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세션] 우리가 사는 방식 : 퍼셉션

소셜 아파트먼트 t'able과 함께 '우리가 사는 방식'를 다루었습니다.


브랜드가 가진 자신만의 가치와 강점이 드러나는 곳.

우리가 그 이야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

브랜드에게 있어서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이번에는 브랜드 디자인 업계에서 다양한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최소현 대표님을 모시고 브랜드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최소현 대표님의 <우리가 사는 방식> 만나볼까요.




디자인과 리빙, 그리고 브랜드


 

ⓒ Unsplash


도시에서의 삶이 당연해진 건 꽤 된 일입니다. 아파트, 잘 정리된 도로, 늘어선 프랜차이즈 간판들. 사람들은 어딘가에서부터 도시로 모였고, 이 도시의 어딘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이라 하면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곳과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얼마 전,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며 기억 속 어딘가에 있던 '집'이라는 공간이 선명하게 떠올랐어요. 하숙집, 우리 집, 이웃집 등. 단순한 건물 한 채가 아니라, 이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가 주는 어떤 따스함. 공간이 주는 감각이 너무나도 반가웠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공간, 소셜 아파트먼트 t'able. "따로 또 같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공유 주거 공간의 개념을 만들고자 했어요. 이 공간은 SK D&D라는 대형 건설사에서 실험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고, 브랜드 컨설팅 펌 퍼셉션이 공간 브랜딩을 맡았죠.



우리는 어떠한 공간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집. 집은 누구와 함께냐에 따라 가치가 부여되고 확장됩니다. 맞아요. 우리가 살았던 집은 단순한 서울시 ㅇㅇ구 ㅇㅇ동과 같은 단순한 주소가 아닙니다. 열쇠를 꺼내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어렴풋이 보이는 거실 옆의 탁자, 시계, 그리고 부엌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냄새. 복도에서 마주친 이웃과의 인사, 모든 이들과의 관계. 그런 것들이 한 번에 떠오르는 게 우리네의 '집'입니다.



먹고 사는 것의 변화.
주거의 변화.


우리 가족의 일상이 옆집 가족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나와 비슷한 하루를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조차 들지 않아요. 이건 Urban Age (도시 세대)의 도래에서 비롯되었어요.


도시에서 같은 일이라는 게 있을까요? 비슷해 보이는 브랜드도 목숨을 걸고 차별화를 하며 서로 다름을 외치는 세상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래야 될 것만 같아요. 조금이라도 다르고 싶고, 내가 생각하는, 내가 살아가는 스타일의 방식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요.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는 세상이고요.


실제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입고 먹고 마시는 것들이 너무나 다양해졌어요. 이제는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는 맞고 틀리고 가 아닙니다. 내가 선택하는 건 나와 다른 이를 구별해주는 방식이 된 거죠. 


언젠가 딸이 이런 말을 했어요. "아빠보다 열 살 많은 사람들이랑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시대와 콘텐츠의 변화 속도를 함께 했기 때문이야. 그런데 우리는 어제랑 오늘, 내일이 매일 달라. 심지어 내 동생도 나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걸." 세대가 바뀌었습니다. 콘텐츠는 너무나도 빠르게 바뀝니다. 주거의 개념도 그렇게 바뀌어가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소셜 아파트먼트, t'able.

t'able은 이러한 주거 공간의 변화, 우리의 생각의 배경 위에 만들어졌어요.


주거 - 주거에 대한 관점 변화

도시 - 도시의 삶

개발 - 알아서 해주는 삶, 그 속에 숨겨진 인간다운 삶의 욕구

자존 - 나를 위한 삶

임대 - 소유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불안함


SK D&D 같은 대기업이 이러한 지점에 공감을 하고 있었다는 게 놀라웠어요. 건설사 입장에서야 더 넓고 좋은 공간에 최신 IoT 기술로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만 목표를 가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람에 집중하더라고요. 공간이란 사람과 사람이 사는 곳이니까.





“계속 돈으로만 이야기하면 땅이 서운해하겠어요.”

프로젝트 진행 중에 현실적인 조건들에 대한 설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입 직원 한 분이 툭 던진 한 마디. 이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한 진심 어린 고민이 느껴졌어요. 맞아요. 우리는 너무나 쉽게 숫자로 무언가를 평가하곤 해요. 어린 왕자에서 친구에 대해 묻는 어른의 질문은 온통 숫자뿐이었죠. 얼마나 크고, 비싼 곳인가. 그런 것이 모든 것을 알려주지 못하는 것을 아는데도 어느샌가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단순히 멋지고 예쁜 게 아닌, 사람의 손이 닿고 편안한, 따뜻한 공간. 내가 살아갈 주거 공간은 뜨고 지는, 핫플레이스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박물관이라도 제일 인기가 있는 공간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소파예요. 우리네 삶에서도 공간은 누군가가 머물며 완성되어야 하는 거죠. 사람이 있어 온기가 채워지는 공간이 더 매력적인 공간이에요.



따로 또 같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공유하며 다양한 조화가 일어나는 공간.

소셜 아파트먼트, t'able의 브랜드 지향점입니다. 아직 이 공간을 통해 어떤 가치가 만들어질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해요. 다만 확실한 건, 이러한 주거에 대한 실험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거예요. t'able 로고의 메타포는 테이블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데에서 착안했어요. 그리고 Be my B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어느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이미 변화가 시작된 건 아닐까요.


 




김현진 작가의 <진심의 공간>의 첫 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앉을 시간을 가진다는 것,
주소를 새긴다는 것,
동반자를 얻는다는 것.

사람이 주는 에너지를 믿어요.  맞다. 때로는 따로, 또 때로는 같이 하는 게 어쩌면 삶 그 자체가 아닐까요.



- bemyb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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