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트렌드노트> 세션에서 발견한 5개의 인사이트

‘트렌드가 없는 것이 요즘 트렌드’

 
2020년의 판데믹이 도래하기 전부터 슬슬 퍼져왔던 말이었습니다. 취향이 파편화되고, 선택지는 다양해지고, 정보 공유는 가속화된 한국 사회. 1년 단위를 내다볼 수 있는 메가트렌드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2023 트렌드노트>는 ‘새로운 소비주체의 등장’이라는 테마로, 1인분의 시대를 예측합니다. 정답이 없는 것이 아니라, 1인분 만큼 각자의 정답이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는 이제 트렌드라 언급하기도 어려운 고정된 ‘상수’의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다루는 시각은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삶에 중점을 둡니다. ‘1인 가구’라는 독립된 표현으로 불려도, 대중에게 ‘정상 가구’로는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포착되었습니다. 과거에도 혼자 사는 사람이 있었지만, 현재는 앞으로도 죽 혼자 살 것이라 예상하고 대비한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릅니다. 가구 단위가 아닌 1인분의 소비자는 임시방편이 아닌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 탐색하는 것이죠. 결혼 후 생애 주기에 따라 개인에서 가족으로 정체성이 달라지던 가구 단위 소비자와 달리, 1인분의 소비자는 생애주기 내내 취향의 영역을 키워갑니다. 최근 사상 처음으로 1인 가구의 비중이 40%를 돌파하고, 과거 표준처럼 여겨지던 부모와 자녀 둘의 4인 가구는 20% 아래로 떨어졌어요. 앞으로 비즈니스의 기회는 1인분의 세분화된 취향에 있습니다.


리추얼이 20대의 ‘갓생’ 일상 속에 자리 잡아갑니다. 여기에 화력을 더한 것이 놀랍게도 하락세였던 네이버의 서비스 블로그와 밴드입니다. 20대가 좋아할 만 한 브랜드 키워드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어김없이 #블챌 #블로그챌린지 게시물로 연결되는데요. 매일의 인증으로 작은 성취감을 획득하고, 해시태그로 연결된 사람들을 보며 연대감을 높이고 고립감은 낮아집니다. 블로그와 밴드에 글쓰기라는 작은 투자로 (고효율) 자기 계발에 매진하는 (갓생) 1인 가구의 경제 감각은, ‘1억모으기’나 ‘월천만원’이라는 후킹하는 표현으로 대표되기도 합니다.


기성 가구 대신 '1인분'에 주목하는 사회에선 가족 공동체가 약화되고 지역공동체 문화도 옅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본성이 관계로부터 100%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축소된 관계와 환경에 대한 애착이 깊어지는데요. ‘반려’라는 단어는 함께 사는 동물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죠.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노트북까지 매일 몸에 지니고 다니는 디바이스에도 ‘반려’가 붙습니다. 반려라 할 만큼 애착이 커진다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가 만드는 것을 있는 받아들이는 소비에서 머무르려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해요. 소비자를 정적인 객체로 보는 시각에 멈춰 있지 말고, 더 뾰족해진 취향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반려 브랜드'에 담고자 하는 공동 크리에이터의 시선에서 보아야겠습니다.

 

브랜드를 소비의 씬, 트렌드, 목표에 따라 '동경의 소비' – '사랑의 소비' – '필요의 소비', 세 가지 갈래로 명확히 나눕니다. 필요를 위한 소비는 상품과 브랜드가 평준화된 시대에서,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지 못해 갇혀 있는 (Lock-in) 상태입니다. 브랜드보다는 상품 혹은 서비스의 시대에 머물러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브랜드 도서 ‘러브 마크’를 떠오르게 하는 사랑의 소비입니다. 다사다난한 이슈가 많았던 스타벅스는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압도적인 브랜드력을 자랑합니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반복 소비가 일어나고 소비 빈도가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종보스는 동경의 소비입니다. 브랜드를 넘어서 ‘급’이 중요한 영역으로, 나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이죠.


트렌드 서적을 읽고, 강연도 듣고, 하지만 이렇게 외부에서 얻은 정보로 내부 경영진을 설득하고,업무에 빠르게 반영하기란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내부에서 트렌드 리서치 그룹을 만들고 더 빠른 정보공유를 추구할 수 있다면? 트렌드 TFT를 조직한다면 어떨까요?


2023 트렌드노트 강연을 이끌어주신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박현영 소장의 촌철살인 2023 트렌드의 분석, 그리고 그에서 고른 다섯 가지 인사이트였습니다. 박 소장은 '당장의 목적을 중시하기 보다는 순수하게 트렌드의 흐름에 빠져 있어야, 소비자의 진짜 모습에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을 하였는데요.


2023의 트렌드에 대해서 말하는 박현영 소장 / [사진 비마이비]


‘MZ’나 ‘청년’같은 섣부른 범주화 사례를 벗어나, 독립된 1인분에 주목해 변화하는 정체성, 경제 감각, 소유방식을 풀어낸 <2023 트렌드노트>였습니다. 트렌드가 뚜렷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 시대, 더 잘게 쪼개고 깊이 빠져들어야만 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Letter from Be my B : 2023트렌드 노트 편 / [자료 비마이비]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