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홍성태 교수와의 10문 10답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토요일 오후, 사람들은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더워터멜론의 도산스페이스로 모였어요. 마케팅 업계의 그루인 홍성태교수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북토크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스승에게 찾아온 제자의 호기심 어린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책! 특별히 더워터멜론 대표 우승우대표가 제자이자 모더레이터로 참여하여 홍성태교수의 북토크를 함께 했어요.


브랜딩에 대한 제자와 스승의 속 깊은 대화를 10문 10답으로 풀어냈습니다. 함께 살펴보시죠!


[사진 비마이비]


Q1.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번에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이라는 책이 발간되었어요. 축하드립니다!  왜 이 책을 쓰셨나요?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자’ 라는 마음으로 '처음'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Q2. 이번에도 북스톤이네요. 다른 출판사의 제안도 많았을텐데.. 왜 또다시 북스톤과 작업하셨어요?

제가 7년 전에 <나음보다 다름>이라는 책을 썼어요. 그 때 담당했던 출판사 편집자와 많이 싸웠어요. 서로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사투였는데, 그게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됐더라고요. 그 때 함께 작업한 분이 북스톤으로 가서 이번에도 북스톤과 작업하게 됐어요. 북스톤을 고집하기 보다는, 편집자를 고집하는 거죠 (웃음) 책 표지도 너무 이쁘지 않나요? 편집자 분이 선수가 돼서 디자인도 잘하더라구요.


Q3. 제목이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이네요. 어쩌면 교수님만이 붙일 수 있는 이름이 아닐까 싶은데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요?

이전 발행한 책은 설명적이었다면 이번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은 처방전과 같아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니, 이론으로 배운 브랜딩을 실무에 적용하고, 응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더라고요. 여러분이 브랜드로 남으려면 혹은 브랜드를 남기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내용을 담았어요. 실제로 이를 해볼 수 있는 리스트가 있으니 여러분도 하나씩 체크하며 함께 해봤으면 좋겠어요.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쉽게 읽히긴 하지만, 결코 쉬운 내용은 아니에요.


Q4. 표지에 담긴 'Brands are nothing. Branding is everything'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아이젠하워의 명언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Brands are nothing, Branding is everything” 이 문구를 보면 어떻게 생각드시나요? 노르망 상륙 작전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연합 사령관 아이젠하워가 한 말이 있어요. “Plans are nothing. Planning is evertything”. 계획 그 자체보다 그 계획을 짜는 과정이 더욱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유럽 전체가 거의 점령을 당했을 때 위치적으로 불리한 노르망디에 상륙하겠다는 전략을 짜게 돼요. 전쟁이 벌어지면 전략대로 할 순 없지만 전략을 짜는 동안 고민했기 때문에 그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거예요. 결국 그 모든 과정이 중요한 것이에요. 브랜드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구글과 자라와 같은 브랜드에 의미를 더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everthing인 것이죠.


Q5. 브랜딩을 '컨셉 잡기'와 '체험 시키기'의 두가지를 관리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브랜드에 의미를 심는 과정 그리고 브랜드 컨셉을 고객이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재미를 더하는 과정이라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브랜드의 ‘컨셉잡기’가 의미, ‘체험시키기’가 재미에 해당해요. 브랜드는 먼저 컨셉을 잡아야해요.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여러 개의 컨셉이 나오죠. 그런데 단순히 나열해선 안돼요. 마음에 끌리는 단어를 하나의 키워드로 응축해서 체화하는 과정을 거친 후 소비자에게 던져야 하죠. 그런데 소비자는 관심이 없을 수 있어요. 그래서 디자인이나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죠. 


Q6. 자기다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회사가 커지고 환경이 바뀌다보니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verything is change’ 에르메스 슬로건이에요. 에르메스는 항상 다르게 제품을 출시하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에르메스인지 못 알아보나요? 아니죠. 자기다움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계속 꾸준히 변화하는 것이에요. 껍질은 바뀌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죠. 볼보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Safety’ 잖아요. 3~40년 동안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왔는데 요즘엔 Satey하지 않은 차가 없어요. 그래서 볼보가 튼튼하고 멋진 쿠페를 만들었는데 폭망하게 돼죠. 볼보스러움이 없기 때문이에요. 볼보가 만든 SUV는 성공했어요. SUV를 만들어서 성공한 게 아니라 사람의 Safety를 ‘People’로 표현을 바꾸어 ‘We design around people’라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그 다음에 볼보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를 설명했어요. 브랜드가 ‘한결같다, 변함 없다’라고 하는 것은 전혀 변화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본질은 변하지 안되, 표현은 바꿔야죠. 쉽지 않습니다.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해요.


Q7.  쓸모없음의 경제학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최근들어 쓸모없음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교수님이 가장 열심히 하시는 쓸모없는 일이 있다면?

수요와 공급이 맞닿는 부분에서 가격이 결정돼요. 그런데 Wants의 세계에는 수요가 끊이지 않아요. 20세기의 키워드는 ‘Needs’였지만 21세기는 ‘Wants’이거든요. ‘Needs’와 ‘Wants’는 무엇이 다를까요? 예를 들면 살면서 가방은 하나만 있으면 돼요. 하지만 계속 가방을 사죠.  쓸 데 없는데 돈을 계속 써요. 그러다보니 수요에 끝이 없고, 가격도 끝이 없어져요. 수요와 가격에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쓸모없음이 경제학으로 굉장히 좋은 거에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꼭 미지의 시장만 생각하지 마시고, 세상에 쓸모없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거기에 무언가 있을 거에요.


Q8. 이제 AI가 카피도 쓰고 로고도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차별화된 브랜딩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한 100년 전, 200년 전에 물건을 만든다고 하면 손으로 다 만들었어요. 그러다 자동화가 되어 기계로 찍어내니 깔끔하고 정확하게 잘 만들고 있죠. 요즘엔 AI로도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데요.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맛과 감성을 끊임없이 키워가야 해요. 사진을 찍거나, 인문학을 공부한다거나 하며 깊이가 생겨야 하죠. 그런 측면에서 인문학과 철학이 중요해요. 


Q9. 책에서 많은 책들을 소개해  주고 계시는데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과 함께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추천해 주신다면?

추천하는 책보다 조심해야 될 책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22가지 법칙이 나와요. 그 법칙은 미국에 적용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함부로 적용하면  위험할 수 있어요.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반대의 법칙>이에요. 반대의 법칙은 반대로 가라는 것이 아니에요.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라는 것이죠. 거꾸로 가는 것으로 잘못 오해할 수 있어요. 이 책들은 조심해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Q10. 홍성태라는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예전에 김미경 강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교수님 콘셉트는 뭐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저는 교수 같지 않아 보이려고 애를 써요”라고 말하면서, “저는 점심도 교수와 먹지 않고 학생들이랑 먹으려고 해요”라고 했죠. 그리고 나서 그 당시 김미경 강사가 쓰는 신문 칼럼에 제 이야기가 실렸더라고요. 제목이 뭔 줄 아세요? “교수 같지 않은 교수가 브랜드” (웃음) 근데 저는 그만한 칭찬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제 은퇴하고서도 이렇게 하고 있 지만은, 저한테 공부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분이 두 분만 남더라도 그날까지 저는 이렇게 줄 수 있는 걸 주면서 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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