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마트는 다 계획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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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달한 브랜드 뉴스 수박이 왔어요~

유통업계의 몰락, 대형마트의 위기라는 기사들 속에서 조용히 변화의 칼을 갈고 있는 브랜드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 시대에서 유통업계는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가! 오늘 수박레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감자랑 두부랑.. 우유랑... 귀찮은데 배달시킬까?"

1인 가구, 맞벌이 가족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의 마트 방문 횟수가 더욱 적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한 신선식품도 마트보다는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고, 신선한 우유도 집 앞으로 배달시키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퇴근 시간이면 카트를 끌고 장보는 사람으로 북적했던 대형마트가 매우 한산해졌고 마트보다는 바구니로 소량 포장된 재료를 두어 개 살 뿐입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신규 출점 및 의무휴업 규제로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소비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층을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01

언제부터 집 앞으로 쓱이

일상이 되었나?


오프라인 마트에 방문하지 않아도 집으로 배달되는 시대입니다. 내일 점심 뭐해먹지? 고민하며 마트 어플을 켜면 배송받을 수 있는 시간과 일자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유통업계가 배송 경쟁에 뛰어들면서 익일 배송, 당일배송을 이어 새벽 배송까지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젊은 소비층이 증가하면서 G마켓, 11번가 등의 오픈마켓에서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아도 주문한 대형마트 상품을 당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배달의 민족에서 시작한 B마트 @배달의민족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요기요 앱을 통해 장보기 주문을 하면 1시간 이내(반경 1.5km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됩니다. 이마트도 나우픽과 함께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평균 20분 안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나우픽으로 만날 수 있는 이마트 피코크 상품은 200여 종으로 젊은 층이 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과 간단한 안주 상품이 주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배달의민족에서 런칭한 B마트도 30분 이내에 물건을 수령할 수 있게 되면서 새벽 배송에 이어 평균 30분 이내 배송 시장까지 유통 경쟁이 확대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퇴근하면 나보다 먼저 우리 집 앞으로 와있는 마트 장보기. 참 편하기도 하지만 언제부터 이렇게 당연하듯이 배송이 되었나 싶었습니다. 배달이 내일 오는 거 봤어?라고 날을 세운 배달의민족의 B마트 광고에도 바로 배달해주면 제품이 비싸거나 배송료가 비싸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오픈 기념 이벤트로 5천 원만 넘어도 무료배송을 해주더라고요. 익일 배송이 아니라 당일배송, 새벽배송, 야간배송 등을 제공하기 위해 콧대 높은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MOU를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풍경이 낯설기도 하지만 반갑기도 합니다.






02

이마트가 왜?

크라우드 펀딩을?


2030 젊은 소비층에겐 크라우드펀딩이 트렌드입니다. 경험해볼 제품의 스토리와 목적, 생산과정 등을 모두 지켜보고 펀딩 하여 일정기간이 지난 뒤 리워드를 받게 되는 신개념 투자 쇼핑의 방식인데요. 일부 펀딩 사이트에서는 소비자를 투자자로, 상품을 리워드로 표현하면서 크라우드 펀딩의 문화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다이렉트로 만나는 온라인 창구이자 트렌드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마트에서 와디즈를 통해 선보일 스페인 슈즈 브랜드 세띠 @이마트


조금 과장하면 몇백 개의 유통창구를 가지고 있는 대형 유통브랜드 이마트가! 2030 고객을 잡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한다고 밝혔는데요. 2020년 1월 31일부터 24일간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스페인 슈즈 전문 브랜드 세띠의 빈티지 스니커즈 2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마트는 "다년간 쌓아온 해외 소싱 노하우와 신규 플랫폼의 장점을 결합하여 상품 공급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유통구조 혁신을 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마트의 특성상 중간 유통자 벤더를 거치고 브랜드를 발굴,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 단계에 따른 수수료가 부과된 가격으로 소비자가가 측정되는데요. 이번 경우에는 단계를 대폭 간소화하고 사전 주문 수량을 파악하고 생산할 수 있는 펀딩의 특장점을 이용하여 해외 직구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성공을 한 브랜드가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 납품하게 되는 사례가 있었는데요. 역으로 대형마트가 펀딩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하려고 시도한 것은 의외입니다. 2020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 불만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는데요. 와디즈 펀딩 또한 이마트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도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03

방송이 끝나면

마트로 달려갑니다


요즘 집에 가스레인지를 두지 않는 1인 가구도 있습니다. 나혼자산다 방송에 첫 출연했던 김희철도 그 흔한 냄비나 식칼 등 요리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조차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만큼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다는 것이 일상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주차장이 꽉 차고 계산대에 카트 줄이 서있어야 할 것 같은 대형 유통마트는 몇 해 전부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한산한 풍경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런 마트에서 최근 방송 덕분에 완판 신화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이마트에 입점된 맛남의 광장 코너 @SBS 맛남의광장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SBS 맛남의광장' 프로그램에서는 감자를 이용한 레시피 개발 장면에서 맛은 이상 없지만 동그랗지 못하다는 이유로 상품가치가 떨어져 폐기될 위기인 30톤의 못난이 감자가 소개되었는데요. 버려지는 식재료와 이 모든 것이 빚으로 떠 앉게 되었다는 농가의 슬픈 이야기를 들은 백대표는 이럴 때 지인 찬스를 써야 한다며 전화찬스로 30톤 전량을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었습니다. 안 팔리면 제가 다 먹죠~라는 쿨함까지 보여주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신세계 정용진 회장. 방송 이후 이마트 전 지점으로 맛남의 광장 제품들이 판매되며 시청자들의 발걸음까지 잡았습니다.


방송 중 깜짝으로 정용진 부회장과 통화한 백대표 @SBS 맛남의광장


프로그램을 통해 상품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되고 농가를 돕기 위해 판매한다는 좋은 취지로 양미리, 못난이감자, 여수 훈연멸치 등이 방송 종료 후 빠르게 조기 품절되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슈화된 농수산물이 이마트로 바로 유통되는 TV형 미디어 커머스가 구축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맛남의광장 외에도 CU와 함께 우리밀, 우리 쌀, 우리 돼지를 이용한 스타들의 레시피 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편스토랑'도 같은 형태입니다. 


@수박C 코멘트;

이마트에서는 방송 직후 해당 식재료들을 구매할 수 있는 별도의 코너를 만들어 시청자들이 바로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여수 훈연멸치도 맛남의 광장 스티커를 붙이고 5,0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었는데요. 맛남의광장 로고까지 들어간 제품 패키징에 너 나할 것 없이 사진을 찍고 SNS로 자발적 인증샷을 올리며 콘텐츠가 쌓이고 있습니다. 농가에 보탬이 되고, 또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상품을 제공하는 덕분에 이마트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상승한 사례입니다. 정용진 회장과 백대표의 통화 이후 자연스러운 PPL이 등장하더라도 더욱 재밌게 광고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04

시식코너만큼

중요한 경험은 어디에?


마트의 대표적인 풍경은 바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시식코너입니다. 만두나 신상라면, 삼겹살, 치즈 한 조각까지도 시식 후 구매할 수 있는 풍경이 자연스러운데요. 식품은 사기 전에도 먹어보고 사는데 돈 많이 주고 사는 가전 제품 등은 경험 없이 구매하는 모습이 신기했는데요. 방문 자체도 하지 않아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브랜드에서는 제각각 변화의 옷을 입으며 소비자들의 외출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삼분의일은 TV CF 없이 입소문만으로 성장한 회사입니다. 기존의 매트리스 유통망과 배송 시스템을 개선해 별도 배송기사 없이 택배로 받는 포장이 이슈가 되었는데요. 전국의 5곳의 체험관을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방문객들이 10분씩 누워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고 구매 후 단순 변심인 경우에도 100일 이내 무상교환/환불이 가능한 파격적인 정책으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백화점 매장에 가서 잠시 앉아보고 판매사원에게 설명을 듣고 사야 하는 매트리스 시장과는 달리, 개발에 직접 참여한 임직원이 매트리스에 대해 안내해 주고 올바른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체험관 예약이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1인 미디어 코너 @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는 체험형 매장 '메가스토어'를 오픈하여 가전매장 최초로 매장 안쪽에 12명이 동시에 게임을 할 수 있는 e스포츠 경기장도 만들었습니다. 다른 한쪽에는 유튜버를 위한 전문 코너를 만들어 1인 미디어 운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전시하고 판매합니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도 체험을 강화하여 고객층을 잡기 위해 여러 제품을 경험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체험을 강화한 전문점으로 개편합니다. 


@수박C 코멘트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전자기기는 음식의 맛을 보여주는 시식코너만큼 체험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부 대형 유통마트에서는 VR 체험존도 함께 운영하면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체험뿐만 아니라 놀이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려는 변화입니다. 제품의 가짓수만큼이나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경험은 오프라인 마켓으로 소비자들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기회 일 것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는 차별화하여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는 버티컬브랜드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전략이라는 평가입니다.






05
사람을 모으는
오프라인 플리마켓


오프라인 유통이 침체하는 요즘, 로컬 플리마켓(셀러 마켓)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플리마켓은 본래 중고 거래를 위해 지역 중심으로 열리는 시장이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셀러들이 참여하는 시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는 띵굴시장이 있고 전국적으로 광주의 곳장, 제주도의 벨로장, 부산의 마켓움 등이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에서는 로컬 플리마켓으로 유명해진 22개의 마켓을 한데 모아 플리마켓 페어를 열기도 했습니다. 

핸드메이드 셀러뿐만 아니라 삼진어묵과 같은 로컬 유통 브랜드도 셀러로 참여하고 있어 그 인기를 실감해봅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열약한 온라인 셀러들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다양한 세대를 만날 수 있는 특장점을 가지고 있어 작고 큰 브랜드의 셀러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지역 중심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이었지만 점차 참여하는 셀러의 규모가 커지면서 전국구로 각자의 콘셉트를 가지고 활동하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빈지노와 태양의 플리마켓 @realisshoman @__youngbae__


유통이나 패션 업계에서도 플리마켓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에이랜드, 스타일쉐어는 정기적으로 플리마켓을 열고 있으며, 스타일리스트 한혜인이 함께하는 '언니들의 착한 플리마켓'은 셀럽들의 참여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빈지노, 태양 등 뮤지션들도 플리마켓과 팬미팅, 미니콘서트 등을 함께 진행하며 마켓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으로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끈 플리마켓 브랜드가 백화점 스토어로 입점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수박C 코멘트

최근 띵굴 브랜드는 사업을 함께 성장시킨 OTD와 띵굴마님 이혜선 님이 결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브랜드의 시작이 한 사람이라는 퍼스널 브랜딩으로 시작한 만큼 플리마켓, 온라인 마켓, 오프라인 스토어까지 사업을 전개한 행보에 더욱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띵굴 시장이 처음 시작했던 가치가 변하지 않도록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계속 선도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국내 최대 플리마켓으로 많은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무겁게 해 주었던 띵굴의 변화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오늘의 수박 레터

어떠셨나요?


젊은 세대가 우유 한통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위기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마트로 나들이 가는 재미를 찾곤 했는데 작은 장보기도 모두 모바일 앱을 통해 구매하는 제 자신만 봐도 위기라는 표현이 맞지 않나 생각했는데요. 많은 유통 브랜드에서는 어떻게 하면 젊은 소비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고민한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TV 프로그램과 함께한 미디어 이커머스의 형태는 매우 긍정적인 트렌드로 확인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수박레터에서도 우리 일상 속에서 쓰윽 지나칠 수도 있는 브랜드 뉴스를 다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며, 700명 구독 달성으로 준비한 이벤트도 참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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