러리아 포레스트 G는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빈백존과, 야외 카페를 방문한 컨셉, 숲 속을 꾸민 인트로존 등 5가지 컨셉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판교힐링카페


현대백화점도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을 테마로 한 ‘판교힐링카페’를 조성하였습니다. 공간 곳곳에 포토존을 연출하고 패밀리 가든에는 대형 칠판 그리기, 미니 골프 체험장 등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패밀리 상상 빌리지’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떠나 쇼핑을 잘하지 않는 유통업계 최대 비수기 '7말 8초'에 도리어 성수기처럼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주말(7월 31일~8월 2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매출이 전년 동요일(지난해 8월 2일~8월 4일)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백캉스 마케팅의 흥행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박C 코멘트

가족끼리 백화점을 방문한다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키즈존이나 키즈카페를 찾았었는데요. 이런 특정한 휴게 공간 외에 가족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호캉스에 이어 백캉스로 휴가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내 활동이 증가하면서 백화점 문화센터의 소수 개별 강좌에 대한 니즈가 폭발적으로 커졌고, 백화점 역시 이에 걸맞은 '고객 맞춤형'의 다채로운 개별 강좌를 속속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브랜드들의 마케팅 전략이 기대됩니다.





02

날씨에 따라 

바르는 화장품


톤28은 개인 피부에 최적화된 '바를거리'를 배송해주는 구독형 화장품 서비스입니다. 고객과 오프라인 피부 진단을 한 후, 기후변화 빅데이터를 활용해 월별 피부를 예측한 모델을 만들어 28일마다 화장품을 배송해줍니다. 피부는 약 70%의 환경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외부환경에 적합한 화장품을 바르자는 취지에서 착안되었다고 합니다. 


@톤28 맞춤 구독 화장품


톤28은 이 서비스를 위해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35년간의 기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기후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 미세먼지가 많을 때, 온도가 높을 때 등 외부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피부 상태를 데이터화 하여 맞춤형 화장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 Introducing Perso, L’Oréal USA 공식 유튜브


화장품뿐만 아니라 날씨에 맞춰 화장품을 만들어주는 디바이스도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개인이 직접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화장품 디바이스인 페르소(Perso)를 개발하였습니다. 개인 피부 분석부터 날씨나 온도 등 환경평가, 제품 선호도를 반영한 화장품 조제 기술까지 하나의 기기에 집약하여 만들어 낸 기기인데요. 사용자가 휴대폰 앱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면, AI가 피부 상태, 대기질, 공해, 트렌드 등을 분석해 1회 분의 맞춤형 스킨로션을 제조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도 제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첫 선을 보인 페르소는 2021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수박C 코멘트

날씨마다 바르는 화장품이 다르다고? 피부 타입별 화장품은 봤어도 날씨별 화장품은 못 본거 같은데요. 천연 화장품 브랜드 '톤28'이 날씨를 활용한 화장품 추천, 그리고 구독형 모델은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가지고 왔습니다. 두 기업 모두 날씨가 피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포인트를 캐치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했다는 점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날씨와 커스터마이징 트렌드가 결합되어 이전과 다른 화장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에서 제품의 차별성을 성공적으로 높인 사례 아닐까요?





03

마트와 홈쇼핑이

날씨를 사랑한 이유


이마트는 지난 7월 햇 수미감자 2kg을 2천 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팔 수 있었던 이유는 날씨를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감자는 장마와 폭염이 올 경우 신선도가 낮아지고, 썩는 비중이 높아져 선별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상품인데요. 이마트는 과거의 감자 매입 데이터를 분석한 후, 올해의 무더위와 장마가 올 시기를 파악해 파종과 수확 시기를 조절했습니다. 따라서 작년 파종시기보다 한 달을 앞당긴 2월 말에 파종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무더위와 장마를 피해 작년보다 13일가량 앞선 6월 20일부터 수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날씨 데이터를 잘 활용한 덕분에 이마트는 긴 장마가 오기 직전 감자를 알맞은 시기에 현명하게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마트 수미감자 프로모션


홈쇼핑은 계절에 민감한 패션, 음식 상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날씨 파악이 굉장히 중요한 산업입니다. 대부분은 이전 판매 데이터나 단기 예보 중심의 자료, 경험을 기반으로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기 예보 중심으로 기상을 예측하면 10일 단위의 기온 정보만 알 수 있었습니다. 예측 기간과 날씨 정보가 세분화돼 있지 않아 예보가 어긋나면 즉각 대응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예보만 믿고 재고를 많이 준비해 둔 홈쇼핑 업체의 재고 부담만 커지는 것입니다.


IBM과 기상 데이터 기반 수요예측 모델 협업을 한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날씨를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 IBM과 손을 잡았습니다. 롯데홈쇼핑은 6~7개월 단위 매일의 최고, 최저, 평균 기온 및 강수량에 대한 IBM의 예측값을 활용해 날씨에 기반한 수요 예측 모델을 함께 개발하게 되었는데요. 단순 옷 종류뿐 아니라 날씨에 영향을 받는 상품군을 도출해 장기적인 매출 변화를 예측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방송을 기획하면 매출 증진과 운영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상 기후나 급격한 계절 변화 등 기상 불확실성이 커져 정확한 날씨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 관리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날씨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수박C 코멘트

유통업계와 날씨는 아주 긴밀하게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식자재 매입 시점에 따라 판매 가격이 출렁이는 마트업계, 예상보다 겨울이 춥지 않으면 재고를 떠안아야 하는 홈쇼핑 업계까지 '날씨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사실 날씨는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유통 분야는 날씨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수요 예측, 가격 정책, 재고 관리, 마케팅 계획 수립에 날씨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04

'여름 싫어!'

여름송의 틀을 깨다


지난 7월 발매된 지코의 앨범 < 랜덤박스(RANDOM BOX) >의 타이틀곡 'Summer Hate'는 폭염에 몸과 마음이 지치고 불쾌해진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한 곡입니다. 여름에 대한 솔직하고 재치 있는 가사로 리스너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유명한 여름 노래들은 여름이 왔음에 즐거워하고 바캉스를 떠나는 것에 설레어한다는 이상적인 틀이 있었다면, 지코는 우리가 여름에 현실적으로 느끼는 불쾌감과 피곤함을 보여줌으로써 여름송에 대한 공식을 깨버렸습니다.


'주말이 오기만 기다리는 것도 이제는 오래전 일/ 땀 흘리며 놀기엔 너무 안 받쳐 줘 체력이/ 네가 가라 하와이 Sorry 난 바닷물 Allergy/ 아쉬운 대로 여름 노래 크게 틀고 웹서핑'

'칠 팔월만 되면 숨이 막혀 Yeah/ Mama said 가만있으면 안 덥대/ 그늘진 곳은 내 얼굴밖에 없네/ Is anybody there 사람 살려 (꿱!)'






2020.07.01/뉴스투데이/MBC


'아무노래'라는 곡을 발매했을 당시, 틱톡을 활용한 '아무노래 챌린지'를 만들며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노래를 홍보했던 지코는 이번에도 색다른 방식으로 신곡을 홍보했는데요. MBC '뉴스투데이' 2부에 출연해 일일 기상캐스터가 된 것입니다. 지코는 "오늘 신곡이 나온다. 제목이 'Summer Hate'인데, 마침 이 노래가 날씨와 관련된 주제를 담은 노래여서 한 번 일기예보를 직접 전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오게 됐다"라고 밝힌 후 당일날의 기상 뉴스를 전달하였습니다. 방송이 끝난 후, 실시간 검색어 차트에 오를 정도로 파급 효과가 굉장히 컸습니다. 날씨라는 키워드를 '기상뉴스'라는 새로운 매체와 접목시켜 화제성을 이끌어낸 지코의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수박C 코멘트

기업뿐만 아니라 지코와 같은 개인 브랜드도 '날씨'키워드를 통해 파급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개인 브랜드가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실행하는 데에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코와 같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과 새로운 홍보 방식을 찾으려 시도해본다면 예상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05

날씨별로 

달라지는 광고


날씨에 따라 실시간으로 옷이 달라지는 신기한 옥외 간판이 있습니다. 이 간판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라흐두뜨(La Redoute)’라는 패션회사의 작품입니다. 기발한 광고의 사례로도 많이 꼽히는 광고인데요. 이 광고판에는 외부의 온도를 측정하고 내리는 비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외부의 날씨에 맞게 가장 적합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모델을 보여줍니다.





@CLM BBDO 'LA REDOUTE (case study) - Weather Billboard'


비 오는 날엔 부츠를 착용하고 우산을 들고 있는 모델, 더운 날씨엔 하늘하늘 시원하게 옷을 입은 모델이 등장합니다. 외부의 온도가 떨어질 때마다 모델은 한 겹씩 옷을 더 껴입는데요. 온도가 바뀔 때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는 옷의 종류도 바뀝니다. 날씨를 이용하여 광교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킨 것이 인상 깊습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디지털 광고


삼성전자도 2018년 날씨 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무풍에어컨 디지털 광고를 제작했었습니다. 시청자의 지역에 따라 날씨에 맞는 제품 기능을 중심으로 다른 광고가 나가는 방식이며, 여름철 날씨 유형 세 가지, 서울과 부산 등 17개 지역, 이 밖에 시청자 시간대, 관심사를 감안한 다수 영상으로 구성되었는데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냉방 기능을 강조한 영상이, 습도가 높은 날에는 제습기능이 강조하는 영상이 재생됩니다. 


이러한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반 광고와는 다르게 광고를 시청하는 개인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는 셈인데요. 이 같은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현실화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오픈 API 덕분입니다. 오픈 API는 외부에 공개된 각종 데이터를 뜻하는데, 매일 제공되는 날씨 정보가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자동차 용품 전문기업 불스원도 기상청 날씨 정보에 따라 실시간으로 AR 콘텐츠를 내보내는 옥외광고를 송출하기도 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소비자 수요에 맞춘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픈 API 기반 광고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국내에서는 공공 데이터가 사설기업이 보유한 소비자 데이터보다 수집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향후 기업 광고에서도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날씨 데이터라는 API에 명확한 타겟팅을 접목시킨 광고를 제작한다면 소비자의 호응을 더욱 얻기 쉬울 겁니다.





오늘의 수박레터

어떠셨나요?


날씨는 소비자의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기 쉽기 때문에 날씨를 잘 활용하면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날씨는 우리가 원하는 답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어 쉽사리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점차 데이터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날씨 데이터를 분석하여 마케팅 활동에 접목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날씨를 활용한 상품, 서비스 그리고 개인 브랜드의 이미지 브랜딩까지, 날씨는 또 하나의 키워드로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날씨를 활용한 마케팅 방법이 얼마나 다양해질지 기대가 되네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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